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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대특집|무서운 중국

중국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60명

  • 이종환 <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 ljhzip@donga.com

중국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6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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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룽지 경제팀 최측근 참모
  • ● 싱크탱크의 배후조종자
  • ● 힘얻는 이론가그룹
  • ● 거대기업 CEO
  • ● IT업계 귀재들
  • 주룽지 총리를 비롯한 경제관료들이 정책을 수립, 집행하기까지는 수많은 국책 연구기관들의 연구와 조언이 뒷받침된다. 경제학자들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장경제가 꽃피면서 기업인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1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건 80주년 기념식에서 향후 중국 공산당의 대변신을 예고하는 중요 담화를 발표했다. 관영 CCTV가 생방송하는 가운데 장주석은 이날 크게 두 가지 내용을 강조했다.

우선 ‘3개 대표’ 이론에 따라 당의 변신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게 그 하나였다. 3개 대표란 중국 공산당이 ▲중국의 선진적인 사회생산력 발전요구를 적극 대표하며 ▲중국 선진문화의 발전방향을 대표하고 ▲중국의 광범한 인민대중의 근본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이론은 지난해 2월 장주석이 광둥성을 시찰하면서 처음 밝힌 이래 관영언론을 통해 계속 선전되다 이날 장주석의 ‘7·1 강화(講話)’를 계기로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지도사상으로 자리잡았다. 중국 지도부는 그 후 8월 초 보하이(渤海)만의 하계 휴양지에서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이 이론을 당 강령에 명기하는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와 함께 3개 대표 이론을 교과서에 게재해 학교에서 가르치게 하는 한편, 당 조직을 동원해 전국적인 학습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3개 대표 이론은 한마디로 말해 중국 공산당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게끔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의 개혁·개방 결과 산업구조는 물론 사회시스템도 완전히 바뀌었다. 13억 인구의 3분의 2가 종사하는 농업은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하로 떨어졌다.

전공산당원의 경제관료화

대신 ‘돈벌이의 바다로 나서자’는 샤하이(下海) 붐이 몰아치면서 노동자, 농민에 이어 광범한 민간기업인 및 자영업자군(群)이 중국 사회를 이끄는 새로운 주역의 하나로 떠올랐다. 전통적인 계획경제는 무한경쟁의 시장경제로 탈바꿈했으며, 이에 따라 ‘산티에(三鐵)’로 불린 철밥통, 철의자, 철봉급은 이미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

공산당 창건 80주년 기념식에서 장주석은 또 하나의 중요한 발언을 했다. “민간기업인도 공산당에 가입할 수 있게 당의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 동안 공산당은 기업인의 입당을 허용하지 않았다. 기업인을 자본가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기업인은 지주와 더불어 지탄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기업인들을 노동자·농민의 당을 자처해온 중국 공산당에 가입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장주석의 7·1강화 후 불과 한 달 사이에 중국 전역에서 이미 수만명의 기업인들이 당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공산당이 민간기업인을 당원으로 포용키로 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기업인들이 이미 중국 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세력으로 자리잡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 사회의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한 이들을 당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당의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최근 베이징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베이징이 광속으로 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베이징뿐 아니라 중국 전체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중국경제는 지난 20여 년간의 개혁·개방 기간에 실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1979년 선전 등 홍콩과 마카오 대만에 인접한 4개 도시를 경제특구로 지정해 조심스럽게 시장경제를 실험해온 중국은 1990년에는 상하이를 특별개발구로 지정, 새로운 도약의 견인차로 삼았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이와 같은 시장경제 실험을 통해 먼저 부유해진 동남부 연안지역을 발판으로 낙후한 중서부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이른바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 관심도 온통 경제에 집중돼 있으며, 돈벌이와 주식투자가 주된 화제다. 상하이와 선전 증권시장의 주가 변동은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반드시 챙기는 주요 뉴스가 됐으며, 과거엔 경멸해 마지않던 ‘라오반(老板·사장)’은 서민들이 선망하는 용어로 바뀌었다.

중국 공산당이 3개 대표 이론으로 전 당원의 경제관료화를 추진하는 것도, 민간기업인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당의 경제관리 실무능력을 높이려 하는 것도 이처럼 국가경영에서 경제의 비중이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1990년대 이전부터 경제기술관료들을 대거 정부 요직에 포진시켜 중국경제를 이끌도록 해왔다. 농촌경제 전문가인 자오쯔양(趙紫陽) 총서기가 1989년 톈안문(天安門) 사태로 물러나고 전기 엔지니어 출신의 장쩌민이 총서기로 발탁됐을 때 중국은 이미 경제기술관료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것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리는 덩샤오핑(鄧小平)은 당시 상하이 당서기로 있던 장쩌민을 중앙으로 불러들이면서 바로 당 총서기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어 주룽지(朱鎔基) 총리도 베이징으로 불러들였다. 이들 두 사람은 ‘상하이방(幇)’으로 불리면서 덩샤오핑의 절대적인 신임 아래 ‘포스트 덩’시대의 정치·경제를 이끄는 후계자로 성장했다.

상하이幇의 개혁실험

1926년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서 출생한 장쩌민 주석은 상하이 교통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정통 엔지니어다. 졸업 후 상하이 비누공장, 창춘 제1자동차 공장 등에 배치돼 현장 실무를 익힌 그는 1982년 전자공업부 부부장으로 발탁되면서 출세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장주석이 엔지니어 외길만 걸었다면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의 오늘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장주석은 1980년부터 전자공업부에 입성하기 전까지 2년간 국가수출입관리위원회와 외국투자관리위원회 서기를 맡아 무역제도와 해외자본 유치방식 등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쌓는데,이때의 경험이 1985년 상하이 시장으로 발탁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주룽지 총리는 덩샤오핑이 장주석보다 늦게 안 것을 한탄했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작은 거인’ 덩샤오핑의 눈에 쏙 든 인물이다.

장주석보다 두 살 아래인 주총리는 1928년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태어났다. 1951년 칭화(淸華)대 전기과를 졸업한 주총리는 1957년 국가계획위원회 기계국 종합과 부과장으로 발탁됐다. 이는 공업부문의 기계·전기수요 계획과 중요 프로젝트 심사를 담당하는 요직이었으나, 그는 곧바로 밀어닥친 반우파투쟁과 문화대혁명의 광풍에 휩쓸려 오랜 기간 큰 고난을 겪는다. 지금도 직설적인 언행으로 종종 화제를 일으키는 주총리는 1958년에 거침없이 내뱉은 말들이 문제가 돼 부르주아 우파분자로 낙인찍히는 비운을 겪고 이어 공산당에서도 제명됐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시기가 주총리에겐 오늘날 ‘경제총리’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경제지식 충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기술관료 출신의 저명한 경제학자 마훙(馬洪) 등의 주선으로 국가계획위원회 소속 고참 간부들에게 수학 물리 화학 영어 등을 가르치는 야간 간부교육학교 교원이 된 것이다.

반우파 투쟁 이후 중국에서는 지식인의 사회적 지위가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에 야간학교 교원이 되는 것도 일종의 벌(罰)이었다. 주총리는 이 시기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데이비드 리카도의 ‘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 등 많은 근대 경제학 원전을 읽었다고 회고했다.

문화대혁명이 중국대륙을 휩쓸었을 때 후베이(湖北)성 국가계획위원회 소속 57간부학교로 추방돼 돼지를 사육하고 인분을 퍼내는 등 중노동을 했던 주총리는 덩샤오핑의 집권과 더불어 1979년 국가경제위원회 연료동력국 과장으로 복귀했다. 중국경제 최고책임자의 자리를 향한 질주가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1987년 장쩌민의 뒤를 이어 상하이 시장이 된 주총리는 상하이를 중국 개혁의 실험대로 삼았다. 광둥성에 뒤처져 침몰해가던 상하이가 중국 발전의 중심지가 된 것은 주총리 시절의 개혁이 그 토대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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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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