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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美 국무부, 윤창중 사건 때 ‘피해자에 압력 넣지 말라’ 요구”

‘尹 스캔들’로 곤욕 치른 최영진 전 주미대사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美 국무부, 윤창중 사건 때 ‘피해자에 압력 넣지 말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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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사태는 KEDO 복사판

▼ 어떤 점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나.

“경수로 사업은 당초 3년 내에 사업을 마무리 짓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북한이 통제하고 통솔하면서 기한이 계속 연장돼 3년 동안 3분의 1도 진행되지 못했다. 내가 떠난 직후 북한이 노동력을 모두 철수시킨 일이 있다. 내 기억으로는 ‘월급을 3배로 올려달라’고 했던 것 같다.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요구였다. 결국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려 우즈베키스탄에서 근로자를 실어 날랐다. 그런데 나중에 북측에서 ‘너희가 그렇게 할 줄 몰랐다. 원위치시키자’고 하더라. 수백 명을 이미 데려왔는데…. 북한이 통제를 계속하는 한 국제적인 사업은 지속하기 힘들다. 개성공단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노동력을 다 빼지 않았나. 북한이 민생보다 정권의 생존을 위해 무기 개발과 군비 확충에 모든 걸 투자하는 옛 소련식으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과거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확실히 달라졌다. 과거 미국은 협상으로 북핵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 제네바합의(1994년)와 6자회담에 이르는 9월 합의(2005년), 그리고 지난해 2월 19일 협상까지 세 번의 협상을 거치면서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협상용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 생존용으로 개발한다’는 확신에 거의 다다른 것 같다. 미국은 북한이 핵 문제를 협상하자면서 일부 동결하고 원조 받고, 또 협상 깨고 핵무기 발전시켜 가는 것을 세 번 당했으면 됐지,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전략은 더 미국에 통하지 않을 것이다.



고민스러운 것은 북한이 우리와 대화를 하면 좋은데,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한 우리와 안보 문제를 논의하려 하진 않으리라는 점이다. 우리와 대화하면 자신들의 약점이 다 드러난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우리와 미국이 중국에 계속 얘기하고 있다. ‘너희(중국)는 우리와 함께 미래를 도모할 수밖에 없으니 너희가 좀 더 책임지고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 중국이 우리와 함께 미래를 도모한다는 얘기는….

“미국과 중국, 우리나라와 중국은 따로 떼어 존재할 수 없을 만큼 완전히 얽혀 있다. 한중 수교 당시 한 편도 없던 비행기 직항편이 이제는 일주일에 810편이나 뜬다. 한중 무역액도 지난해 2300억 달러에 달하고, 중국은 미국과 5000억 달러 무역고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미화 2조 달러를 보유한 최대 외환보유국이다. 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이 미래를 도모하려면 한국, 미국과 함께 해야지, 뒤떨어진 북한과 함께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냉전 시대에는 북한이 중국에 ‘자산’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부담스러운 존재다. 탈북자가 자꾸 넘어오는 것도 중국에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중국이 우리와 힘을 합쳐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고,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

한국 외교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최영진 전 대사의 ‘가치외교’ 소신은 뚜렷했다. ‘가치외교’란 국제관계의 패러다임이 전쟁에서 무역으로 바뀐 기회를 십분 활용해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화제는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얘기로 흘렀다.

▼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하던데.

“외국 국가원수가 미 상하원 합동연설 기회를 갖는 일은 드물다. 일본 총리는 상하원 합동연설에 한 번도 초청받지 못했다. 원칙적으로 합동연설 기회를 잘 주지 않고, 하원의장이 연설을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야 초청한다.”

“윤창중 귀국, 說 많았다”

▼ 박 대통령의 연설도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성사됐다고 들었다.

“박 대통령 직전에 합동연설을 한 외국 국가원수가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미 의회에 박 대통령의 합동연설을 요청했더니 ‘1년 반 전에 너희 나라 대통령이 연설했는데, 어떻게 연이어 같은 나라 국가원수를 초청할 수 있겠나’ 하는 반응을 보였다.”

▼ 어떻게 설득했나.

“가장 중요한 설득 논리는 ‘여성 대통령’이었다. 박 대통령이 유교문화권에서 800년대 중국의 측천무후 이후 자력으로 지도자에 오른 첫 여성 대통령이란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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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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