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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CEO

“전기화재율 15%로 낮춰 ‘전기안전 선진국’ 될 것”

2년 연속 ‘전기화재’ 줄인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 사장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전기화재율 15%로 낮춰 ‘전기안전 선진국’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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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본’에 충실한 CEO
  • ● 2년 연속 연간 전기화재 600여 건 줄여
  • ● 해외 진출 박차…“지멘스, 알스톰과 당당하게 겨룬다”
  • ● “겨울에 쓴 난방기구 안전하게 보관해달라”
“전기화재율 15%로 낮춰  ‘전기안전 선진국’ 될 것”

김형우 기자

이상권(62)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 사장은 15년가량 ‘범인 잡는’ 검사로 재직한 법조인 출신이다. 인천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마치고 검찰을 나와 18대 국회의원(새누리당 인천계양을)을 지냈고, 2014년 2월 전기안전공사에 몸을 담았다. 그가 ‘낯선’ 전기안전 분야에 발을 들이며 처음 한 일은 ‘법조문’을 찾아 읽는 것이었다.
‘전기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전기안전에 관한 조사·연구·기술개발 및 홍보 업무와 전기설비에 대한 검사·점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한국전기안전공사를 설립한다.’(전기사업법 제74조 1항)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의 총 화재 건수 중 전기화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21.7%(2013년)에서 17.5%(2015년)로 ‘드라마틱하게’ 낮아졌다. 총 화재 건수는 매년 비슷한 수준인데, 전기화재만 연간 500, 600건씩 줄었다. 지난 20, 30년간 전기화재  율이 20%에서 30% 사이를 오락가락한 점을 감안할 때 ‘이상 징후’가 아닐 수 없다.
▼ 어떻게 된 일입니까.
“법에 명시된 전기안전공사의 존립 근거는 ‘전기로 인한 재해 예방’입니다.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우리 공사가 존재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오랫동안 전기화재율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어요. 반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전기화재율은 15% 안팎입니다. 그래서 임기 내에 선진국 수준으로 전기화재 율을 낮추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뜻하고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스스로에게 99점을 줘도 되겠지요(웃음)?”



현장 직원 노고에 감사

이상권 사장은 전기화재율을 임기 첫해에는 2.0%포인트, 두 번째 해에는 2.2%포인트 연속해서 낮출 수 있었던 비결로 “뭐든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전기화재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잘 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독려했다. 별도로 만든 안전기획단이 주축이 돼 전기화재 감축을 위한 크고 작은 과제 30여 개를 도출하고 실천 전략을 짰다. 영·유아 자녀를 둔 주부를 대상으로 ‘전기안전 주부교실’을 운영하는 것에서부터 전기로 인한 화재가 아닌데도 전기화재로 분류되는 일은 없는지 점검하는 일까지 다양한 과제를 전 부서, 전 직원이 분담해 추진했다.
▼ 특히 기억에 남는 과제를 꼽는다면.
“전국 60개 사업소 현장 직원들이 각 가정에 3년마다 한 번씩 전기 점검을 나갑니다. 보통 ‘두꺼비집’이라고 하는 분전반(分電盤)을 체크하는데, 직원들에게 거주자의 양해를 구하고 집 안 구석구석을 둘러보도록 했어요. 전선이 툭 튀어나온 데는 없는지, 콘센트에 먼지가 너무 많이 쌓여 있진 않은지 하나씩 챙기도록 한 거죠. 이게 우리 권한도, 의무도 아닌 데다가 많은 국민이 귀찮아하시기 때문에 현장 직원들이 참 많이 애먹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준 직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지요.”
효과적인 로드맵을 짜는 데는 해외파견 조사가 큰 참고가 됐다. 전기화재 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뉴질랜드로 5%에 불과하고, 대만은 35%로 무척 높았다. 그는 “그런데 아무도 뉴질랜드나 대만에 가서 왜 전기화재율이 낮고 높은지 따져보지 않았다”며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을 두 나라로 보냈다”고 했다.
▼ 뉴질랜드는 어떻게 해서 전기화재율 5%를 달성한 건가요.
“뉴질랜드에서 배울 점은 딱 하나였습니다. 법으로 국민에게 전기안전 수칙을 지킬 의무를 부과해 어길 경우 형사적 제재까지 가능하도록 했어요. 자연히 전기안전과 관련한 국민의식 수준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런데 뉴질랜드는 산불이 워낙 많이 발생해 전기화재 비율이 낮은 측면이 있어요. 오히려 배울 점은 대만에 더 많았습니다.”
▼ 대만?
“일관된 정부 정책과 화재 발생 후 강력한 법적 사후조치로 10여 년 전부터 화재건수가 급속도로 줄었습니다. 대만에선 화재가 발생하면 형법인 ‘공공위험죄’가 적용돼 무조건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해요. 경제기획원 중앙표준국이 모든 전기제품에 대해 인증 검사를 철저하게 하고, 각 지역 소방서 산하 화재감정위원회는 화재 원인을 철저하게 파악합니다. 대만의 이런 정책들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이 사장은 올 한 해도 전기화재 예방에 박차를 가해 또 2%포인트를 줄여 (전체 화재 중) 전기화재율 15%대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다이어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살이 쑥쑥 빠진다. 어려운 것은 웬만큼 살을 뺀 다음에 살을 더 빼는 것이다. 그는 “올해 또 전기화재 건수를 500~600건 줄이는 것이 예년보다 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못 하겠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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