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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 시차제 토털사커’로 못다 이룬 ‘오렌지 혁명’ 폭발 꿈꾼다

  • 장원재 숭실대 교수·연극학,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j12@ssu.ac.kr

‘아드보카트 시차제 토털사커’로 못다 이룬 ‘오렌지 혁명’ 폭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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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행보가 숨가쁘다. 1, 2월 세계를 돌며 치러진 평가전과 전지훈련을 통해 아드보카트가 한국 축구에서 구현하려는 비전이 조금씩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그가 포백 시스템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히딩크 감독과는 어떻게 다른가.그의 비전은 어디서 유래했으며, 어떻게 진행되고, 어디로 향하는가. 미리 보는 독일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전략·전술 A to Z.
‘아드보카트 시차제 토털사커’로 못다 이룬 ‘오렌지 혁명’ 폭발 꿈꾼다
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홍콩-미국-시리아로 이어지는 대장정. 지구를 한 바퀴 돌며 6주간 10경기를 치르는 태극전사들의 빡빡한 일정을 지켜보며 언론의 촉각은 한 부분으로 집중된다. 이번 전지훈련이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이 전술훈련을 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다. 서유럽 프로축구 시즌은 8월에 시작해서 이듬해 5월에 끝나고, K리그도 3월에 막이 올라 12월까지 이어진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대표팀이 합숙하며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월드컵 개막 직전의 3주뿐이다.

전술훈련이란 선수 개개인에게 특정 상황, 특정 장소에서의 동선(動線) 패턴을 숙지시켜 사전약속에 따라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창조적 반복훈련이다. 각각의 선수를 경기장의 어느 장소에 어느 대형으로 배치하느냐는 문제가 바로 포메이션(formation)인데, 이 포메이션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각 부분을 어떤 식으로 조합해 전체적인 운영틀을 만들 것인지를 두고 각국의 감독들은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인다.

최근 국내 언론들은 ‘아드보카트 호의 포백(four-back) 실험’이라는 말로 이번 전지훈련의 지향점을 집약해서 표현하고 있다. 기사마다 등장하는 스리백(three-back)과 포백 시스템이라는 용어를 두고 의아해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두 시스템엔 과연 무슨 차이가 있을까. 단지 상대방 공격수의 숫자에 따라 수비수를 한 명 더 늘리고 줄이는 것 아닌가. 표면적으로 보자면 맞는 말이지만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스리백과 포백은 내각제와 대통령제만큼이나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대인방어와 지역방어

월드컵 4강신화에 빛나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애용한 포메이션은 스리백을 바탕으로 하는 3-4-3이었다. 반면 아드보카트 감독이 추구하는 포메이션은 포백을 근간으로 하는 4-3-2-1이나 변형 4-3-3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스리백으로 크게 성공한 히딩크 감독도 마지막 순간까지 포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물론 스리백이 포백에 비해 근본적으로 열등한 전술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다만 월드컵 16강 이상을 꿈꾸는 팀이라면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서는 포백 전술이 스리백 전술에 비해 구조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하자.

농구로 비유하자면 스리백은 대인방어(man to man)이고 포백은 지역방어(zone defense)다. 실점 상황을 보면 스리백은 상대적으로 상대팀에 단독 슛찬스를 많이 내주고 포백은 2대 1 돌파나 공간배후침투 등에 허점을 보인다. 스리백은 수비진 전원이 탁월한 체력 혹은 스피드를 갖고 있다는 전제하에 성립한다. 반면 포백은 수비진 각 포지션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즉 전술적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이 사전 약속에 따라 정교하게 구성하는 시스템이다. 당연히 포백이 체력을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포백은 골키퍼를 포함한 다섯 명의 수비요원 사이에 손발이 맞지 않으면 어이없는 실점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예컨대 텔레비전으로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화면 안의 수비수 숫자는 많아 보이는데, 이상하게도 결정적인 장소에는 상대 공격수 여럿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경우나, 수비진 사이의 밸런스가 깨져 선수들이 왠지 모르게 우왕좌왕하며 허둥대는 듯 보이는 경우가 그렇다.

이를 넘어서려면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듯 선수들이 차근차근 호흡을 맞춰가야 한다.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스리백에 비해 포백은 협력 플레이를 설계하고 운용하는 데 별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한국 축구가 떠안고 가야 하는 모든 고민의 출발점이다. 스리백으로 가면 초반 한두 경기는 상대적으로 잘 치를 수 있겠지만, 이후로는 힘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지금 한국 축구의 수준에 비춰보아 포백은 ‘모 아니면 도’라는 도박적 속성이 다분하다. 성공하면 무엇보다도 값진 도구지만 자칫 잘못하면 모든 투자가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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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숭실대 교수·연극학,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j12@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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