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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복마전 체육계

“난 안현수 팬 그 정도만 얘기하겠다”

<인터뷰>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난 안현수 팬 그 정도만 얘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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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문체부가 체육계 개혁? 큰 기대 안 한다
  • ● 체육회장 됐으면 인간쓰레기 취급당했을지도…
  • ● 소치 올림픽 끝나면 시끄러워질 것
“난 안현수 팬 그 정도만 얘기하겠다”
1월 15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 이하 문체부)는 체육계 전반에 대해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대상인 2099개 체육단체에서 수백 건의 불·탈법 사례가 확인됐다. 조직 사유화, 단체 운영 부적절, 심판 운영 불공정, 회계관리 부적절 등이 확인됐다. 문체부는 그중 정도가 심한 9건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적발건수로는 대한체육회(196건)가 가장 많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특별감사에 대해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체육계 감사”라고 설명했다.

문체부가 감사에 착수한 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7월 말, 박 대통령은 문체부의 ‘체육단체 운영 비리 및 개선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본인의 명예를 위해 체육단체 협회장을 하거나 장기간 재임하는 것은 체육 발전을 위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 직후 문체부는 체육계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감사에 부랴부랴 착수했다.

다수의 정부 관계자, 체육계 인사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체육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2월 실시된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였다. 선거에는 김정행 당시 용인대 총장(현 체육회장)과 태릉선수촌장 출신의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맞붙었다. 박용성 회장은 불출마를 선언한 뒤 김 총장 지지를 선언했다. 김 총장은 이 의원을 상대로 3표 차 신승을 거뒀다. 그러나 문제는 결과가 아니었다. 선거 진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졌다. 전임 회장과 임원들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 선정과정에서 빚어진 잡음으로 체육계가 시끄러웠다. 정부 관계자는 “당선인 신분이던 대통령께서 선거 과정과 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으시고 상당히 충격을 받으셨다. 화를 크게 내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통령 발언 이후 문체부는 감사와는 별도로 여러 차례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 분위기다. 2월 13일 박 대통령은 문체부 업무보고에서 또다시 체육계 문제를 언급했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문제를 거론하면서 “안 선수 문제가 파벌주의, 심판 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한 것. 문체부에 대한 불신이 깔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신동아’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체육계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에리사(59) 의원을 만났다. 탁구선수 출신인 그는 코치와 태릉선수촌장, 용인대 교수를 지냈다. 이 의원은 선수촌장이던 2005년경부터 박 대통령과 친분을 쌓아왔다. 2012년 19대 총선에 박근혜 당시 의원의 제의를 받고 정치에 발을 디뎠다.

▼ 체육계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릅니다.

“그동안 체육계는 국민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사실 NOC(국가올림픽위원회)인 체육회가 상급기관인 문체부로부터 감사를 받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도 맞지 않고요.”

▼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가 터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죠. 다만 올림픽, 월드컵 등에서 거둔 성적으로 덮여왔을 뿐입니다. 체육계가 자정기능을 상실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 문체부 발표 내용은 보셨죠?

“봤어요. 하지만 저는 미흡하다고 생각해요.”

▼ 어떤 부분이?

“검찰 고발까지 했으니 몇몇 비리단체나 임원은 처벌을 받겠죠.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전 문체부 대책에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안현수 선수 문제가 터지니까 급히 내놓은 것이다, 그 정도로 봐요. 이런 식으로는 제도 개선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덤덤하게 보고 싶네요.”

▼ 어떤 개혁 방안이 필요할까요.

“지금 체육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불공정 판정, 공금횡령, 선거제도의 문제점 같은 전형적이고 고질적인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건 다 체육단체와 임원들의 문제입니다. 심판 자격의 문제, 지도자의 부정부패도 마찬가지죠. 답은 뻔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다시는 체육계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하면 됩니다. 그런 것부터 해야 해요. 그런데 문체부가 그동안 내놓은 건 ‘체육단체장 2번 이상 연임 제한’이나 매우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같은 것뿐입니다. 그것도 문체부 산하에 말이죠.”

‘공정위원회’ 이상하게 변질

▼ 체육단체장 임기 제한은 의미가 있어 보이는데요.

“좋은 회장은 오래해도 관계없어요. 그리고 그게 문제의 본질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양궁협회 정의선 회장이나 탁구협회 조양호 회장 같은 분들은 고마운 분들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물심양면으로 체육 발전에 도움을 주시니까. 그런 분들의 임기를 제한하는 게 체육계에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문체부와 체육회가 할 일은 오히려 이런 분들의 업무를 열심히 보좌하고 돕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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