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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는 사회적 행복총량 늘리는 필요선(善)”

성매매 트랜스젠더 이김다래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성매매는 사회적 행복총량 늘리는 필요선(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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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성매매 합법화보다 非범죄화로 성매매女 보호해야
  • ● 한 사람 성욕을 한 사람이 평생 책임지는 건 불가능
  • ● 성매매가 노동가치 왜곡? 효율적 이윤 추구!
  • ● 같은 일하고 같은 돈 받는데 ‘자발’ ‘비자발’이 무슨 의미?
“성매매는 사회적 행복총량 늘리는 필요선(善)”

홍중식 기자

약속 장소로 그가 걸어 들어왔다. 짧은 반바지에 검정 스타킹, 뒤로 묶은 긴 갈색 머리, 빨간 립스틱과 눈 화장…. 남자? 여자? 이김다래(26) 씨는 트랜스젠더다. 엄밀히 말해 아직 성전환 수술을 안 한 ‘쉬메일’이다. 게다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을 좋아하는 레즈비언 트랜스젠더다. 그는 자신이 ‘성노동자’라고 당당하게 밝힌다. 성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인 셈.  
그는 호주에서 유학하다 2012년 가을에 돌아온 후 3년째 성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독립적으로 일한다. 이 일을 하면서 억울한 경우를 많이 겪었다. ‘법을 알아야겠다’ 싶어 모 대학 법학과에 진학해 공부를 병행한다.
▼ 평소 옷차림이 이런가. 트랜스젠더는 더 여성스럽게 입을 줄 알았다.
“이게 어때서? 여자들은 이렇게 입으면 안 되나? 평소 이렇게 입는다. 일하러 갈 때나 데이트할 때는 좀 더 예쁘게 입고.”
▼ 옷은 어디서 사나.
“옷가게에서. 사람들 시선이 신경 쓰여 인터넷이나 홈쇼핑으로 사는 이들도 있지만 난 신경 안 쓴다. 레즈비언 트랜스젠더라 완전 여성스럽게 입기보다는 약간 보이시하게 입어야 레즈비언들에게 어필이 된다(웃음).”
▼ 여자친구는 당신의 성 정체성을 정확하게 아나.
“지금은 여자친구가 없다. 하지만 이전 여자친구들은 당연히 안다. 그걸 어떻게 숨기겠나.”



 다른 여자애들과 다른 나

▼ 성 정체성 혼란을 처음 느낀 건 언제였나.
“유치원에 들어가서 남자들이랑 다른 게 아니라 여자들이랑 다르구나…라고 느꼈다. 나는 당연히 여자애들 줄에 서 있었다. 그러면 선생님이 줄을 잘못 섰다며 나를 남자애들 쪽으로 데려갔다. 처음엔 이해가 안 됐고 반항도 해봤지만, 그게 반복되면서 ‘아, 나는 남자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적응이 잘 안 되더라.”
▼ 남자처럼 살기 위해 노력한 적은 없나.
“내가 여자가 맞는 것 같은데, 다리 사이에 남자라는 증거가 확실하게 있으니까, 그걸 부정할 순 없었다. 그래서 남자인가 보다 하고 살았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정체성이 바뀌진 않는다. 여자애들과 너무 가깝게 지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 일부러 남고에 진학했다. 그 3년을 혼자 지내며 내 정체성을 더 확신하게 됐다.”
▼ 그래서 수술을 결심했나.
“아니다. 어쨌든 사람들이 나를 남자로 보니까 거기에 맞추며 살려고 했다. 더구나 장손이라 집안 어른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도 없었다. 타협점을 생각한 게, 그냥 남자인 채로 여자들 사이에서 어울리며 살면 될 것 같았다. 친구로도, 연애 상대로도 여자들이 좋았으니까. 그래서 간호사 사회에 들어가려고 생각했다. 호주에 있는 간호대학으로 유학을 갔다.”
▼ 호주에서의 생활은 만족스러웠나.
“치마 입는 남자인 나를 이해해주는 여자친구도 만났다. 2012년 초에 병원 실습을 나갔다. 여자간호사는 남녀 환자를 다 돌볼 수 있지만, 남자간호사는 종종 여성 환자들로부터 거부당한다. 그들의 처지가 이해되면서도, 내가 남자이고 싶어서 남자가 된 것도 아닌데 남자라는 이유로 거부당해야 한다니 슬펐다. 갑자기, 이렇게 어정쩡하게 살 바엔 차라리 죽어버리자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용 칼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자살 시도는 실패했고, 일하던 병원의 응급실에 입원당해 정신과 의사를 만났다. 그와 상담하면서 ‘제대로 된 삶을 살려면 여자가 돼야겠다’고 확신했다.
▼ 가족들의 반응은.
“동생은 ‘오빠가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해해줬다. 엄마도 자살 기도 소식을 듣고 시드니로 달려오셨기에 다 얘기했다. 처음엔 ‘넌 남자’라는 주장을 안 굽히더니 하룻밤 지나자 인정하셨다. 그전부터 느낌은 갖고 계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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