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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1일 그날 이후

제3차 세계대전은 시작되는가

聖戰이냐 보복전이냐

  • 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on@donga.com

제3차 세계대전은 시작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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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사건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학문적인 설명은 나오지 못했지만,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다. 역사는 테러로 인해 그때까지는 유례가 없던 대전쟁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1914년 6월28일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후란츠 페르디난드 공과 황태자비 소피아를 저격한 세르비아 청년의 테러는 유럽 대륙을 1차 세계대전으로 몰아넣었다. 때문에 선남선녀(善男善女)들은 9·11사건에서 3차 세계대전의 냄새를 맡게 되는 것이다. 20세기 전반부를 휩쓴 양차(兩次) 대전이 그렇게 잔혹했는데, 세계는 또다시 3차 세계대전으로 치달을 것인가? 미국의 응징 보복은 헌팅턴 교수가 지적한 대로 기독교 문명권과 이슬람교 문명권의 대충돌로 이어질 것인가?

이러한 문제는 일차적으로 미국이 어떠한 규모로 응징 보복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9·11사건을 보는 미국의 기본 자세는 무엇일까.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미국과의 싸움을 성전(聖戰·Jihad)으로 정의했듯이, 미국도 이미 오래 전에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해 놓았다.

부시 행정부 이전부터 미국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반(反)테러리즘(counter terrorism)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첫째, 테러리스트에 대해서는 어떠한 양보나 어떠한 거래도 하지 않는다. ▲둘째, 테러리스트들은 반드시 법정에 세운다. ▲셋째,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국가는 그러한 태도를 바꿀 때까지 고립시키고 압력을 가한다. ▲넷째, 미국에 협력하고 지원을 요청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반(對)테러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프란시스 테일러 대사를 반테러리즘 담당 대사로 임명했다. 테일러 대사의 임무는 반테러 전선에 동참하는 국가가 있으면 달려가 미국의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1950년대와 60년대의 미국이 공산주의와 싸웠다면,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미국은 테러리즘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하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정부든 공화당 정권이든,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판 ‘성전(聖戰)’이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1998년 8월7일 케냐와 탄자니아 있는 미국 대사관 옆 건물로 폭탄을 실은 트럭이 돌진해 미국 대사관이 피해를 입는 등 수십 명이 사망했다. 그러자 미국은 테러 배후세력으로 ‘알 카에다(al-Qaeda·근거지라는 뜻)’라는 이슬람 과격단체를 이끄는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을 지목하고, 8월20일 미 해군 5함대 소속의 순양함과 구축함으로 하여금 수단에 있는 화학약품 제조공장과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빈 라덴의 거점으로 토마호크(tomahawk·북미 인디언들이 사용하던 도끼) 크루즈 미사일 80여 기를 발사했다. 그리고 8월23일 클린턴 대통령은 “우리는 테러에 대한 긴 전면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성전과 성전의 대결. 9·11사건 배후에는 이러한 구도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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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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