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총력 특집 | 비바! 한국축구

“나는 한국의 ‘작은 독재자’로 만족한다”

어록으로 본 히딩크의 축구 철학

  • 정리·김화성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차장 > mars@donga.com

“나는 한국의 ‘작은 독재자’로 만족한다”

1/6
  • 역대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은 말을 아꼈다. 아니 말을 제대로 할 줄 몰랐다. 말이 많으면 오히려 욕을 먹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반면 히딩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의 말을 따라가 보면 한국축구의 현주소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역시 그는 고수다. 지난 반세기를 지배해온 고정관념에 칼을 들이댔으니 말이다.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500일 동안의 어록을 정리했다.(편집자)
”한국선수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지금 당장 나무에 올라가라고 지시한다면 그렇게 하겠는가?”

-2000년 11월 당시 대한축구협회 가삼현 국제부장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처음 만났을 때 대뜸 가부장에게 질문을 던지며. 가부장이 “아마 그럴 것”이라고 대답하자 히딩크는 “좋은 전통”이라며 고개를 끄덕끄덕

“한국축구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선뜻 맡을 수 없다. 일단 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달라.”

-2000년 11월 한국축구팀을 맡아달라는 이야기에

“월드컵 유치국 감독이라는 점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진지하고 프로다운 태도에 끌렸다. 한국인들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고 축구협회의 능력도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주변의 아는 분들이 큰 도전이니까 한번 해보라고 권했는데, 물론 최종 결정은 내가 내렸다.”

-2000년 12월 한국축구팀을 맡은 동기에 대해

“한국선수들이 하나같이 열심히 뛰는데 강한 인상을 받았다. 전체적인 사기 투지 근성 등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한국팀의 가장 큰 문제는 전술이다. 공격-미드필드-수비진의 관계설정과 선수들간의 관계수립을 통해 팀의 역량을 최고조로 올리는 일이 중요하다.”

-2000년 1월8일 네덜란드에서 한국으로 부임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난 프로다. 그래서 일한 만큼 받아야 한다. 돈은 다음 문제다. 중요한 것은 축구인으로서 또다른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과 한국 국민과 함께 월드컵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이다.”

-2001년 1월초 한국에 부임하기 전 인터뷰에서

“한국축구가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전술적인 면이다. 축구감독으로서 일반적인 목표는 90분 동안 통제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곧 팀을 기계로 만드는 것이다.”

-2001년 1월 한국에 부임하기 전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를 원하나. 머리라도 빡빡 밀어버릴까.”

-2000년 12월18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1998년 도요타컵 우승 후 수염을 깎았는데 한국을 월드컵 16강에 진출시킨 뒤엔 무엇을 보여줄 것이냐’고 묻자

나는 직업이 취미다

“한국선수들은 마치 시종 4000∼5000rpm으로 달리는 자동차와 같다. 자동차가 계속 같은 속도로만 갈 수는 없다. 패스할 때도 리듬과 템포를 살려 강할 땐 강하게, 약할 땐 약하게 차는 것을 잊지 말아라.”

-2001년 1월 울산 훈련장에서

“뭐든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한국이 월드컵에 많이 나가 인지도는 높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러한 습관을 깨고 싶다.”

-2001년 1월 울산 첫 훈련회견에서

“내 취미는 음악과 축구다. 남들은 직업이 어떻게 취미일 수가 있느냐고 하지만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그날 훈련한 내용을 비디오로 분석해 정리하고 다음 프로그램을 생각한다.”

-2001년 2월 두바이 4개국대회 회견

“왜 가운데 길로만 가려고 하느냐. 위험성이 있지만 옆길로 가면 훨씬 더 빠른 길이 있는데, 상대 수비의 압박이 들어오는 곳에 볼을 주는 이유는 뭐냐. 한번 나한테 그 이유를 설명해보라.”

-2001년 2월 두바이 4개국대회 훈련 도중 어느 선수가 아무 생각 없이 안일한 패스와 볼터치를 하자

“축구의 기본은 기술이지만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기술도 먹히지 않는다. 운동장에서는 체력과 스피드가 앞서는 선수가 이길 수밖에 없다.”

-2001년 2월 두바이 4개국대회 회견

“한국팀의 강점은 운동장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100% 발휘하려는 자세와 볼에 대한 집착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보면 약점도 된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온 힘을 쏟다보면 무리하게 되고 결국 전체 밸런스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는다.”

-2001년 2월 두바이 4개국대회 회견

“선수나 코칭 스태프에게 똑같이 나누어달라.”

-2001년 2월 두바이 4개국대회 아랍에미리트전을 4대1로 이긴 뒤 축구협회 조중연 전무가 격려금을 나눠주겠다고 하자

“난 한국선수들에게 두 가지 점에서 놀랐다. 하나는 유럽의 어떤 선수들보다 한국선수들은 양발을 모두 잘 쓴다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왜 한국선수들은 볼을 잡기만 하면 그렇게 흥분하는가 하는 것이다.”

-2001년 3월 어느 사석에서

“여론을 수렴하다보면 내 축구철학이 흔들릴 수 있고 전술적인 완성도가 방해받을 수 있다. 나는 오로지 나의 길을 간다.”

-2001년 4월 이집트 4개국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구성에 대해 묻자 언론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1/6
정리·김화성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차장 > mars@donga.com
목록 닫기

“나는 한국의 ‘작은 독재자’로 만족한다”

댓글 창 닫기

2018/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