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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그린 필드 ⑫

몽골 칭기즈칸 골프장

호쾌한 장타의 쾌감, 억센 동토(凍土) 러프의 좌절

  • 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algolf@yahoo.co.kr

몽골 칭기즈칸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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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곳이든 깃대만 꽂으면 훌륭한 골프장이 될 것 같은 초원의 나라 몽골. 유일한 18홀 골프장인 칭기즈칸 골프장은 고산지대인데다 심한 내리막 코스가 많아 골퍼들이 애를 먹는다. 하지만 스코어가 나쁘면 어떠랴. 절경과 목가적 정취, 맑은 공기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것을.
몽골 칭기즈칸 골프장
하늘에서 내려다본 몽골은 한 폭의 수채화다. 광활한 초원에선 양떼와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흰 버섯 모양의 둥근 텐트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강줄기는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고, 가르마 같은 길을 따라 낙타를 타고 가는 이들의 행렬도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풍광에 심취한 것도 잠깐, 비행기는 울란바토르 국제공항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입국심사장에서 만난 몽골인들은 얼굴 생김새와 체형이 우리와 비슷한데다, 어릴 적 할머니에게서 들은 몽골반점 이야기 때문인지 왠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 유목민들은 13세기에 이곳 중앙아시아 대초원에서 시작해 남으로는 남중국해, 서로는 발트해에 이르는 거대제국을 일궜지만 지금은 1인당 국민소득 600달러에 불과한 빈국(貧國)으로 전락했다. 그래서인지 지금 칭기즈 칸의 후손들에게선 800년 전을 떠올리게 하는 패기와 위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들은 그저 온순하고 친절하기만 하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풍광은 우리나라의 1960년대 도시 풍광과 비슷하다. 높은 빌딩과 아파트촌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 빈민과 유목민의 텐트촌도 널려 있다. 몽골의 면적은 남한의 16배이지만 인구는 290만명에 불과하다. 이중 85만명이 울란바토르에 거주하고 있어 심각한 주택난과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우리에겐 ‘몽고’라는 국명이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이곳에서는 반드시 ‘몽골’이라고 해야 한다. 몽고는 중국인이 주변 민족을 몽매한 야만인이라고 경시해 부르던 데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1924년 수립된 몽골인민공화국의 약자인 몽골(Mongolia)이 정식 명칭이다. ‘외몽골’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중국 자치주인 내몽골과 구분해 부르는 명칭이다.

몽골은 공업주도형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한 국가 이미지 쇄신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칭기즈 칸의 부활이다. 1921년 사회주의 혁명 후 한동안 그를 봉건압제자로 규정해 이름조차 거명하지 못하게 했지만 지금은 공항, 거리, 호텔, 골프장, 보드카에까지 그의 이름을 붙이는 등 몽골의 상징으로 부각하고 있다. 지난 7월엔 울란바토르 시청 앞에 칭기즈 칸의 대형 동상이 세워졌는데 국민에게 옛 영화와 향수를 고취시키고 있다.

시내로 들어서니 거리를 질주하는 차량의 절반 이상이 현대자동차이고, 한글 간판도 눈에 많이 띈다. 슈퍼마켓엔 우리나라 화장품, 과자, 식기류, 생필품이 널려 있다. TV에서는 ‘모래시계’ ‘대장금’ ‘겨울연가’를 방영하고 상점이나 극장, 카페엔 으레 한국 연예인 사진이 걸려 있다. 한류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식당도 60여 곳이 성업 중이라고 한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도 많아 17개 대학과 3개 중등학교에 한국어학과가 설치되어 있다. 몽골인들은 한국이 학교와 병원을 세워주고, 양국간 청소년 교류도 활발해 한국을 ‘솔롱고스’, 즉 ‘무지개 나라’라고 부르며 좋아한다.

다음날 아침 칭기즈칸 골프장으로 가기 위해 시내를 벗어나니 광활한 초원이 끝없이 펼쳐진다. 푸른 산야는 아무데나 깃대만 꽂으면 골프장이 될 것처럼 평탄하고 매끈하다. 생계형 목축국가여서인지 가는 곳마다 양떼와 소들로 가득해 풍요로워 보였다.

평원을 따라 구불구불 달리는 시골도로 주변은 그대로 관광코스다. 전통복장을 하고 걸어가는 할아버지, 특이한 승복을 입은 늙은 라마승, 말을 타고 장에 가는 시골 아낙들, 풀을 뜯는 검은 야크들, 떼 지어 연못에서 물을 마시는 가젤, 먹이를 찾기 위해 하늘 위를 빙빙 나는 독수리떼…. 다큐멘터리 필름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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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algolf@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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