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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호랑이’의 화려한 부활

김응룡 선동열 없지만…조범현 김상현 있었다

  • 김도헌│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무등산 호랑이’의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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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즌 초반 꼴찌까지 추락했던 ‘KIA 타이거즈’는 막강한 선발 마운드의 힘을 바탕으로 차곡차곡 승수를 만회하며 전반기를 3위로 마감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무서운 힘을 냈고, 8월2일 시즌 첫 4연승을 올리며 2516일 만에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라섰다. 거침없는 페이스는 쭉 이어졌다. 최근 2년간 양강 체제를 형성했던 SK, 두산과의 원정 3연전을 나란히 싹쓸이하는 등 ‘찬란한 8월’을 보냈다.
‘무등산 호랑이’의 화려한 부활

8월30일, KIA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6-1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종료 후 KIA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09 한국 프로야구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뭐니뭐니 해도 ‘타이거즈 광풍(狂風)’이다. 9월5일 두산-KIA전이 열린 광주구장은 1만3400개 좌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이날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시즌 50만 관중을 돌파했다. 광주뿐만 아니다.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에도 타이거즈 팬들은 넘쳐나고 있다.

롯데보다 앞선 관중동원 능력

2009년 8월, KIA 타이거즈는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프로야구 흥행의 핵으로 떠올랐다. 전반기를 3위로 마친 KIA는 7월28일 후반기 시작과 함께 부쩍 힘을 내더니 8월 들어 11연승을 내달리며 KIA 창단 후 최다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고, 한 달간 무려 20승을 거두며 프로야구 역대 월간 최다승 신기록(19승)도 새로 썼다. KIA의 승리는 타이거즈 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 모았고, 연승은 프로야구 흥행의 주춧돌이 됐다.

인천 문학구장을 홈으로 쓰는 SK 와이번스는 8월22~23일에 열린, 주말 KIA전에 연이틀 만원(2만7800명)을 기록했다. 문학구장 개장 이후 이틀 연속 만원은 처음이었다. 21일(금) 2만6279명을 포함, 금·토·일 주말 3연전 동안 문학구장을 찾은 사람은 8만1879명에 달했다. 이 역시 2002년 문학구장이 개장된 이후 최다관중이었다. 지난해까지 페넌트레이스에서 문학구장이 꽉 들어찬 건 세 번뿐이었는데, 이때 상대팀은 매번 KIA였다. SK 장순일 마케팅본부장은 “KIA 팬들은 서울에서도 원정 온다. 좋아하는 구단에 대한 충성도 면에서 KIA 팬들은 다른 팀에 비해 월등하다”고 말했다.

8월28~30일, 잠실구장에선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KIA와 홈팀인 두산 베어스의 3연전 동안 사흘 내내 3만500석 스탠드가 가득 들어찼다. 두산 팬 좌석인 오른쪽 외야 스탠드가 노란색 풍선 막대로 장관을 이룰 정도로 홈 팀 두산 팬보다 원정 팀인 KIA 팬이 훨씬 많았다. 30일 경기 때는 인터넷 예매분을 제외한 현장 판매분 4000여 장이 매표 시작(오후 2시) 24분 만에 다 팔리며 하루 전 세운 최단시간 매진기록을 또다시 1분 단축하기도 했다. 잠실구장에서 페넌트레이스 3연전 경기입장권이 모두 팔린 건 1995년 8월18~20일 LG-해태전 이후 처음이고 두산 홈경기로는 OB 시절을 포함해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이었다.

문학구장이나 잠실구장 만원 행진에서 보듯 원정팀인 KIA의 관중 폭발력은 절대적이었다. 롯데가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지난해에도 잠실과 문학구장이 이렇게까지 꽉 들어차진 않았다. 야구 하면 ‘구도(球都)’ 부산을 떠올리지만, 전국적인 관중 동원력에선 KIA가 앞선다는 게 야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타이거즈의 막강한 관중 흡인력은 9월12~13일, 잠실 두산전에서 또 한번 확인됐다. 두산 마케팅팀 이왕돈 과장은 예전 해태 팬인 아저씨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은 덕분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구 열기로 들썩이는 광주

KIA 열풍의 진원지인 광주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때 광주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야구 얘기를 꺼내면 기사들은 하나같이 “김응룡도 없고 선동열도 없고 성적도 좋지 않은데 무슨 야구냐”고 답했지만 요즘은 확실히 달라졌다. 전문가 뺨치게 KIA의 선발 로테이션을 줄줄이 꿰는 기사가 상당수이고 감독급 수준의 기사를 만나기도 어렵지 않다.

택시기사만이 아니다. 회사원은 물론이고 가정주부까지 야구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광주 남구 진월동에 사는 주부 박정화(55)씨는 “WBC 때부터 야구 경기를 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남편 따라 아들 따라 함께 야구장에 가는 게 큰 즐거움이 됐다. 말하긴 쑥스럽지만 아들뻘인 이용규 선수를 제일 좋아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이 같은 야구 열기는 ‘관중 대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KIA는 9월5일까지 올 시즌 18번째(군산 4번 포함)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KIA의 09시즌 입장객은 5일 현재 50만5608명.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 역대 최다 관중이었던 1996년의 46만8922명을 일찌감치 넘어선 뒤 창단 이후 첫 50만 관중이란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사직이나 잠실을 홈으로 쓰는 롯데, 두산, LG 같은 팀에게 50만 관중은 적은 수치지만 시 규모나 구장의 열악한 환경을 떠올리면 광주구장의 50만 관중은 잠실구장 100만 관중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 타이거즈가 해태에서 KIA로 간판을 바꿔 달고 가장 많은 관중을 모은 해는 지난해로 36만7794명이었다. 단일 시즌에 관중 50만명을 넘긴 것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9번이나 일궜던 해태 타이거즈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관중수가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구단의 마케팅 수입도 부쩍 늘었다. 광주구장 앞에는 구단이 운영하는 ‘타이거즈 숍’이 있는데 이 타이거즈 숍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약 2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미 3억5000만원(9월5일 현재)을 넘어섰다. 시즌 막판까지 고려하면 매출 100% 신장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게 구단의 전망. 만원 관중이 들어차면 하루 매출은 1000만원을 웃돈다. 팬들은 2000원 하는 노란색 풍선막대부터 모자, 유니폼까지 다양한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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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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