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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재범 막고 복귀 도울 민간 기부 절실”

소년범 돌보는 이백철 한국보호관찰학회장

  • 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재범 막고 복귀 도울 민간 기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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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관련법 개정으로 보호관찰소도 기부금품 직접 접수
  • ● 법정기부금화로 기부금품 사용 투명성 확보
“재범 막고 복귀 도울 민간 기부 절실”

이백철 회장은 지난 20여 년간 교정·교화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1 고교시절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절도를 저질러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상현(가명·20) 씨는 사실혼 관계의 부모 밑에서 자랐다. 가정을 책임지지 않는 아버지로 인해 다섯 살 때 부모가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를 키우던 어머니가 이듬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외할머니 손에 맡겨졌지만, 자신의 불행한 처지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교생활에 흥미를 붙이지 못했다. 중학생이 되면서 무단결석과 가출을 일삼던 그를 친지들이 한 종교시설의 쉼터에 맡겼지만 그 곳에서도 문제 행동은 반복됐다.

가출과 강제귀가 조치, 정신건강의학과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꿈도 희망도 없었던 그는 보호관찰 처분을 받으면서 서서히 변해갔다. 고졸 검정고시를 본 뒤 자동차정비 자격증을 따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현재 그는 보호관찰소와 협력관계를 맺은 학원에서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상현 씨가 시험에 합격하면 보호관찰소 측은 자동차정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연계해줄 계획이다.

#2 혜정(가명·22) 씨는 남자친구들과 훔친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날치기’를 하고, 또래 친구를 협박해 성매매를 시킨 혐의로 열여덟 나이에 단기(1년)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 3개월의 외출제한 명령을 받았다. 두 살 무렵 어머니가 가출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는 수년간의 교도소 복역 전과가 있는 아버지 대신 두 번이나 효행상을 받은 ‘착한 아이’였지만 끝내 불우한 환경을 떨치지 못하고 가출하면서 비행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보호관찰소를 통해 농협중앙회의 지원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이 개선되자 집으로 돌아갔고, 농촌 일손 돕기 봉사활동, 청소년 동반자 멘토링 프로그램 등에 적극 참가하면서 스스로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에듀윌의 후원을 받아 고졸 검정고시도 준비했지만 몇 차례 낙방하자 태권도를 배웠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지원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그는 태권도 유단 자격증을 땄고, 현재 지방의 한 수련원에 교관으로 취업해 청소년들을 가르친다.

교정·교화 예산 태부족

법무연수원이 발간한 ‘2013 범죄백서’(이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2년 ‘소년범’(10세 이상, 19세 미만)은 10만7490명이다. 2011년 8만3068명에서 2만4422명이 늘었다. 이들의 가정환경은 ‘하류’가 62.4%, 부모가 없거나 편부, 편모 가정인 경우가 22.5%를 차지했다. 크고 작은 죄를 짓고 소년원이나 보호관찰 등의 처분을 받은 청소년 중 가정환경이 불우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법무부는 그동안 소년범에게 경제구호, 장학금 지급, 의료지원, 직업훈련, 취업알선 등을 통해 더 이상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예산 부족 등의 한계로 아이들을 일일이 챙기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 1월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치료감호법’ 등의 일부개정법률안을 공포하고, 7월 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전국 68개 보호기관(소년원, 보호관찰소, 치료감호소)이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기부금품을 접수할 수 있게 됐다.

개정법 시행 후 기부 사례는 줄을 잇는다. 경북 김천시에 소재한 ㈜실리콘밸리의 윤경섭 대표는 법 시행 일주일 만에 첫 기부자가 됐다. 평소에도 지역사회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온 윤 대표는 대구보호관찰소에 2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는 “경제적 어려움과 가정해체 등 환경적 요인으로 죄를 저지르는 소년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되면서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잡아주고 싶다”며 기부 동기를 밝혔다. 법 시행 하루 전엔 목포보호관찰소 정성화 전 소장이 퇴직 당시 직원들이 건네준 전별금 중 300만 원을 보호관찰 대상자를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정 전 소장은 “보호관찰을 받는 사람들 중엔 다시 사회에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이가 많지만 어려운 형편과 당장의 일거리가 없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소년범들은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을까. 5년째 서울구치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며 (사)아시아교정포럼 이사장을 맡아 지난 20여 년간 교정·교화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한국보호관찰학회 이백철(59) 회장(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을 만나 소년범의 실태, 개인과 단체 등 민간 차원의 기부금품이 소년범에게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 기부는 어디에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들었다.

1대 1 맞춤 지원 이뤄져야

▼ 청소년 범죄자의 사회복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그동안 충분치 않았나.

“국가 차원의 교정·교화 예산이 극히 부족한 데다 그마저 관리비나 인건비 등 관련 기관 운영비로 많이 들어가는 걸로 안다. 그러다보니 실질적으로 소년원이나 보호관찰 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비용이 모자랐다. 예컨대 부모의 보호나 사랑을 제대로 못 받은 아이는 따뜻한 보살핌과 관심에 늘 목말라하는데, 그런 아이들에게 생일파티 같은 아주 작은 기쁨을 안겨주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못할 때가 많았다. 20년 넘게 교정·보호관찰 분야 현장에서 활동하지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좀 해보려고 하면 관계자들이 늘 하는 얘기가 ‘예산이 없다’는 거였다.”

▼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청소년 범죄자들은 대개 충동적, 즉흥적으로 죄를 저지른다. 그전까지 ‘선택’을 고민해본 적이 없어 아무 생각 없이 그러는 거다. 그런 아이들에게 선택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마련해주려고 주변 교수들을 모아 ‘선택의 인문학’이란 강좌를 만들었다. 4월에 소년원생을 대상으로 딱 한 차례 일주일간 열었는데, 비용이 200만 원 들었다. 이를 지속하자면 경비가 있어야 하는데 계속 자비를 들이기도, 지인들한테 손 벌리기도 쉽지 않다. 그들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강의를 하는 방식으로 재능기부를 한 셈인데 돈까지 계속 내라고 할 순 없는 일 아닌가. 기부금품 모집이 가능해져서 청소년에게도 강의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된다.”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2년 10만7490명의 소년범 중 재범 이상이 41.4%를 차지했다. 그 가운데 재범은 2008년 13.5%에서 2012년 14.9%로 늘었고, 특히 4범 이상은 같은 기간 7.1%에서 13.6%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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