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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부록 | 2018 평창, 그리고 미래

“성공도 국민의 성공 실패도 국민의 실패”

Interview - 조양호 2018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

  • 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성공도 국민의 성공 실패도 국민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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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도와 소통 방해하는 세력 때문에 힘들었다
  • ● 이해 부족해 ‘분산 개최’ 주장…시간 낭비 말아야
  • ● 88서울올림픽, 기업에서 뺏은 돈 쓰고 남았다고 흑자?
  • ● 국민 관심 낮아 걱정…지역이기주의 버리자
“성공도 국민의 성공 실패도 국민의 실패”


‘飛翔韓國(비상한국).’ 대한항공 회장 접견실에 걸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 글귀다. 1979년 3월 1일 대한항공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쓴 글이라고 한다.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아들인 조양호(66) 회장은 지난해 7월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니, 2대에 걸친 묘한 인연이다.

“요즘 대한항공 업무는 거의 못해요.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니 조직위원회부터 성공시켜야 하지 않겠어요. 당장 내년 2월부터 시작하는 테스트 이벤트(동계종목 월드컵대회와 챔피언십)를 통해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준비를 마칠 때까지 모든 것을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요.”

이날 조 회장은 대한항공 업무보고도 ‘신동아’ 인터뷰 때문에 취소했다고 한다. 인터뷰는 10월 8일 오전 11시 ‘飛翔韓國’ 휘호가 걸린 회장 접견실에서 진행됐다.

평창올림픽 정부 주무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다. 대회 운영 준비는 조직위원회가 맡고, 경기장과 선수촌, 숙소 등 대회에 필요한 각종 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강원도 소관이다. 이질적인 조직이다보니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IOC와 ‘신뢰’ 회복”

“성공도 국민의 성공 실패도 국민의 실패”
여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나서서 평창동계올림픽이 제대로 치러질지 깊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해 김진선 전 조직위원장이 그만두고 조 회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 요즘 IOC와 문체부, 강원도 등과의 관계는 좀 어떻습니까.

“소통과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IOC와는 신뢰 문제가 조금 있었는데 완전히 회복됐습니다. 문체부도 상하관계가 아니라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도와준다면 소통이 잘될 것 같아요. 오늘 문체부 장관을 만났는데, 조직위에 유연성을 좀 달라고 해서 어느 정도 합의를 봤어요. 조직위는 공무원과 민간이 섞인 ‘반관반민(半官半民)’이거든요. 자칫 잘못하면 경직될 수 있어요. 강원도와의 관계는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지사 밑에 있는 사람들이 중간에 방해를 해서 소통이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 어떤 사람들이 방해를 한다는 겁니까.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고, 도지사에게 부탁해서 그 사람을 교체했어요. 올림픽에 대해서 잘 이해도 못하고 강원도의 이익만을 생각하다보니 자꾸 반대하고 시간만 끌면서 일을 지연시켰죠. 올림픽은 강원도의 행사가 아니라 국가적인 사업인데 말입니다.”

▼ 경기장 공사가 많이 늦어졌는데요, 내년 테스트 이벤트는 문제가 없겠습니까.

“공사는 걱정 안 합니다. 문제는 사람이죠. 국제 경기 운영 노하우를 사람들이 제대로 습득해야 하는데 얼마나 잘할지 모르겠어요. 첫 번째 테스트 이벤트(FIS알파인 남자월드컵)는 실패를 각오하고 교훈으로 삼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최소한 패스(통과). 낙제는 면해야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죠. 경험자를 얼마만큼 확보하고 훈련을 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 분산 개최 문제는 이제 정리된 겁니까.

“일부 사람들이 자꾸 오해를 하는데, ‘어젠다 2020’이라는 게 무조건 분산 개최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 조금 떨어져 있어도 기존 시설이 있으면 그걸 활용하자는 거예요. 우리나라는 동계스포츠가 발달하지 않아 ‘기존 시설’이랄 게 없어요. 다 새로 지어야 해요. 어젠다 2020의 취지와 맞지 않아요. 일부에서 주장하는 분산 개최는 ‘지금 짓는 경기장 공사를 중단하고 다른 곳에 새로 지으라’는 것인데, 그건 테스트 이벤트 일정상 공정을 맞출 수 없어요. 예산도 더 들어가요. 이제 더 이상 시간낭비는 하지 말아야죠.”

진정한 흑자 올림픽

▼ 당초 예산이 8조8000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늘다보니 ‘과잉 투자’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처음 예산을 짤 때, 동계스포츠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핑크빛 미래만 꿈꾸면서 편의대로 짜놨어요. 올림픽을 유치하고 난 뒤 IOC와 국제경기연맹(IF) 등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건설계획에 반영하면서 예산이 많이 늘어났는데, 그것도 확정된 설계도면이 아니었어요. 실제로 공사를 하다보니 우리가 모르던 게 굉장히 많이 나왔어요. 그래서 예산이 늘어난 겁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요. 예를 들어 10원이 들어가는 공사인데 예산을 15원으로 잡았다가 12원으로 깎아주는 것하고, 8원으로 잡았다가 10원으로 맞추는 것 중에 어느 편이 예산을 절감하는 겁니까. 내용을 잘 보고 판단해야지, 단순 발표만으로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예산 낭비가 아니라 오히려 예산 절감이라는 말씀인가요.

“나중에 보면 다 알겠지만, 구매하기로 계획한 것을 다 렌털(임차)로 바꿨어요. 예를 들어 설상 장비나 대회기간에만 필요한 4000~5000대의 자동차 같은 것은 살 필요가 없거든요. 한꺼번에 다 필요한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한 2000억 원 가까이 줄였습니다. 획일적으로 숫자를 줄인 것이 아니라, 저희 나름대로 최대한 따지고 검증해서 효율적으로 예산을 절감하는 거죠. 제가 기업인이다보니까 누구보다 잘 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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