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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 변호사의 골프생각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코스는 어디입니까?

  • 소동기 변호사, 법무법인 보나 대표 sodongki@bonalaw.com / 일러스트·김영민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코스는 어디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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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나는 한국의 10대 골프장을 선발하는 행사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골프장 사업자들로 하여금 더 좋은 골프장을 가꾸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할 것이고, 그 결과 한국의 골프문화는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 그것은 문학작품에 대한 공모제도, 미술작품에 대한 평가전, 음악 콩쿠르 등이 그 공정성이나 상업성에 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각 해당 분야의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지켜보아왔기 때문이다.

나인브리지 골프장이 세계 100대 골프장에 선정됐다는 것도 당사자들의 생각과는 전혀 관계없이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는 지난번 골프다이제스트사의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골프장’에 핑크스 골프장이 선정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국내에 있는 골프장이 세계적으로 회자되는 일이란 우리나라의 남녀 골프선수들이 미국의 PGA투어와 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 못지않게 한국 골프계가 세계 골프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반영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글의 맨 앞에서 본 대로 골프전문 잡지사가 필자에게 전화를 건 것 역시, 필경 필자의 이러한 생각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11개 기준과 3개의 원리

25년 가까운 세월 동안 골프를 하다보니 주위 사람들로부터 골프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가장 흔하게 받는 질문이 핸디나 베스트 스코어, 드라이버 비거리, 홀인원 경험 여부,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좋은 코스’에 관한 것이다.



골프 매체들이 자주 베스트 10을 선정하는 것 역시 무엇보다도 골퍼들이 갖고 있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동시에 그것을 이용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골프장은 설계자의 독특한 심미관을 토대로 지어진 것이다. 그런데다 설계자는 발주자의 요청에 따라 여러 가지 특수한 목적도 설계에 고려하게 마련이다.

저명한 코스설계가인 마이클 허잔은 코스를 설계할 때의 기준으로 다음의 11가지 항목을 들고 있다. 안전성(Safety), 거리의 다양성(Flexibility), 필요한 샷의 종류, 길이, 타깃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샷밸류(Shot Value), 위험과 보상을 주기 위한 해저드의 위험 정도와 배치를 나타내는 공정성(Fairness), 홀의 전개순서와 홀 관련 샷밸류를 의미하는 점진성(Progression), 골퍼들의 이동성(Flow), 균형성(Balance), 유지관리 비용(Maintenance Cost), 건설계획(Construction Planning), 미적 요소(Aesthetics), 끝으로 대회 개최 능력(Tournament Qualities)이 그것이다.

또한 골프 설계의 명장으로 꼽히는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는 ‘GOLF by DESIGN’이라는 저서에서 골프코스 설계원리의 변천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를 곰곰이 되씹어보면 골프장 설계가들이 코스를 설계하는 데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략적인 골프코스

거의 모든 홀에 어려움의 정도가 다른 해저드를 배치함으로써, 골퍼들이 의식적으로 자기 능력에 맞는 공략법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전략적 골프코스’의 기본원리. 해저드를 두려워하지 않고 대담하게 낙구(落球) 지점을 선택하는 플레이어가 해저드의 위험을 선택하지 않는 플레이어보다 다음 스트로크에서 더 쉬운 샷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저드를 배치하는 식으로, 공략 각도에 편차를 두는 것이다. 이를테면 한 홀의 그린이 페어웨이의 왼쪽에서 어프로치하기 가장 편하게 되어 있다면 페어웨이 해저드를 왼쪽에 만들어 위험과 보상이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

세인트앤드루스에서 플레이하는 골퍼들은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위험과 보상이 균형을 이루는 샷을 구사해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상대방과 경기를 벌인다. 세인트앤드루스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매치플레이코스다. 이 코스는 지고 있는 경기자가 큰 성과를 거둬 게임을 역전시키려면 상대방보다 위험도가 높은 공략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해저드가 배치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전략적 골프의 전형이다.

이를 구현하려면 골퍼는 홀까지 공략선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각각의 공략선은 모두 그 나름의 위험과 보상이 따라야 한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14번 홀은 서로 다른 기량을 가진 네 명의 골퍼가 각자의 능력에 가장 알맞은 전략으로 어떻게 플레이할 수 있는지 그 예를 보여주는 데 자주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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