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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지방권력과 미래권력

“국가개조 하려면 대통령 고해성사부터 하라”

<인터뷰> 차세대 지도자 3인방/ 안희정 충남도지사

  • 구자홍 기자│jhkoo@donga.com

“국가개조 하려면 대통령 고해성사부터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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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세기 낡은 정치구도 극복한 충청 민심
  • ● 국토균형발전 전략,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후퇴
  • ● 차기 대권? 실력 쌓고 비전·정책 갖춘 뒤에나
  • ● 지도자는 모든 사람에게 따뜻해야
“국가개조 하려면 대통령 고해성사부터 하라”
안희정 충남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뒤 언론과 국민이 그를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가 걸어온 길과 지난 4년의 도정(道政)이 새롭게 조명되고, 앞으로 그가 펼쳐보일 충남도정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문재인 의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구라면, 안희정 지사는 ‘참모’이자 ‘동지’라 할 수 있다. 친(親)노무현(친노) 진영에서 안 지사는 ‘의리 정치인’으로 통한다. 노 대통령 재임 시절 대선자금 문제로 고초를 겪은 그에 대해 ‘노무현 캠프의 십자가를 홀로 짊어졌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충남지사 재선에 성공한 안 지사를 6월 12일 충남 홍성군 내포 신도시에 자리 잡은 충남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조용한 선거운동

▼ 선거 결과가 의외로 박빙으로 나왔습니다.

“선거 전부터 많은 분이 잘될 거라고 덕담해주셔서 선거운동을 편하게 했습니다. 지난 4년간 제가 이끈 도정에 대해 도민들께서 신뢰를 보내주셔서 선거운동을 즐겁고 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6·4 지방선거에서 안 지사는 52.1%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지방선거 이전부터 선거 초반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는 그의 낙승을 예상케 했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박빙의 승부로 당락이 갈렸다. 이번 충남지사 선거는 ‘쉬운 선거는 없다’는 명제를 다시금 일깨웠다.

▼ 선거운동 방식을 달리했다고요?

“지금까지의 선거운동은 출마자가 스피커 볼륨을 높여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공급자 중심 방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제는 출마자 중심에서 투표권자인 주권자 중심으로 선거운동 방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조직된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불러 함께 대화하는 선거운동으로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장 등 생활 현장에 있는 주권자들께서 출마자인 저에게 편하게 말을 건넬 수 있는 선거운동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쉽지는 않더군요.”

▼ 아직은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조직화가 덜 돼 있을 테고….

“가능하면 ‘후보자 견해를 듣고 싶다’는 주권자들의 다양한 생활 모임에 제가 초대받아 갔으면 했는데, 선거 때는 극명하게 네 편 내 편을 압박하려 모임을 조직해서 (후보자를) 부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모임에 가면 참 부담스러워요. 현실의 문제는 선악을 분명하게 가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가정에서의 문제도 단번에 결론내기 쉽지 않듯 마을이나 나라 살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문제들은 대화를 통해 타협해야 하는데….”

안 지사는 “선거운동을 하는 입후보자나 유권자들이 ‘선거’에 대한 인식을 한 차원 높이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헌정을 유린하거나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 무시하는 문제에는 타협할 수 없습니다. 과거 독재와 절대 권력의 부정부패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1987년 이후 우리나라는 선거를 통해 여섯 분의 대통령을 배출했고, 수평적 정권교체도 이뤄냈습니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실현된 셈이죠. 그런 점에서 선거운동이 더 이상 절대 권력에 저항하거나 정의와 불의를 가르는 과정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선거운동을 하는 입후보자 역시 불의나 악마와 싸우는 게 아닙니다. 옛날처럼 ‘못 살겠다 갈아보자’거나 ‘갈아봤자 별수 없다’는 식의 막가파식 선거운동을 해서는 곤란하죠. 입후보자들은 ‘누구 보기 싫다’는 얘기보단 ‘나는 뭘 하고 싶다’는 현재의 과제와 미래 비전을 놓고 자기소신을 얘기하고, 주권자들께서도 ‘내 편이냐, 아니냐’는 계층과 지역적 이익 관점을 뛰어넘어 시민과 공익 관점에서 후보자들을 평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무브온닷컴과 티파티

▼ 선거 문화가 달라지려면 선거운동 방식부터 달라져야겠죠.

“외국에선 일방적 캠페인에서 유권자 주도형 선거운동으로 바뀌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무브온닷컴이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티파티’ 모임 등은 ‘당신의 견해를 듣고 싶다.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조직화된 유권자와 후보자의 만남으로 볼 수 있죠. 대한민국 유권자 수준은 굉장히 높습니다. ‘어떤 후보를 선택할까’를 고민하는 유권자들께서 후보자에 대한 적합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과 자리를 주도적으로 만든다면 우리의 선거 문화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 선거와 투표를 몇 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일회성 행사로 여기는 인식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평소 활동에 대한 종합 평가의 장으로 선거가 자리 잡아야 하는데….

“선거는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과 추구할 가치를 정하는 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얘기한 기초노령연금을 예로 들면 노인 세대에 대한 지지와 국가 재정을 교환하는 일에 머물러서는 곤란합니다. 우리가 어떤 국가 복지망을 갖출 것인지, 거기에 필요한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또 주권자께서 그 재원을 부담할만한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장이 선거여야 하죠. 주권자께 ‘여러분은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내가 이런 선물을 주겠다’는 식의 정책과 공약을 얘기하는 것은 나라를 망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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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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