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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 조타수 장병주 전 (주)대우 사장, 처음으로 입 열다

“김우중은 관료들이 조종하는 채권단에 당했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세계경영’ 조타수 장병주 전 (주)대우 사장, 처음으로 입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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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 조타수 장병주 전 (주)대우 사장, 처음으로 입 열다

그는 김대중 정권 초기 DJ를 만나 구조조정 얘기를 나누었다.

-왜 귀국한 겁니까.

“지난 4월 대우 임원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어요. 분식회계와 사기 대출, 그리고 국내 자금 해외 유출로 유죄 선고와 함께 23조원의 추징금까지 부과됐습니다. 나는 3조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는데, 이상훈 전무는 21조원 가까이 됩니다(여러 사람에게 중복 부과돼 총액을 초과한다). 믿어지질 않아요. 분식회계하고 그걸 기초로 대출받은 부분은 잘못했다고 인정합니다. 그런데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 부분은 억울해요.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지만, 아쉬움이 많아요. 외국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 갚는 데 모두 썼지, 우리 주머니로는 한푼도 안 들어갔어요. 외환관리법에따라 해외에서 빌린 돈은 해외에서 갚아야 합니다. 이 돈이 한국에서 나갔다는 점이 법을 위반한 건데… .”

-알면서 왜 위반하신 겁니까.

“해외지사에서 돈 빌릴 때, 본사가 지급보증을 섭니다. 그만큼 이자가 쌉니다. 당연히 그렇게 하죠. 그런데 금융위기가 터지고 나서 해외 금융기관에서 돈을 갚으라고 하니 본사에서 안 갚을 수 없잖아요. 지급보증을 섰으니까. 대우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쌓아올렸는데, 신뢰를 무너뜨릴 수 없고. 이런 사정이 있었는데도 담당 임원 한 사람에게 21조원이나 추징금을 물렸어요. 김 회장이 이런 사실을 알고 견디기 힘들었을 거예요. 자금 유출은 김 회장의 명예와 직결됩니다. 내가 알기로 김 회장은 개인 재산이 없어요. 재산을 해외로 빼돌릴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 누명을 벗고 싶어 들어왔을 겁니다. 해외 생활에도 지쳤을 것이고, 가족도 보고 싶고….”

-김 전 회장이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겠죠?



“글쎄, 그 연세에 뭘 하실까요(김 전 회장은 올해 70세다). 재기하기 힘들어요. 내 사업을 갖고 다시 일으키는 것이 재기인데, 쉽겠습니까. 여생을 마칠 때까지 어느 나라에 자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대우그룹은 ‘대우실업’이라는 무역회사로 출발했다. 그룹의 모태가 된 대우실업은 (주)대우로 이름이 바뀌고, 김우중 전 회장이 가장 아끼는 회사가 된다. 그룹의 핵심 실세는 대부분 (주)대우 출신이다. 그러나 1997년 금융위기가 터지고 재벌개혁이란 이슈가 등장하면서 (주)대우는 분식회계를 일삼은 ‘원흉’으로 지목된다.

재판에 회부된 대우 임원들이 (주)대우 출신인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4월 대법원은 강병호 전 (주)대우 사장에게 징역 5년, 장병주 전 사장, 이상훈 전 전무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김영구 전 (주)대우 부사장, 이동원 영국법인장, 김용길 전 전무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국내 자금 해외유출 및 불법 외환거래 혐의와 관련해서는 대우그룹 임원 7명에게 23조358억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1998년 7월 기업어음(CP) 발행한도 제한조치에서 시작된 대우그룹 자금 압박. 이를 견디다 못한 김우중 전 회장은 1999년 5월 그룹 법정관리 검토를 지시한다. 이에 놀란 정부는 금융감독위원회 주도로 1999년 7월 대우 유동성 확보 방안을 내놓으며 김 전 회장의 자동차 소그룹 경영권을 보장한다. 그러나 그해 8월 관료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김 전 회장을 배제시킨 채, 사실상 ‘김우중 사망선고’를 언론에 흘린다. 그리고 2개월 뒤, 관료들이 그에게 어떤 약속을 했는지, 중국 출장에서 돌아와 하루를 보낸 김 전 회장은 종적을 감췄다. 2005년 6월13일까지. 그 사이 대우그룹은 해체됐다.

‘책상물림’ vs ‘사기꾼’

-최근 장 전 사장을 포함해 대우 전직 경영진 4명이 1999년 10월 김우중 전 회장 출국에 외압이 작용했다고 검찰에 증언하셨죠?

“정황적인 얘기예요. 오래됐기 때문에 몇 사람이 모여 기억을 더듬어 정리했고, 그것을 검찰에 참고자료로 제출한 겁니다. 거론된 사람들은 검찰이 철저하게 조사한다고 했으니 결과를 기다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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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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