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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펐다, 아팠다, 배웠다, 그래서 변했다”

‘가을남자’ 추신수 단독 인터뷰

  • 토론토=이영미 | 스포츠 전문기자 riveroflym22@naver.com

“슬펐다, 아팠다, 배웠다, 그래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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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메이저리그史 남을 ‘크레이지 모드’
  • ● “가슴에 콕콕 박힌 비난들, 그러나…”
  • ● “슬럼프는 ‘실력’ 아니라 ‘정신’ 탓”
  • ● “아내는 그늘 만드는 큰 나무 같은 존재”
“슬펐다, 아팠다, 배웠다, 그래서 변했다”
“여기까지 그냥 온 게 아니다. 우리 팀은 올 시즌 하위권을 맴돌았다. 바닥에서부터 올라왔다는 사실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헤쳐 나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된다. 포스트시즌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모르지만 끈질긴 승부로 ‘23-0’의 예측을 뒤집어버릴 것이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추신수(33)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ESPN의 메이저리그 전문가 23명 전원이 토론토의 승리를 점찍었다는 얘기를 듣고 그들의 예측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추신수의 야구 인생은 팀 성적의 흐름과 궤를 같이했다.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맬 땐 그도 정신이 없었고, 팀이 상승세를 타며 내달릴 땐 그도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며 맹활약해 팀 승리에 기여했다.

추신수의 2015년 시즌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반전 인생’이다. 4월 말까지는 바닥을 헤맸으나 10월 초 정규 리그를 마무리할 때는 전성기 못지않았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추신수가 9월 한 달간 보여준 성적을 두고 “21세기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크레이지 모드”라고 평했다. 추신수가 디비전 시리즈를 위해 토론토를 방문한 9월 9일, 텍사스 선수들이 묵는 호텔 로비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추신수는 미국 진출 이후 두 번째로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9월, 10월에 펼쳐진 32경기에서 3할8푼7리, 6홈런, 23타점, 30득점, 출루율 5할, 장타율 6할1푼3리로 레인저스의 지구 우승을 이끄는 첨병 노릇을 했다.

수상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 텍사스 레인저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추신수는 “생각도 못했는데 의미 있는 상을 받으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한 것이 결국 개인 성적으로 이어졌다. 이 상을 받음으로써 정규 시즌을 ‘해피엔딩’으로 마친 데 대해 만족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어떻게 시작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마무리를 잘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토론토 원정 때 한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이달의 선수상과 관련해 “욕심이 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솔직히 받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큰 상이 내가 원한다고 해서 받게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상은 하늘에서 준다고 믿는데 이번에는 그 운이 내게 있었던 모양”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달의 선수상은 상금이나 상품이 주어지는 게 아니다. 순전히 명예다. 9월 한 달간 아메리칸리그 선수 중에서 추신수가 성적이 제일 좋았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수상의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음 날 이달의 선수상이 발표됐다. 오후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친구가 소식을 전해줘서 알게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공식 발표했다는데 통 믿기지 않아 몇 번이나 ‘진짜냐’라고 물었다. 뛸 듯이 기뻤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상에는 신경 쓰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엄청난 결과로 나타나니 얼마나 기뻤겠나.

내 통산 OPS(장타율+출루율)가 .837이다. 그런데 올 시즌 OPS가 .838로 .001이 더 높다. 그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기록이 OPS인데 통산 기록보다 .001이 더 높다는 데 매우 만족한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한 요기 베라 선수의 명언이 새삼 떠올랐다.”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던 텍사스 레인저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한 배경에는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 MLB.com은 텍사스는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강했고, 우승의 중심에 추신수와 애드리안 벨트레가 있었다고 봤다. 텍사스 선수들도 후반기 상승세의 주역으로 대부분 추신수를 지목했다.

특히 추신수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루는 딜라이노 드실즈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추신수의 올 시즌은 믿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다. 한 경기당 최소 두세 차례는 출루하는 것 같다. 초반에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후반기에는 그 누구보다 팀을 위해 필요한 존재로 거듭났다. 그가 팀에 없었다면 우린 이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추신수에 대해선 제프 배니스터 감독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것으로 다 증명됐다고 본다. 모두가 추신수의 가치를 눈앞에서 지켜봤다. 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단언컨대, 추신수가 아니었더라면 우린 토론토에 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로 고마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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