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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한미동맹 50주년, 흔들리는 한미 관계

미국의 일방적 관리체제가 문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다시 본다

  • 글: 김태효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국제정치학 thkim02@mofat.go.kr

미국의 일방적 관리체제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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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일·러에 둘러싸인 한반도가 3강 중 어느 한 나라와 동맹을 맺을 경우 나머지 강대국의 위협을 불러올 것이다. 중·일·러는 안보 협력의 파트너가 될 수는 있어도 동맹의 파트너는 될 수 없다.
  • 반면 한반도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적은 미국은 가장 적합한 동맹 대상국이다. 그렇다고 해서 불평등한 한미동맹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미국의 일방적 관리체제가 문제

한국군과 미국군은 한미연합군 사령부를 구성함으로써 통합지휘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북미관계’와 ‘한미공조’란 말을 쓰는 것은, 국가를 한 사람의 ‘행위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가는 수없이 많고 다양한 자연인이 모인 조직이고, 정치체(政治體)말고도 수많은 국내외 기구와 단체에 의해 영향을 받는 조직임에도 우리는 종종 국가를 한 사람의 행위자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왜 우리는 ‘민족국가’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일까?

산소와 같은 국가안보

국가에 있어 ‘안전보장’은 산소와 같은 것이다. 누리고 있을 때는 고마움을 모르지만, 그것이 사라진 후에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느낀다. 국가안보는 소수 정예 전문가들이 머리를 짜내고 현실을 고려해서 입안하는 정책의 영역이다. 전문가들은 국민 정서와 여론을 고려해 대외전략을 수립한다. 대외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을 계도하고 그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한다.

대외정책을 담당하는 실무자의 전략관(戰略觀)은 정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물론 전문가도 때로는 오인(misperception)을 하고, 독단적 사고로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가라는 집합체의 안위를 꾸려가는 과정은 비교적 합리적(rational)으로 일체적(unitary)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국가는 소속된 국민의 생존을 보장하고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국력배양에 힘쓴다. 군사력을 키워 주변국의 위협에 대비하고 경제력을 신장시켜 개개인의 생활수준을 풍요롭게 하고자 노력한다.

국력을 키우는 방법에는 이러한 독자적인 노력 이외에도 동맹국을 확보하는 것이 있다. 대외정책 노선에 뜻을 같이하는 국가끼리 힘을 모아 이익을 꾀하기로 약속한다면 훨씬 수월하게 안보정책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미국과 맺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냉전시기 한미동맹은 소련과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방파제 역할을 하였다. 그러한 한미동맹이 올해로 50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한미동맹이 열띤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으로 반미감정에 불이 붙어 한미동맹 개선론에서 폐지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쟁을 할 때 냉철한 이성과 국가이익에 기초하지 않고, 감정적인 민족주의와 정치적 이해에 의한 주장을 해서는 곤란하다.

국가관계는 개개인의 대인관계와는 크게 다르다. 감정적으로 밀어붙이고 떼를 쓴다고 해서 일이 되지 않는다. 대안을 준비해놓지 않고 무조건 현상타파를 외친다면,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필자는 이 글에서 한미동맹과 관련한 핵심 논쟁거리를 분석해보고,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율성 확보가 관건

지식인·학생·운동권 세력·정치권·담당 관료 등 한미동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세력의 주장에는 몇 가지 쟁점이 있다.

한미동맹은 누가 누구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인가? 그 약속은 과연 믿을 만한가? 그렇다면 그 약속은 어떤 제도적 절차를 통해 보장되는가? 한국은 왜 자국 군대에 대한 작전권도 소유하지 못하는가? 북한의 국력이 남한에 훨씬 못미치며 한반도에 전쟁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 굳이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함으로써 미군을 우리 땅에 주둔시킬 필요가 있는가? 주권국가의 권리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Status of Forces Agreement)은 왜 추가 개정이 힘든 것인가? 한미동맹이 지속되어야 한다면 그 명분과 기능은 무엇인가? 반미감정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등등의 물음이 그것이다.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들은 상호 유동적인 긴장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은 현재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다. 동북아시아의 유동적인 환경 속에서 한국이 안보를 유지하려면 미국과 확고한 군사적 협력관계를 지속시켜야 한다는 것은 옳은 판단이다.

한국이 미국 이외의 다른 강대국과 동맹을 맺을 경우, 얻을 수 있는 목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미 확보돼 있고 유지돼온 한미동맹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미국은 지리적인 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근접한 강대국인 중국·일본·러시아보다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한반도 정책을 구사할 수 있다. 한국이 근접한 강대국과 동맹관계를 맺는다면 한반도는 강대국의 주관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미 관계를 유지하되, 우리의 전략적 소요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한미 안보관계를 조정해 나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동북아 지역은 군사 및 경제적 경쟁관계가 심화됨에 따라 강대국 간의 이해관계가 한층 유동적이고 역동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 변화에 정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인 여유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한미 안보협력은, 우리의 전략적 유연성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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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태효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국제정치학 thkim02@mofa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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