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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유목민’ 김수영

“헬조선? 꿈을 찾아 판을 깨라”

  • 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꿈꾸는 유목민’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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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토바이 타고 싸움질하던 비행소녀가 ‘꿈쟁이’로 컸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남녘 항구도시 여수 출신 소녀의 무한도전 성장기.
‘꿈꾸는 유목민’ 김수영

박해윤 기자

여기, ‘꿈꾸는 유목민’이 있다. 김수영(35). 남녘 항구도시 여수에서 자랐다. 10년 넘게 세계를 누볐다. 비행소녀였다. 폭주족과 어울렸고 싸움질을 밥 먹듯 했다. 칼 맞은 적도 있다. 검정고시를 거쳐 또래보다 1년 늦게 여수정보과학고에 입학했다. 1999년 실업계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KBS ‘도전 골든벨’에서 골든벨을 울렸다.
여행가, 작가, 강연가, 기업인, 콘텐츠 제작자, 작사가, 배우다. 책 네 권을 냈다. ‘멈추지마, 다시 꿈부터 써봐’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드림 레시피’ ‘당신의 사랑은 무엇입니까’. 214만 명이 김수영의 블로그를 찾았다. 80개국을 여행했다. 인도 ‘발리우드’에서 영화에도 출연했다.
2000년 연세대에 입학해 영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골드만삭스와 로열더치셸에서 일했다. 스물다섯 살 때 암을 앓았으나 완치됐다. 2005년 무작정 영국으로 떠났다. ‘멈추지마, 다시 꿈부터 써봐’(30만 부),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20만 부)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는 지구촌 365명의 꿈 이야기다.
2005년 꿈 목록 73개를 적었다. 1번은 한국을 뜨는 것. 목록은 현재 83개로 늘었다. 그중 68개는 달성했거나 진행 중이다. 아르메니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인도, 싱가포르, 네팔, 레바논, 중국, 대만 언론에서 그를 다뤘다. “꿈이 세상에 대한 증오로 가득하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김수영은 말한다. 지금껏 겪은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꿈을 나누고 있다.
꿈 목록의 일부는 이렇다. △인생의 두 번째 3분의 1은 전 세계 돌아다니기 : 진행 중 △해외에서 커리어 쌓기 : 성공! △고향에 부모님 집 사드리기 : 성공! △살사 퀸으로 무대에 서기 : 성공! △재정적 자유 얻기 : 진행 중…. 사망 후를 전제로 한 꿈도 있다. ‘전 재산과 장기 기증’이다. 
김수영은 “사람의 인생 크기는 꿈의 크기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했다. 그의 꿈 중 하나는 더 많은 사람이 꿈꿀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소녀 시절 그를 삐뚤어지게 한 것은 지독한 가난이었다. 꿈을 꾸면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갔고 꿈을 하나씩 이뤄갔다. 말마따나 행복은 꿈꾸는 자의 몫일 것이다. 



노마디즘 욕망

▼ 페이스북에 ‘꿈꾸는 유목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더군요. 수영 씨 인생에 아주 잘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아요.
“대학 다닐 때 고민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태생적으로 주어진 거, 예컨대 태어난 국가, 성별 같은 것 중 바꿀 수 있는 게 있고, 바꿀 수 없는 게 있잖아요. 국적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 실제로 바꾸기도 하죠.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고 꼭 대한민국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나 싶었어요. 세상에는 검은 머리칼만 있는 게 아니라 빨강 머리칼도 있고, 노랑 머리칼도 있잖아요. 다양한 색의 삶이 있는데, 꼭 한곳에 정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꿈 목록을 처음 썼을 때는 적어도 30년은 돌아다니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0년 넘게 지구촌 곳곳을 쏘다녔어요. 지금은 대한민국이 좋아요. 추운 겨울은 싫지만요. ‘꿈꾸는 유목민’이라는 말에는 방랑하며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루면서 살겠다는 의미가 담겼죠.”  
▼ 여행하면서 실제 유목민을 만나보기도 했나요.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여러 대륙에서 유목민의 생활을 들여다봤는데, 그분들이 그냥 막 돌아다니는 게 아니에요. 그들 나름의 경험에서 축적된 아주 정확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더군요.”
그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를 한다. 
▼ 인간의 삶에서 ‘집’이 차지하는 의미가 상당한데요. 유목민 집은 몽골의 이동식 집 ‘게르’에서 확인되듯 고정돼 있지 않고 필요에 따라 언제든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됐어요. 꿈꾸는 유목민의 눈으로 본 유목민은 어땠을지 궁금해요.
“현대인이 유목민화하는 것 같습니다. 여행하면서 에어비앤비(숙박 공유 서비스)를 주로 이용했어요. 20㎏ 배낭에 전 재산을 담고 도시마다 한 달씩 살았습니다. 뉴욕에서 한 달,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한 달,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두 달, 이런 식으로 막 돌아다녔거든요. 에어비앤비가 붐을 일으킨 것은 현대인의 노마디즘에 대한 욕망과 관련이 있는 듯해요.”



르완다의 한국인 커피숍

노마디즘(nomadism)은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철학적 개념이다. 노마드(nomad)는 ‘유목민’ ‘유랑자’를 뜻한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가 ‘차이와 반복’(1968)에서 노마드의 지향을 ‘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로 묘사하면서 현대 철학 용어로 자리 잡았다.
“맨 처음 꿈 목록을 적을 때는 소유와 관련한 게 많았는데, 유목민처럼 각지를 쏘다니다보니 소유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이더군요. 예전에 가진 꿈 중 하나가 요트를 갖는 거였는데,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요트를 소유한 친구들을 보니 정박하는 데 비용도 많이 들고, 관리하기도 힘들고, 엄청나게 피곤한 일이더군요. 그래서 요트 항해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때그때 빌려서 항해하는 게 훨씬 편하거든요.
고정된 집이 하나 있는 것도 좋지만 꼭 한곳의 집에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한국 겨울이 춥잖아요. 겨울철에는 동남아시아에 가서 살고 싶어요. 동남아에서는 수십만 원 월세로도 아주 좋은 집에서 살 수 있거든요. 이렇듯 전 지구적으로 보면 선택지가 굉장히 많아요. 우리에게 주어진 삶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인 DNA에는 북방계 유목민적 특성이 70% 안팎이라고 합니다. 한반도에서 태어난, 꿈꾸는 유목민의 위치에서 한국인의 어떤 점이 유목민적 DNA라고 봅니까.
“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나고 감탄할 때가 아주 많아요.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성공한 분이 굉장히 많거든요. 우와~ 어떻게 이런 곳까지 와 삶을 개척했을까, 감탄이 나와요.”
▼ 태평양 조그만 섬에도….
“맞아요. 르완다에 갔는데 한국 대학생들이 거기서 커피숍을 열어 대박을 친 거예요. 한국에서는 커피 가게가 레드오션이지만, 르완다에서는 다르거든요. 대학생들이 커피숍이라는 흔한 아이템을 갖고 블루오션을 찾아 아프리카까지 찾아간 겁니다. 한국인은 생존력, 생활력이 굉장히 강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따뜻한 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독기가 없어요. 추운 나라 사람들이 독한데, 한국인은 침략을 많이 받고, 위기를 자주 겪어선지 본능적으로 생존의 길을 잘 찾는 것 같습니다.”


‘꿈꾸는 유목민’ 김수영

김수영 씨는 1월 8일 대담에서 “북한 청년들이 꿈꾸는 일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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