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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마다 동상이몽 ‘제 2건국위’ 되나

참여정부 야심작 ‘동북아경제중심’ 프로젝트

  • 글: 이나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yeme@donga.com

주체마다 동상이몽 ‘제 2건국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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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북아 추진위, 너도나도 “끼워달라” ●부처 장악 가능한 ‘헤드쿼터’ ●“구호만 있고 실체는 없다” ●7% 성장론 맞춰 창출된 ‘선거용 프로파간다’ ●산업 클러스터, 금융허브론을 누르다 ●“동북아 경제공동체란 말, 제발 쓰지 말자” ●“중심국? 美·中·日이 웃는다” ●골 깊은 재경부와의 갈등 ●“좋은 건 다 ‘동북아’인가?”
주체마다 동상이몽  ‘제 2건국위’ 되나
참여정부 최대 유행어는 ‘코드’라고 한다. 그 못지않게 각광 받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동북아’다. 노무현 대통령은 3대 국정 목표 중 하나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주도’를 내세웠다. ‘동북아경제중심 건설’을 12대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대통령 직속의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이하 동북아추진위)’를 설치했다. 노대통령 스스로도 ‘동북아’란 용어를 매우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대통령 취임사에서만 이 단어를 무려 18번이나 언급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제는 언론, 학계, 경제계는 물론 정치계, 문화계까지 온통 ‘동북아’ 타령이다. 새 정부, 새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는 데 이보다 더 안전하고 유용한 개념은 없는 듯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동북아 프로젝트의 실현 여부는 향후 참여정부 경제 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주요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 때문일까. 지난 4월29일 출범한 동북아추진위는 구성과정에서부터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대통령 측근인 학자그룹과 관료그룹 간 알력이 첫 번째 이유였다. 위원으로 참여하길 원하는 이가 너무 많은 것도 부담이 됐다. 한 관계자는 “자천 타천, 온갖 곳에서 청탁이 들어왔다”고 했다. 실제로 출범 후 추진위는 대통령의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넓은 분야에 걸쳐 자문·조정 역할을 하는 ‘노른자위 조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위원회 조직이지만 사실상 관련 부처 장악이 가능한 ‘헤드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말과 권한의 성찬 속에서도 정작 국민들은 ‘동북아경제중심’ 프로젝트의 개념, 비전, 구체적 내용이나 실행 방안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 프로젝트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관료, 학자, 기업인들조차 나름의 이해만 있을 뿐, 객관적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진보진영이건 관료건 주류 경제학자이건, 비판의 핵심은 “구호일 뿐 현실성이 없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이다. 이는 단순히 짧은 연구·학습 기간 때문인가, 아니면 프로젝트 자체에 내재한 치명적 하자 때문인가.

정책인가 프로파간다인가

동북아 프로젝트가 ‘뜨자’ “그 개념은 내가 가장 먼저 제시한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이에 청와대는 “노대통령은 이미 1997년 한 워크숍에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한 바 있고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재직중이던 2000년, 구체적 구상을 하게 됐다. 그 일부가 당시 집필한 ‘노무현의 리더쉽 이야기’에 수록돼 있다”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특히 노대통령은 물류 허브의 비전을 담고 있는 김재철 무역협회장의 저서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동북아 구상이 노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으로 채택되는 데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은, 역시 국민의정부 말기 재경부가 추진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건설론일 것이다. 이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세계 경제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5~10년 내에 한국 경제의 위상을 재정립하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는 중국과 일본 경제 사이에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절박한 필요에 따라 추진된 프로젝트였다. 동북아 물류중심지화 및 비즈니스 거점화 추진을 목표로, 수도권 서부축 개발, 경제특구(경제자유구역) 지정, 외국기업의 경영환경 및 외국인 생활 환경 개선 등을 도모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 안은, 지난해 11월 경제자유구역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치 일정과 관계없이 지속성을 갖는 국정 과제로 채택되었다.

한편, 대선 후보 시절 노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 중심국가론’은 재경부의 그것보다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남북 협력에 대한 비중을 높여 ‘북방 특수를 적극 주도한다’는 점이 특히 주목을 끌었다. 아울러 ‘동북아시아 경제 및 평화협력체’ 창설 추진, 동북아개발은행·동북아철도공사·동북아에너지협력기구 설립 등 동북아 블럭과 관련한 그간의 연구성과를 총망라한 듯 화려한 비전 제시가 이어졌다.

“사실 당시 동북아 구상은 신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계발된 것이었다. 7% 성장론을 채택하면서 이그를 추동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다, 중국·북한·러시아 등 동북아 주변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특수 창출이라는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 남북문제와 경제문제 해결을 동시 추진한다는 장점도 있었다.”

당시 정책 계발에 참여했던 경제전문가 A씨의 설명이다. 그는 또 이런 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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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나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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