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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이라크전쟁과 북핵

美, 경제제재로 숨통 조이며 김정일 백기 노린다

이라크 다음은 북한?

  • 글: 정옥임 국제정치학 박사 oknimchung@korea.com

美, 경제제재로 숨통 조이며 김정일 백기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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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전이 사실상 종결됨에 따라 ‘미국의 다음 목표는 북한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반도 전쟁에 대해 함부로 억측하지 말 것을 경고했지만, 미국의 북한 핵시설 제한공격 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 과연 미국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美, 경제제재로 숨통 조이며 김정일 백기 노린다
우선 분명한 것은 북한이 미국의 대(對)이라크 공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상됐던 ‘도발’도 감행하지 않았다.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가 공식 발효된 4월10일 이후 북한이 어떤 벼랑끝 전술을 벌일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4월 중순까지는 우려했던 폐연료봉의 재처리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은 시도하지 않았다. 재처리를 시도했으나 기술적인 난관에 봉착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짖어대지 않고 얌전히 있더라’는 어느 오만한 미국인의 냉소처럼 북한은 이라크전쟁 결과를 분석하며 웅크리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은 이라크전을 통해 어떠한 교훈을 얻었을까? 일단 미국이 공격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유엔도, 불가침조약도 소용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또 정권의 생존을 위해 핵 억지(nuclear deterrence)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의를 굳혔을 수도 있다. 만약 이라크에 핵무기가 있었다면 아무리 첨단무기로 무장한 초강대국 미국이라 해도 그렇게 무참히 두들길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상병력과 지하터널, 특수부대, 게릴라전의 의미도 다시금 새겼을 것이다. 반면 체면(honorary exit)만 차릴 수 있다면 차라리 손들고 미국의 질서에 편입하여 생존을 보장받고 싶다는 유혹을 느낄지도 모른다. 확실한 점 한 가지는 온 지구를 통틀어 후세인 다음으로 초조해하고 있을 인물이 바로 김정일 위원장이라는 것이다.

이라크와 북한, 무엇이 다른가?

이라크전쟁이 미국의 승리로 끝난 상황에서 다음 차례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화두가 북핵 문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에 우선 주목하리라는 시각도 있지만 우리로서는 북핵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이 해결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군사적 긴장과 자본 탈출(capital flight)로 파생되는 비용은 모두 우리가 부담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라크와 북한은 다르다”고 말해왔다. 북한 스스로도 이라크와의 차별성을 강변한다.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와는 다르다”며 일전을 불사할 각오로 체제 생존의 절박함을 드러내고 있다. 선군(先軍)정치도 강화됐다.

사실 이라크와 북한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먼저 이라크의 경우 부시 대통령은 이미 2000년 대선기간부터 후세인 공략을 결정했다. 2001년 9월 알 카에다의 가공할 테러로 인해 이라크를 향한 미국의 구상은 더욱 확고해졌다. “이라크 문제를 방치할 경우 미국 내에서 생물·화학무기 및 핵이 동원되는 제2, 제3의 참혹한 테러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느냐”는 반문과 함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공격 계획을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또한 미국은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비군사적 방법이 이미 소진됐다며 무력해결을 정당화했다. 1991년 걸프전의 결과로 국제사회가 결정한 이라크의 무장해제는 이행되지 않았다. 미국은 외교적 방법과 경제제재로 압박했지만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1998년 이라크는 자국 내에서 조사를 벌이던 사찰단마저 추방했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소위 ‘사막의 여우(Desert Fox)’ 작전을 전개하며 수백 대의 전폭기와 미사일로 이라크를 공격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기에 9·11 테러가 중첩되면서, 불량국들에 의해 대량살상무기(WMD)가 테러집단의 수중에 들어갈 때 미국의 본토가 절대적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위기의식도 작동했다. 이미 12년간 비군사적 방법은 다 동원한 만큼 군사적 행동만 남았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었다. 그나마도 미국이 마지막 순간까지 ‘결의안 1441’ 등 UN을 통해 문제를 풀려 했던 이유는 미 행정부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역설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고군분투 때문이었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은 우선 알 카에다 같은 중동 테러집단과의 연계 여부가 불분명하고, 미국이 북한 핵이나 미사일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막 외교적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라크와 다르다. 나아가 사사건건 미국을 우롱하며 부시 전 대통령의 암살까지 도모한 후세인과는 달리 김정일 정권은 쟁점 해결을 위해 미국과의 대화를 원했다는 점에서 미국은 북한을 이라크보다 긍정적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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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옥임 국제정치학 박사 oknimchung@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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