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호

인간의 마라톤 한계기록은 1시간57분?

  • 김화성 동아일보 스포츠 전문기자 mars@donga.com

    입력2008-10-30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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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마라톤은 1908년 미국의 존 하예스가 2시간55분18초의 공식 기록을 세운 이래 올해로 딱 101년째. 101년 동안 51분19초가 빨라졌다. 1988년 4월 2시간7분 벽이 깨진 뒤 11년6개월 만에 2시간6분 벽이 깨졌고, 2시간5분 벽이 무너진 것은 그보다 훨씬 짧은 4년 만이다. 2시간4분 벽도 5년 만에 게브르셀라시에에 의해 깨졌다. 그러면 2시간대 벽은 언제 깨질까?
    인간의 마라톤 한계기록은 1시간57분?
    현대 마라톤의 승부는 초반 5km에서 결정된다. ‘마라톤은 후반 30km 이후에서 결정 난다’는 말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현대 마라톤은 인정사정없다. 비정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스피드 전쟁뿐이다. 코스는 변수가 못 된다. 세계 메이저대회일수록 평탄한 코스 개발에 온갖 노력을 다한다. 대부분 코스의 최고 최저 고도차가 10m를 넘지 않는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오르막이 사라진 것이다.

    날씨도 기록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저마다 마라톤 적정기온(섭씨 9。안팎)에 맞춰 출발한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6시에 출발하는 대회도 있다.

    한마디로 마라톤 기록 3대 변수인 ‘코스-날씨-선수 컨디션’이 ‘항수’가 돼버렸다. 이제 변수는 오로지 스피드뿐이다. 게브르셀라시에처럼 출발부터 결승선까지 모든 구간을 경기장 트랙에서 10000m 달리듯이 달려야 한다.

    한국 마라톤의 자존심 ‘봉달이’ 이봉주(38·삼성전자)는 지난 8월24일 베이징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 2시간17분56초로 28위에 그쳤다. 케냐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초반부터 작심하고 속도전을 펼치는데 도저히 어찌해볼 수가 없었다. 초반 5km도 못 가 페이스가 엉망이 돼버렸다. 선두권은 저만치 앞서가고,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무리하다 보니 리듬과 호흡이 흐트러졌다. 5km 지점에서 선두권 선수들이 물을 잡을 때, 봉달이는 이미 뒤쪽으로 처져 TV화면에서 보이지도 않았다.

    봉달이는 5㎞-15분3초(44위), 10㎞-30분42초(43위), 15㎞-46분58초(46위), 20㎞-1시간03분05초(44위) 등 줄곧 40위권에 머물렀지만, 35㎞ 지점에서 1시간53분51초로 3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막판에 20위권대로 레이스를 마쳤다.



    우승자는 역시 초반부터 속도전을 주도했던 케냐의 사무엘 카마우 완지루(22). 그는 초반 20km까지 5km 평균 14분33초에 달렸다. 봉달이의 평균 15분46초에 견주면 무려 1분13초나 빠른 속도다.

    완지루는 2시간6분32초의 기록으로 1984년 LA올림픽에서 포르투갈의 카를로스 로페스가 세운 올림픽기록(2시간9분21초)을 무려 2분49초나 앞당겼다. ‘올림픽 마라톤은 스피드보다는 순위싸움’이라는 공식을 깨버린 것이다. 선두그룹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며 후반까지 간 뒤, 보통 35km 이후에 치고 나가는 레이스 양상이 더는 먹혀들지 않게 됐다.

    완지루는 100m를 평균 17.99초의 빠르기로 달렸다. 완지루는 이번 베이징올림픽 마라톤이 생애 세 번째 공식대회 완주다. 키 163㎝에 몸무게 51㎏의 왜소한 체구(이봉주 168cm 54kg). 그는 “경쟁자들을 좀 더 피곤하게 만들기 위해서, 속도를 내지 않으면 내 몸이 피곤해지기 때문에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완지루는 2001년 15세 때 육상을 시작했으며, 2002년 일본으로 건너가 센다이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2005년 도요타 규슈 육상팀에 입단해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에 이어 은메달을 따낸 모리시타 고이치 코치에게서 배웠다. 2005년 8월 남자 1만m 주니어 세계신기록(26분41초75)을 세웠고, 2주 뒤인 9월11일 로테르담 하프마라톤에서 59분16초로 세계기록을 1초 앞당겼다.

    1시간대, 가능한가?

    완자루의 마라톤 데뷔전은 2007년 12월 일본 후쿠오카대회. 그는 첫 대회에서 2시간06분39초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했다. 2008년 4월 런던마라톤에서는 2시간05분24초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에는 하프마라톤에서 58분33초로 세계최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현대 마라톤에선 스피드가 있으면 살고, 스피드가 없으면 죽는다. ‘후반 30km 이후에 승부를 건다’는 작전은 더는 작전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 것뿐인가. 40km까지 스피드전쟁에서 살아남은 선수들조차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나머지 2.195km에서 살아남은 선수들끼리 최후의 스피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결국 승부는 결승선이 있는 경기장 안 트랙에서 결정된다. 피 말리는 트랙게임으로 우승자가 확정된다.

    트랙게임을 벌이는 선수들은 피가 마른다. 입술이 바싹바싹 타고, 심장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몸은 천근만근 자꾸만 땅속으로 가라앉는다. 오직 정신력으로, 본능적으로 다리를 옮길 뿐이다.

    지난해 10월8일 미국 시카고 남자마라톤에서는 0.5초 차이로 우승자가 바뀌는 최고의 트랙게임이 펼쳐졌다. 출발 때 기온 23℃에 골인 때 기온 31℃. 찜통 속에 펼쳐진 지옥의 레이스였다.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조우아두 가리브(모로코)가 1위를 달렸지만 그가 잠시 방심하며 스피드를 늦추는 순간, 바짝 뒤따르던 패트릭 이부티(케냐)가 치고 나가 가슴을 쭉 내밀었다.

    결국 이부티와 가리브는 2시간11분11초로 동시에 골인했다. 하지만 현장 사진 판독 결과 이부티가 0.5초 빠른 것으로 판정돼 1위를 차지했다. 초 단위까지만 기록을 재는 마라톤대회에서조차 이젠 포토 피니시(결승선 사진 판독)로 우승자를 가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5·에티오피아)가 마침내 마라톤에서 2시간4분대 벽을 깨뜨렸다. 게브르셀라시에는 9월28일 제33회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3분59초로 세계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2시간4분26초)을 27초 앞당기며 3년 연속 우승한 것이다. 그는 100m를 평균 17.63초의 속도로 달렸다. 10초에 평균 56.7m를 달린 셈이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 레이스에 나서기 전부터 “2시간3분대도 가능하다”고 큰소리를 쳐왔다. 이번 우승 후에도 “날씨, 레이스 관중 등 모든 게 완벽했다. 정말 행복하다. 베를린은 나에게 행운의 도시다”라고 말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가벼운 장딴지 부상으로 대회 15일 전부터 1주일가량 제대로 훈련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날씨는 출발 기온 섭씨 8。에 골인지점 섭씨 16。로 마라톤 레이스엔 안성맞춤이었다.

    마라톤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과연 1시간대 진입은 가능한 것인가?

    게브르셀라시에는 2006년 1월 미국 피닉스 하프마라톤에서 58분55초의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다. 만약 똑같은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다면 풀코스를 1시간57분50초에 주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게브르셀라시에의 하프기록도 지난해 3월 완지루가 58분33초로 22초를 앞당겨 깨졌다. 같은 스피드라면 1시간57분6초에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어쩌면 2시간3분대의 벽도 ‘떠오르는 해’ 완지루나 ‘백전노장’게브르셀라시에 둘 중 한 사람에 의해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어쩌면 두 사람이 나란히 출전할 내년 4월 런던마라톤이 그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에티오피아 아셀라(해발 2430m)에서 태어났다.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산과 들로 뛰어다녔다. 학교도 왼손에 책보를 꽉 쥐고 바람같이 달려갔다가, 바람같이 돌아왔다. 통학버스 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는 정확히 10km. 그의 심장은 기관차 엔진처럼 튼튼했고, 그의 두 다리는 무쇠처럼 단단했다.

    1992년 열아홉의 나이에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5000m, 10000m를 석권하며 세계무대에 얼굴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에겐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다르다면 트랙 위를 달린다는 것뿐, 날마다 학교 오가는 것과 똑같았다. 오히려 왼손에 책보가 없어 허전했다. 가슴 한쪽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았다. 그래서 트랙에서도 왼손은 늘 책보를 쥔 듯한 자세로 달렸다. 사람들은 왜 왼손을 구부정하게 늘어뜨린 자세로 달리느냐며 수군댔다. 하지만 남이 뭐라던 그건 알 바 아니었다. 스무 살 때인 1993년부터 95, 97, 99년까지 세계선수권 1만m 4회 연속우승. 96애틀랜타, 2000시드니올림픽 1만m 우승. 크로스컨트리, 5000m, 1만m에서 24번 세계기록 작성. 그 앞엔 거칠 것이 없었다.

    세계 마라톤은 1908년 미국의 존 하예스가 2시간55분18초의 공식 기록을 세운 이래 올해로 딱 101년째. 101년 동안 51분19초가 빨라졌다. 1988년 4월 2시간7분 벽이 깨진 뒤(에티오피아 벨라이네 딘사모, 2시간6분50초) 11년6개월 만에 2시간6분 벽이 깨졌고(99년 10월. 미국 할리드 하누치. 2시간5분42초), 2시간5분 벽이 무너진 것은 그보다 훨씬 짧은 4년 만(2003년 9월. 케냐 폴 터갓. 2시간4분55초)이다.

    결국 2시간4분 벽도 5년 만에 게브르셀라시에에 의해 깨졌다. 2시간3분 벽은 언제 깨질까? 게브르셀라시에는 “난 2시간3분대까진 뛸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베를린에서 그렇게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한다. 아마 그럴 것이다. 적어도 2시간3분 벽, 아니 2분 벽은 머지않아 그 아니면 완지루에 의해 깨질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 생리학자들은 ‘2시간 벽은 깨지겠지만 1시간55분 때까지 근접하진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켄터키주립대 존 크릴 교수팀은 날씨, 코스, 러닝화 등 최적의 조건으로 시뮬레이션할 경우 마라톤 풀코스 한계기록이 1시간57분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1시간57분에 풀코스를 뛰려면 100m를 16초63에 달려야 한다.

    전통적으로 한국 마라톤의 장점은 은근과 끈기다. 하지만 요즘 현대 마라톤에선 그것은 자랑이 아니다. 거꾸로 말하면 스피드가 부족하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스피드가 부족한 선수는 아예 마라토너를 꿈꾸지 않는 게 낫다. 게브르셀라시에나 완지루의 발자취를 보면 세계최고의 마라토너가 되는 방법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19세 때부터 29세까지 세계 중장거리(1500, 3000, 5000, 10000m)를 휩쓸었다. 10년 동안 크로스컨트리, 5000m, 10000m에서 24번의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29세인 2002년에야 비로소 런던마라톤 대회에서 처음 풀코스 마라톤을 뛰었다. 그는 데뷔 이래 단 한 번도 2시간6분대 이후로 벗어난 적이 없다. 그만큼 스피드가 빠르다는 이야기다.

    달리기 천재 흑인

    완지루도 2007년 4월 하프마라톤에서 세계최고기록(58분33초)을 세운 뒤 그해 12월 후쿠오카대회에서 처음으로 풀코스에 도전, 우승했다. 역시 19세 때 게브르셀라시에처럼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 10000 m에서 우승(신기록)했다.

    결국 5000, 10000m, 하프마라톤에서 세계 수준에 이르러야 비로소 마라톤에서 한번 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현대 마라톤은 ‘단거리의 확대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처절한 스피드 레이스다. 2시간5분대를 달리려면 5000m 13분20초 이내, 10000m 27분대에 끊어야 한다. 5000m 세계기록은 에티오피아의 케네니사 베켈레 12분37초35(한국 지영준 13분49초99). 10000m 세계기록은 역시 베켈레의 26분17초35(한국 김종윤 28분30초54).

    한국 마라톤 최고기록은 2000년 2월 도쿄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세운 2시간7분20초다. 이 기록은 이미 1985년 포르투갈의 카를로스 로페스가 2시간7분12초를 세우며 넘어선 기록이다. 한국마라톤은 세계에 딱 23년 뒤지는 셈이다.

    거리로 따져보면, 게브르셀라시에가 결승선에 골인할 때 이봉주는 정확히 1.108km 뒤처진 41.087km 지점을 달린다고 말할 수 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초원을 천진난만하게 달린다. 힘도 들이지 않고 즐겁고 신나게 뛰어다닌다. 이들은 커서 자연스럽게 마라토너가 된다.

    아베베 비킬라(에티오피아·1932~ 1973)가 1960년 로마올림픽 마라톤에서 맨발로 달려 우승한 것은 사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만약 아프리카 국가들이 좀 더 ‘먹고살 만하고, 국제 스포츠 무대에 관심이 있었더라면’ 훨씬 이전에 올림픽을 휩쓸었을 것이다. 아베베는 올림픽에 나가기 전까지 공식 대회에서 딱 한 번밖에 풀코스를 달려본 적이 없다. 생애 두 번째 마라톤 레이스에서 가볍게 목에 금메달을 건 것이다. 흑인 최초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이었다. 그는 내친김에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우승했다. 이번엔 신발을 신고 달렸다.

    달리기는 이제 흑인들 세상이다. 단거리는 중서아프리카(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출신과, 미국 그리고 카리브 연안 출신 흑인들이 펄펄 날고 있다. 장거리는 동부아프리카(케냐, 에티오피아)와 남아공 흑인들이 우승을 휩쓸고 있다. 왜 흑인들은 달리기에 뛰어날까? 연구 결과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사실은 없다.

    다만 최근 미국의 생물학자 빈센트 사리히는 재미있는 통계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수년간 세계 각종 육상대회 성적을 토대로 중장거리에 대한 케냐인들의 우수성을 입증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마라토너가 나올 확률은 ‘케냐의 칼렌진 부족이 100만명에 80명꼴이라면 이외 다른 국가는 인구 2000만에 1명꼴’이라는 것이다.

    결국 인구 300만의 케냐 칼렌진 부족에 약 240명의 잠재적인 세계적 마라토너가 있다면 한국엔 잘해야 2, 3명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국의 경우 어쩌면 황영조, 이봉주를 이을 천재가 당분간 나오기 힘들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왜냐하면 두 천재가 이미 나왔으니 확률로 보면 당분간은 더 나오기 어렵다는 계산이다. 혹시 황영조만 천재로 인정한다면 1, 2명은 더 나올지도 모른다.

    5대 마라톤 대회

    덴마크의 코펜하겐 대학 벵트 샐틴 교수는 30여 년 동안 동아프리카인들의 생리적 특징을 연구해온 학자다. 샐틴 교수는 말한다. “보통 인간은 심한 운동을 하면 근육에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면서 극도로 피로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동부 아프리카인들은 심한 운동을 해도 유전적으로 근육에 암모니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라톤대회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주저 없이 ‘5대 마라톤 대회’를 꼽는다.

    1897년에 시작된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마라톤 대회, 뉴욕시민들이 만들어낸 뉴욕마라톤, 상금이 가장 많아 ‘마라톤 세계 톱10’ 선수들이 즐겨 찾는 런던마라톤, 코스가 평탄하고 좋아 기록이 잘 나오는 베를린마라톤과 시카고마라톤이 바로 그렇다.

    미국에 3개 대회가 있고 유럽에 2개 대회가 있다. 보스턴대회는 ‘죽음의 코스’로 유명하다. 하지만 1회 이래 단 한 번도 코스를 바꾼 적이 없다. 그런 힘든 코스야말로 마라톤 정신을 가장 잘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베를린마라톤 코스는 런던, 시카고와 함께 `세계 3대 세계기록의 산실로 불리는 곳이다. 올해까지 남자부에서 4개, 여자부에서 2개 총 6개의 세계최고기록이 나왔다. 2003년 폴 터갓(케냐)이 2시간4분55초의 세계최고기록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게브르셀라시에가 4분대, 3분대를 잇달아 진입하는 등 역대 마라톤 1, 2, 4위 기록이 모두 베를린에서 나왔다.

    런던 코스는 바닥이 돌로 된 부분이 많고, 시내 곳곳을 구불구불 도는 곳이 많다는 약점이 있다. 돌바닥은 그만큼 무릎에 충격을 많이 준다. 또한 굴곡이 많으면 아무래도 전속력으로 달리지 못한다. 대신 런던대회엔 세계 톱스타들이 비싼 돈을 받고 오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이와는 약간 다르지만 ‘세계 4대 극한 마라톤대회’도 있다. ① 이집트 사하라사막 마라톤(250km) ②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250km) ③ 칠레 아카타마사막 마라톤(250km) ④ 남극 마라톤(250km)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남극 마라톤은 ‘사하라-고비-아카타마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2007년 1월에 열린 남극대회에는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19명만이 참가할 수 있었다. 참가비용만 1만5000달러나 된다. 冬

    9월28일 베를린마라톤에서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2시간3분59초의 세계최고기록을 세웠다.

    ‘봉달이’ 이봉주는 베이징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 28위에 올랐다. 올해 39세인 이봉주는 베이징올림픽에서 39번째 완주를 기록했다.

    케냐의 사무엘 완지루가 베이징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 2시간6분32초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포르투갈의 카를로스 로페스가 세운 올림픽 기록(2시간9분21초)을 3분 가까이 앞당겼다.

    ▼ 게브르셀라시에의 달리기 발자취

    중장거리

    · 1992년 19세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 5000,10000m 우승

    · 1993년 20세 독일 슈투트가르트세계선수권 10000m 우승

    · 1995년 22세 스웨덴 예테보리세계선수권 10000m 우승

    · 1996년 23세 애틀랜타올림픽 10000m 우승

    · 1997년 24세 그리스 아테네세계선수권 10000m 우승

    · 1999년 26세 스페인 세비야세계선수권 10000m 우승

    · 1999년 26세 일본 마에바시 세계실내육상선수권 1500, 3000m 우승

    · 2000년 27세 시드니올림픽 10000m 우승

    · 2003년 30세 영국 버밍엄 세계실내육상선수권 3000m 우승

    · 2004년 31세 아테네올림픽 10000m 5위

    · 2008년 35세 베이징올림픽 10000m 6위

    마라톤

    · 2002년 29세 런던마라톤 데뷔전 할리드 하누치(미국) 폴 터갓(케냐)에 이어 3위(2시간6분35초)

    · 2005년 32세 암스테르담마라톤 2시간6분20초 시즌 최고기록 우승

    · 2006년 33세 베를린마라톤 2시간5분56초 시즌최고기록 우승

    · 2006년 33세 후쿠오카마라톤 2시간6분52초 우승

    · 2007년 34세 뉴욕시티 하프마라톤 59분24초 우승 이후 2008년 35세 리스본하프마라톤대회까지 하프마라톤 출전 전 대회 우승(9차례)

    · 2007년 34세 베를린마라톤 2시간4분26초 세계최고기록 우승

    · 2008년 35세 두바이마라톤 2시간4분53초 우승

    · 2008년 베를린마라톤 2시간3분59초 세계최고기록 우승

    ▼ 마라톤 세계기록 변천사

    · 1908. 7.24 존 하예스(미국) 2시간55분18초4

    · 1909. 1.1 로버트 플라워(미국) 2시간52분45초4

    · 1909. 2.12 제임스 클라크(미국) 2시간46분52초8

    · 1909. 5.8 알버트 레이즈(미국) 2시간46분4초6

    · 1909. 5.26 헨리 바레트(독일) 2시간42분31초0

    · 1909. 8.31 투레 요한슨(스웨덴) 2시간40분34초2

    · 1913. 5.12 해리 그린(독일) 2시간38분16초2

    · 1913. 5.31 알렉시스 알그렌(스웨덴) 2시간36분6초6

    · 1920. 8.22 요한 콜마인(핀란드) 2시간32분35초8

    · 1925. 10.12 알버트 미첼슨(미국) 2시간29분1초8

    · 1935. 3.31 스즈키 후사시게(일본) 2시간27분49초0

    · 1935. 4.3 손기정(한국) 2시간26분42초

    · 1947. 4.19 서윤복(한국) 2시간25분39초

    · 1952. 6.14 제임스 피터스(영국) 2시간20분43초

    · 1954. 6.26 제임스 피터스(영국) 2시간17분40초

    · 1958. 8.24 세르게이 포포프(구 소련) 2시간15분17초

    · 1960. 9.10 아베베 비킬라(에티오피아) 2시간15분17초

    · 1963. 2.17 도루 데라사와(일본) 2시간15분16초

    · 1963. 6.15 레오나르드 에델렌(미국) 2시간14분28초

    · 1964. 6.13 바실 히틀리(영국) 2시간13분55초

    · 1964. 10.21 아베베 비킬라(에티오피아) 2시간12분12초

    · 1965. 6.12 모리오 시게마쓰(일본) 2시간12분00초

    · 1967. 12.3 데렉 클레이턴(호주) 2시간9분37초

    · 1969. 5.30 데렉 클레이턴(호주) 2시간8분34

    · 1981. 12.6 롭 데 카스텔라(호주) 2시간8분18초

    · 1984. 10.21 스티브 존스(영국) 2시간8분5초

    · 1985. 4.20 카를로스 로페스(포르투갈) 2시간7분12초

    · 1988. 4.17 벨라이네 딘사모(에티오피아) 2시간6분50초

    · 1998. 9.20 호나우두 다 코스타(브라질) 2시간6분5초

    · 1999. 10.24 할리드 하누치(미국) 2시간5분42초

    · 2002. 4.14 할리드 하누치(미국) 2시간5분38초

    · 2003. 9.27 폴 터갓(케냐) 2시간4분55초

    · 2007. 9.30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 2시간4분26초

    · 2008. 9.28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 2시간3분5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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