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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부, 고장 난 자동차처럼 과거로 질주”

YS 차남 김현철의 거침없는 독설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朴 정부, 고장 난 자동차처럼 과거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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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朴의 모순된 ‘국정원 선거개입’ ‘통진당 해산’ 대응
  • ● 7개월 입원한 YS에게 쾌유 기원 蘭 하나 안 보내
  • ● 2008, 2012년 총선 때 새누리당 믿었다 배신당해
  • ● 87년 이후 분열된 중도민주세력 결집의 다리 놓겠다
“朴 정부, 고장 난 자동차처럼 과거로 질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54) 씨를 처음 만난 것은 10여 년 전이다. 그가 1년간의 미국 어거스틴대 초빙교수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칩거하던 때였다. 귀국 후 첫 인터뷰였던 기자와의 만남에서 그는 2004년 총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YS 아들’에서 ‘정치인’ 김현철로 변신하기는 쉽지 않았다. 총선 때마다 의지와 상관없이 출마의 꿈을 접어야 했다. ‘비운의 황태자’란 말이 따라붙었다.

그를 다시 떠올린 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독설 때문이다. 그는 새누리당의 모태인 신한국당을 만든 주역이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었다. 직설적으로 정곡을 콕콕 찌르는 게, 과거 YS의 거침없는 입담 그대로다. 그러고 보니 10년여 만에 다시 만난 그는 그때보다도 YS와 더 닮은 모습이었다.

그는 지금 고려대 지속발전연구소 연구교수와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로 있다. 한양대에선 ‘글로벌 국정관리 세미나’ 강좌를 맡고 있다. “여전히 젊어 보인다”고 덕담을 건네자 “요즘은 학교에 나가 젊은 피들이랑 어울리는 데다 여의도 출입도 안 하니까 정신건강이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올해부터 강의를 시작했어요. 첫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40명 중 딱 2명이 손 들어요. 그나마 한 명이 ‘대통령 아들’이라고 하니까 다른 한 명은 잘못 알았던지 슬그머니 손을 내리더군요(웃음). 맞힌 학생도 마침 그날 아침 방송에 나온 저를 봐서 알았대요. 시간이 참 많이 흐른 거죠.”

“박 대통령은 결과적 수혜자”

‘글로벌 국정관리 세미나’는 세계화, 금융실명제 등 김영삼 정부의 개혁정책을 분석하고 현재의 시각에서 재평가하는 강좌라고 한다. 김영삼 정부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의 주범이라는 낙인이 너무 강해 그간 객관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 이를 바로잡겠다는 집념이 느껴졌다. 김영삼 정부 이야기가 나온 터라 3당 합당을 화제로 올렸다.

“3당 합당이 실질적인 군정 종식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봅니다. 1987년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고도 대선에서 양김이 갈라서는 바람에 군정 종식에 실패했어요. 더구나 당시 지역감정이 고착화해 4당 체제로는 민주세력이 집권할 가능성이 낮았어요. 우리 민주계가 3당 합당을 통해 호랑이굴에 들어가 어려움 속에서도 호랑이를 때려잡은 거죠. 그래서 1992년 군부세력을 완전히 배제한 채 민간정치인 후보들로만 선거를 치를 수 있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민주화를 이룬 거죠. 3당 합당이 없었으면 군사정권이 더 이어지고 민주화가 훨씬 늦춰지는 등 대단히 불행한 일이 벌어졌을 겁니다.”

▼ 최근 트위터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더군요.

“1987년 직선제 쟁취로 민주화를 꽃피운 이후 5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민주주의가 이렇게 후퇴할 거라고 상상도 못 했어요. 40년 전 유신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국정원은 물론 군까지 선거에 개입했다는 말이 나오고…. 더 심각한 건 박 대통령이 자신은 도움 받은 것도 없다며 침묵한다는 거예요.”

▼ 박 대통령이 시킨 일도 아닌데, 어떤 의미에선 그도 피해자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사건 당시 그는 집권당 대선후보였어요. 자신이 알았든 몰랐든 결과적으로 수혜자죠. 같은 여당이었지, 이명박(MB) 정권과 별개 정당이었던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MB 정권과 다른 정권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도덕적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박 대통령은 말로는 자신은 관계없다고 하면서 행동은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해임한다든지, 검찰총장이 불편하니까 개인 비리로 쫓아낸다든지 하는 게….”

▼ 취임 이후의 행보가 잘못이라는 건가요.

“그렇죠. 정말 자기가 깨끗하다면 집권 후에 그렇게 해선 안 되죠.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한 것을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부하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철저히 조사해 일벌백계함으로써 다시는 이 땅에 과거의 독재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도록 뿌리 뽑아야 합니다. 그 일에 대통령이 앞장서야 하는데 지금 그 반대의 길을 걷고 있어요.

‘셀프 개혁’ ‘셀프 감찰’로 적당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에요. 정권이 정통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제대로 일할 수 없어요. MB 정부도 초창기에 쇠고기 파동으로 홍역을 치른 후 임기 내내 끌려다녔잖아요.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은 정권의 정통성과 관련된 문제예요. 이렇게 말하면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거냐’고 하는데 그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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