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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특집

제3국 ‘징검다리 조기유학’ 열풍

뉴질랜드·캐나다 ‘무공해 교육’ 거쳐 아이비리그로!

  •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제3국 ‘징검다리 조기유학’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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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비리그에 들어가려면 미국 유명 사립고를 나와야 한다? 그건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최근엔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 중·고교 시절을 보낸 뒤 미국 명문대로 진학하는 한국 학생이 늘고 있다. 특히 환경 공해와 ‘사교육 공해’가 없는 뉴질랜드는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제3국 ‘징검다리 조기유학’ 열풍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위치한 시립학교 크리스틴 스쿨 .

남반구 뉴질랜드의 9월은 봄의 문턱에 서 있다. 뉴질랜드 북섬의 관문, 오클랜드. 꽃샘추위가 찾아왔건만, 대자연을 껴안은 도시는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다. 비 그친 하늘에 뜬 선명한 무지개와 한없이 투명한 바다는 청정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 천혜의 자연이 숨쉬는 오클랜드는 환경 공해와 ‘사교육 공해’가 없는 교육 도시이기도 하다.

한국이라면 유흥가와 러브호텔로 넘쳐날 법한 전망 좋은 해변. 하지만 오클랜드의 아름다운 해변 근처엔 어김없이 학교가 들어서 있다. 청소년을 위한 국가 차원의 배려다. 오클랜드 북부의 롱베이 해안과 맞닿은 공립고교 롱베이 칼리지. 수십 명의 한국인 조기유학생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수지(19·고3)양은 미국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의 8개 명문대를 일컫는 말) 진학을 목표로 2002년 뉴질랜드에 왔다. 미국보다 학비가 저렴하고 안전하며, 한국보다 영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뉴질랜드가 최선의 조기유학지라고 판단한 것. 서울 백석중에 다니며 전교 1, 2등을 다투던 그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부모님을 졸라 ‘나홀로 유학’을 감행했다.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어학연수차 뉴질랜드에 처음 왔어요. 타국에서 혼자 공부할 수 있을지, 새로운 문화에 무사히 적응할 수 있을지 시험해보기 위해서였죠. 한 달쯤 머물면서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릴 때부터 영어 공부를 좋아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의사소통엔 큰 문제가 없었고요. 단기연수를 왔다가 아예 뉴질랜드에서 계속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뉴질랜드 생활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외동딸로 자란 그는 늘 한국의 부모님을 그리워했고, 마음이 맞는 ‘키위(뉴질랜드 현지인)’ 친구를 찾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다정다감하고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방황은 길지 않았다. 그는 롱베이 칼리지에서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으며 교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학생이 됐다. 이양이 감기로 앓기라도 하면 교장선생님이 직접 집으로 전화를 걸 정도다.

“적응 기간 1년이 지나니 ‘난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음악 미술 스포츠 등 다양한 취미활동도 맘껏 즐길 수 있으니까요.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야간자율학습도 모자라 여러 개 학원을 전전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시달리지만, 저는 이곳에서 균형 잡힌 삶을 살고 있어요. 한국에서 쓰는 사교육비나, 뉴질랜드에서 드는 교육비나 별반 차이도 없고요. 같은 비용이라면 미래에 대한 폭넓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유학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많은 학교가 여전히 주입식 교육에 매달리는 데 비해 뉴질랜드 고교는 리서치나 토론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조한다. 매년 10개가 넘는 과목을 의무적으로 배워야 하는 한국의 고교생과 달리, 뉴질랜드 고교생은 2학년 때부터 5~6과목을 선택해 심화 학습한다.

“원하는 과목을 골라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예를 들어 경제의 경우,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데 정부가 어떻게 개입하면 좋은가’라는 주제로 리서치 과제가 주어져요. 리서치 페이퍼를 완성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여러 경제 서적도 읽고 인터넷으로 다양한 정보도 수집합니다. 시험은 모두 주관식으로 출제돼요. 세계사 시험을 볼 땐, 주로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의 발생 배경과 결과에 대해 에세이를 씁니다.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교과과정을 따라잡기 어렵죠.”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려면 학과 성적만큼 중요한 것이 과외활동이다. 뉴질랜드 고교생은 보통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특별활동에 매달린다. 오케스트라, 학생회, 합창단 등 이양이 참가한 클럽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주말엔 친구들과 근처 양로원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콘서트도 연다. 학업과 클럽활동, 봉사활동을 병행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고등학교에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을 돕는 프로그램이 따로 운영되진 않아요. 한국 유학원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개인적으로 SAT(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를 준비했지요. 고교 1, 2학년 땐 폭넓은 독서로 기초 실력을 다졌고, 2학년 때부터 집중적으로 기출 문제를 풀었어요. SATⅠ은 1450점(1600점 만점), SATⅡ는 수학과 일어에서 만점을 받았습니다. 대학교 1학년 교과과정을 미리 이수하는 AP(Advanced Placement) 과정에도 참여했어요. 요즘은 예일대, 하버드대, 코넬대 등에 지원하기 위해 에세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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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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