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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오로지 경찰만 만든다 내 이름을 걸고…”

‘1만 경찰’의 스승 김재규 김재규경찰학원장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오로지 경찰만 만든다 내 이름을 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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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행시 4년, 사시 4년…나는 1차도 못 붙었다”
  • ● 상시 수험생 1500명, 국내 최대 규모 경찰학원
  • ● 2.5t 트럭 3~4대분 책이 일주일 만에 다 팔려
  • ● 내년 안동에 1000명 수용 군대식 기숙학원 설립
  • ● ‘경찰연구소’ ‘폴리스 하이스쿨’…“할 일 많다”
“오로지 경찰만 만든다  내 이름을 걸고…”
‘김재규경찰학원’을 거쳐 경찰공무원이 된 사람은 대략 1만 명이 넘는다. 경찰학원계에 따르면, 매년 배출되는 순경의 20~30%가 이 학원 출신이다. ‘경찰사관학교’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학원 김재규 원장은 “내 책으로 공부해 합격한 사람까지 합하면 수만 명이 넘는다. ‘1만 명’은 정말 서운한 숫자”라며 어깨에 힘을 준다.

김재규경찰학원은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경찰전문학원이다. 서울 대방동 본원의 상시 수강생만 약 1500명(기숙생 160명 포함), 매일처럼 들고나는 수험생까지 포함하면 4000명이 넘는다. 광주 분원에서도 수천 명의 학생이 경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김 원장은 오래전부터 경찰학원계에서 전설로 통했다. 강의도 유명하지만, 그가 낸 경찰시험 교재들이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20여 년간 경찰시험 한 분야만 지독하게 파고들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그는 옛날 일을 들려주다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다.

▼ 어떤 계기로 학원 사업을 시작했습니까.

“원래 꿈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군수나 도지사가 되는 거였어요. 봉사하는 삶을 살자고. 그래서 행정고시를 준비했죠. 그런데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꿈이 날아갔어요.”

▼ 선거를 통해 군수나 도지사가 되면 되잖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에는 관심 없습니다.”

▼ 행정고시 준비를 그만두고 바로 학원계로 온 건가요.

“아닙니다. 사법시험으로 바꿨죠.”

▼ 결과는.

“전패, 한 번도 못 붙었어요. 1차 시험에도 못 붙어봤어요.”

▼ 고시 공부를 얼마나 했는데요.

“8년. 행정고시 4년, 사법시험 4년.”

▼ 고시와 인연이 없었나보네요. 아니면 공부를 제대로 안 했거나.

“아니에요. 모의고사 성적은 늘 합격권이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본시험만 보면 안 되는 거지, 시험만 다가오면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서 시험을 망치고.”

▼ 어떤 증세?

“잠이 안 와요, 불안해지고. 소주 마시고 수면제 먹어야 잠을 잘 수 있었으니까.”

오륙도 보며 울던 소년

시험만 다가오면 찾아오는 알 수 없는 불안 증상. 그게 없었다면 김 원장은 지금 고위공무원이나 판·검사가 돼 있을지 모른다. 그는 증상의 원인을 스트레스라고 진단했다. 과도한 기대로 인해 생긴 중압감.

김 원장은 전남 곡성의 벽촌에서 나고 자랐지만, 공부를 곧잘 했다. 집안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부친은 어린 그에게 “나는 몽당연필 하나 살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했다. 너는 공부해서 성공해라”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고 또 했다. 공부에 대한 의무감,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어린 김재규를 늘 짓눌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유학’을 갔다. 먼 친척집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어렵게 공부했다. 조미료를 설탕인 줄 알고 몰래 숟가락 가득 퍼 먹었다가 배앓이한 것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내일이 안 보이는 하루하루였다.

“학교가 끝나면 용두산공원에 올라가 오륙도를 바라보며 울었어요. 내가 왜 여기에 있나, 지금 뭘 하고 있나…무지 외롭기도 했고. 일본에서 부산으로 들어오는 카페리호가 꽝~ 하면서 기적을 울리면 그 소리에 맞춰서 울었죠. 방학만 기다리며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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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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