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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야, 놀자! ⑥

재미와 실력 끌어올리는 지렛대

라운드의 ‘감초’ 캐디와 동반자

  • 정연진│골프라이터 jyj1756@hanmail.net

재미와 실력 끌어올리는 지렛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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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에서 캐디와 동반자는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다. 감초를 명약으로 만드는 일은 온전히 골퍼의 몫이다. 캐디를 내 편으로 만들고, 훌륭한 동반자와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면 골프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재미와 실력을 모두 거머쥐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재미와 실력 끌어올리는 지렛대
“나의 아내이고, 형님이고, 가족이다. 그와 함께했던 많은 일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 말을 한 주인공은 최경주 프로다. 여기서 ‘그’는 캐디인 앤디 프로저다. 두 사람은 2003년 9월부터 한솥밥을 먹은 이후 PGA 통산 8승 중 7승을 합작했다. 하지만 최 프로는 앤디를 눈물로 떠나보냈다. 환갑을 눈앞에 둔 앤디가 체력적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둘은 ‘찰떡궁합’이란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관계였다.

만약 최 프로가 앤디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을지 모른다. 최 프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앤디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만큼 앤디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둘은 선수와 캐디 이상의 인연을 이어가며 숱한 명장면을 연출했다. 그래서 가장 환상적인 ‘커플’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프로 선수에게만 캐디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 골퍼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스코어는 물론 라운드 분위기도 많이 좌우된다. 골퍼들이 라운드 후기에 캐디에 대한 평가를 빼놓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골프장 캐디들, 둘째가라면 서러워한다. 세계 최고의 능력을 갖췄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우선 코스를 손바닥 안에 넣고 다닌다. 두세 홀만 지나면 골퍼들의 성향까지 파악한다. 골퍼가 말하기 전에 적절한 클럽을 척척 갖다 준다. 농담 한마디로 침체된 라운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어떤 이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비유하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실제 캐디가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물론 수치로 환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골퍼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최소한 5~7타 정도는 캐디의 영향권 안에 있다. 여기에는 조건이 하나 따라붙는다. 핸디캡이 어느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골프장 캐디의 설명이다.

세계 최고의 능력 갖춘 골프장 캐디

“초보는 정보를 줘도 제대로 소화할 만한 능력이 안 된다. 싱글은 스스로 알아서 잘 한다. 캐디가 끼어들 틈이 별로 없다. 초보티를 벗고 골프에 재미를 한창 느끼는 골퍼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소한 조언 하나가 한 홀에서 한두 타를 좌우할 수 있다. 고집이 세거나 남 탓 잘하는 골퍼는 여기서 제외된다. 좋은 의도에서 얘기를 해도 도통 듣지 않는다. 이런 골퍼에게는 캐디의 의견이 무용지물이다. 괜히 뒤탈만 생기고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 상황을 잘 파악해 알게 모르게 게임을 유도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세컨드샷을 해야 하는데 볼의 라이가 좋지 않다. 초보는 평소 비거리를 생각하고 클럽을 선택한다. 반면 고수는 한 클럽 길게 잡고 짧은 스윙을 한다. 그린에 갔을 때 그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캐디는 이런 상황에서 골퍼의 실력에 맞는 적절한 클럽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음 그린에서의 상황. 캐디가 초보 대신 라이를 봐주는 경우가 많다. 출발선에서의 미세한 차이는 홀컵 주변에서 큰 차이를 불러온다. 캐디가 볼을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 타수가 달라진다. 더욱 중요한 것은 캐디의 라이 보는 방법을 골퍼가 참고한다는 사실이다. 그린에서 두세 번 퍼팅을 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스코어와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이런 장면이 홀이 바뀔 때마다 계속 연출된다면, 캐디의 역할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잊을 수 없는 캐디의 조언과 이름

서울 역삼동에 사는 김원웅(48) 씨는 캐디 덕을 톡톡히 봤다. 싱글로 가는 길목에서 매번 발목을 잡은 것은 퍼팅. 퍼터를 몇 번 바꾸고, 주위의 조언을 들어봤지만 소득이 없었다. 거의 포기하다시피하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 캐디에게서 깨달음을 얻었다. 라운드가 거의 끝나갈 무렵, 캐디가 지나가는 말로 “왜 퍼팅을 끝까지 하지 않으세요?”라고 한마디 던졌다. 김씨는 순간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는 듯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니시를 끝까지 하지 않고 멈칫하는 나쁜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결과는 좋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제야 왜 공이 홀컵 주변을 맴도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김씨는 지금도 그 캐디의 조언과 이름을 잊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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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진│골프라이터 jyj17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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