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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일자리는 생존의 문제 ‘쉬운 해고’는 살인”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의 ‘朴정부 노동개혁’ 비판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일자리는 생존의 문제 ‘쉬운 해고’는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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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노동개혁 아닌 노동개악…재벌개혁 필요
  • ● ‘뇌수술’ 필요한데 ‘다리 절단’ 하겠다는 꼴
  • ● 노동자 전체를 비정규직화하겠다고 나선 격
  • ● 정규직 확대 중심으로 노동정책 大전환해야
“일자리는 생존의 문제 ‘쉬운 해고’는 살인”
박근혜 대통령은 8월 6일 대국민 담화에서 “노동개혁은 일자리”라면서 “기성세대가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7월 21일 국무회의에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노동개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노동개혁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며 세대 간 상생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7월 23일 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놓은 노동개혁을 위해 ‘노동시장 선진화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김무성 대표는 “우리 아들딸을 위해 노동개혁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고 반드시 지나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세대를 위해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노동개혁은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출사표’ 격이다. ‘청년 일자리’를 열쇳말로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면서 여론을 동력으로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말에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굵직한 의제를 내놓았으나 소통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동개혁은 우리 국민의 삶에 직접적이면서도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다. 이상적 형태는 노·사·정이 대타협을 이뤄내는 것이다.

노동계는 박 대통령이 내놓은 노동개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김주영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 위원장을 통해 노동계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공공노련에는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석유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 등이 속했다.



“일자리는 ‘밥’이다”

“노동개혁이 아닌 ‘노동개악’이다.”

김주영 위원장은 8월 4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건물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하면서 “노동정책의 근본을 바꾸는 ‘뇌수술’이 필요한데 정부는 ‘다리 절단 수술’을 하자고 덤벼든다”고 지적했다. “정규직 확대를 중심으로 노동 정책을 대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노동조합을 자유시장 경제를 해치는 해악 집단으로 규정하고 노동개악을 밀어붙인다”면서 “일자리는 한국 사회에서 ‘밥’이며 ‘생존’이다. ‘쉬운 해고’는 노동자에게 살인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국의 고용 위기는 만성적이면서 구조적이다. 비정규직이 600만 명에 달한다. 노동시장의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

“개인적으로 ‘노동시장’이란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노동조합을 자유시장경제를 해치는 ‘해악 집단’으로 규정하고 노동개악을 밀어붙이는 현 상황의 전제가 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노동시장 개편’이라는 구호를 내걸었기에 인터뷰 편의상으로만 ‘노동시장’이란 말을 사용하겠다.”

“진단 틀리고 처방 잘못돼”

통계청은 7월 23일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청년 실업자가 100만 명이 넘고 그중 63만 명은 취직을 한 번도 못해봤다. 졸업 후 평균 11개월 지나야 첫 직장에 들어가지만 평균 재직기간은 1년 6개월가량에 그친다”고 밝혔다.

▼ 박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노동계도 상황을 심각하게 본다. 청년실업은 노동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로 인해 국가경제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져 발생한 것이다. 청년실업, 비정규직 확산, 여성경제활동 제약 등 노동 현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지나치게 확대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유연성이 확대되면서 사회 전반의 소득 양극화가 심화해 경제 전체가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청년실업 문제는 한국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년 새로운 일자리가 50만~60만 개 생겨나는데, 대부분은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아니라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다. 정규직 중심으로 노동시장이 개편돼야 한다.”

▼ 박 대통령이 말한 노동개혁 필요성과 당위성에는 동의하나.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국가 지도자로서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라고 본다. 그런데 정부의 진단이 완전히 틀렸다. 당연히 처방도 잘못됐다. 청년실업 문제를 노동시장의 문제로 국한해서 본 게 잘못이다. 문제의 핵심은 질 낮은 일자리만 만들어내는 노동정책에 있다.

전체 노동자의 3분의 2가 비정규직으로 채워진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정책이 수많은 하도급 노동자를 만들어내고, 파견과 도급 등 저임금 노동을 강요한다. 청년들이 이런 일자리에서 일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거듭 강조하건대, 개혁은 노동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 김 위원장의 말대로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노동개혁의 핵심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과 청년 백수의 한숨 소리에 노동계도 귀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임금피크제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면 청년층 고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청년 일자리 문제는 청년 개인은 물론이고 그 가족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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