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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지방권력과 미래권력

“권력은 나눌수록 커진다”

<인터뷰> 차세대 지도자 3인방/ 원희룡 제주도지사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권력은 나눌수록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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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나눌수록 커진다”
원희룡(50) 제주도지사는 제주도에서 신화적 존재다. 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법대 수석, 사법고시 수석 합격 등 수석 타이틀만 세 개. 정계에 입문한 이후 서울 양천갑에서 내리 3선을 했고 2004년 최연소로 한나라당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국 인구 비율 1%에 불과한 제주도가 배출한 대표적인 ‘전국구 인물’인 것.

그가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 30년 만에 귀향했다. 2010년 당 내 서울시장 경선, 2011년 당 대표 경선에서 내리 패배하고 이듬해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후 첫 정치적 도전이다. 그를 바라보는 제주도민의 마음은 복잡하다. ‘제주의 인재’가 귀향한 것에 대한 반가움과 그간 그가 고향을 등한시했다는 섭섭함, 중앙정치판에서 고향으로 내려온 것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제주판 3김 시대’의 막을 내리고 변화의 바람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6월 13일 제주시내 한 커피숍에서 만난 원 지사는 햇볕에 그을린 까만 얼굴이었다. 그는 선거 직후인 6월 6일, ‘마을 심부름꾼 투어 시즌2’를 시작했다. 제주도 170여 개 마을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주민과 만나는 것. 시즌1은 선거유세 기간에 진행됐다. 한 캠프 자원봉사자는 “당선인이 지역별로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이 늦어지면 이장 집에서 자고 이튿날 새벽 바다에 나가 해녀들 배웅하고 온다”고 귀띔했다.

당선 후에도 마을 투어

▼ 선거 기간에 마을을 돌 때와 당선 후가 많이 다른가요?

“네. 옛날에는 제가 싫어서 악수를 피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티를 안 내는 거? 선거 후에 오니까 기특하다는 말도 많이 하시고. 취임 후에도 계속 마을 찾아다녀야죠.”

▼ 임기 중에도 마을 투어를 하신다고요?

“저는 현장이 집무실이자 사무실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당선됐다고 관료들한테 둘러싸여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 인사 청탁받고, 이권 있는 사업가들이랑 점심 먹기 시작하면 싹수가 노랗죠. 제가 살기 위해 마을 돌아다니는 거예요.”

▼ 선거 기간에 캠프 관계자들에게 ‘당선 이후 자리를 탐하지 않겠다’는 일명 ‘백의종군 서약서’를 받았는데.

“사실 저는 서약서까지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캠프 관계자 중 강경파가 스스로 주도했어요. 결국 돈이 나오는 데서 문제가 생기니 원천봉쇄한 건데, 그 덕에 생각보다 돈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운 선거가 됐어요.”

▼ 캠프 관계자들도 같은 마음일까요?

“아니겠죠, 내심 자리 바라는 마음이 있겠죠.”

▼ 그럼 어떡하나요?

“뭘 어떡해요. 그냥 무시하고 원칙대로 해야지.”

대통합은 시대적 흐름

▼ 경쟁자였던 신구범 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새도정준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겼습니다.

“신 후보님은 경험이 많고 그쪽 캠프 관계자들도 최소 6개월간 제주도 발전을 위해 고민했는데 선거 졌다고 뿔뿔이 흩어지면 아깝잖아요. 낙선했다고 해서 훌륭한 정책, 인물을 사장하는 건 낭비입니다.”

▼ 그럼 신 후보뿐 아니라 야당 인재를 적극 등용하겠다는 건가요?

“현재 인사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고, 준비위원회 차원에서 야당 캠프 브레인들이 고민한 부분을 정책에 충분히 반영한다는 거죠.”

▼ 신 후보가 위원장직을 받아들이자 야당은 ‘인재 빼가기’라며 신 후보에게 “탈당하라”고 밀어붙였는데.

“신 후보께 위원장직을 제안했을 때는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아 야당에 미리 말하지 않았던 거지, 나쁜 의도는 없었어요. 지금은 오해가 잘 풀렸습니다.”

▼ 그럼 향후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도 뜻을 함께할까요?(새누리당 소속인 우 전 지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원 당선인과 경선 방식을 두고 갈등하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있었으나, 결국 불출마했다.)

“우 지사님은 큰 지도자이기 때문에 시대 흐름에 같이 갈 거라고 봅니다.”

▼ 제주도지사는 행사할 권한이 많아요. 제주시장, 서귀포시장을 임명할 수 있고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인사가 300여 명에 달합니다.

“그 막대한 권한을 자기 패거리를 위해 쓰는 것, 그게 바로 불신의 씨앗이에요. 주어진 권한을 자신을 낮추는 데 써야죠. 권력은 나눠야 커집니다. 건강한 권력 분할을 위해 야당, 도외 인사를 적극 등용해야죠. 범위를 두지 않고 무제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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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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