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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 촉발한 2005년 11월 난자 매매 수사 경찰 증언

“ ‘황우석 관련 가능성은 수사 말라’ 상부 지시로 ‘잔여 난자’ 수사 중단”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황우석 사태’ 촉발한 2005년 11월 난자 매매 수사 경찰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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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석 박사팀에 제공된 난자의 채취·사용과정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언론·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2005년 11월 ‘미즈메디 난자’관련 경찰수사를 재조명했다.
지난해 11월 초, 거대한 ‘댐’처럼 굳건해 보이던 ‘황우석 신화’는 경찰 조사실에서 처음으로 균열을 드러냈다. 그것이 원점이었다. 그후 2개월 만에 그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무너져내렸다.

그 과정은 이렇다. 2005년 9월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난자 매매 실태를 고발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조사한 끝에 ‘수사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했다. 경찰은 박 의원을 찾아와 관련 자료를 넘겨받고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경찰은 난자 제공 여성(주로 한국인)과 불임시술 여성(주로 일본인) 사이에서 난자 매매 및 매매된 난자를 통한 불임시술을 알선한 뒤 그 대가로 수십억원을 챙긴 업체 대표를 11월초 구속했다.

그런데 이 수사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부산물’을 낳고 말았다. 문제의 난자 매매 알선업체가 연결해준 난자 매매 여성과 불임여성이 서울 강남 미즈메디병원 등 4개 병원에서 난자 추출 및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미즈메디병원의 노성일 이사장은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황우석 박사팀에 연구용 난자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은 언론에 공개돼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황 박사가 “매매된 난자는 연구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이내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당시 황 박사 연구를 추적 취재하던 MBC ‘PD수첩’ 제작진이 경찰에 찾아오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경찰은 제작진에게 커다란 실질적 도움을 주게 된다. 박재완 의원은 “PD수첩 제작진이 ‘경찰 수사가 보도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PD수첩은 지난해 11월22일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미즈메디측에서 황 박사팀으로 건네진 난자 중엔, 노성일 이사장이 난자 제공자에게 ‘위로금’을 준 난자도 일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윤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황 박사 연구가 국내외에서 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그런데 그 직후 노무현 대통령이 PD수첩측을 비판하며 인터넷에 올린 글에 ‘PD수첩측이 윤리문제뿐 아니라 황 박사 논문 문제도 취재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러자 ‘언론이 과학자의 논문을 검증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쟁점이 확산됐다.

“매매난자 수백여개 채취”

‘동네 뒷산(윤리)’에 난 불이 ‘산맥 전체(논문 진위)’로 옮겨붙는 순간이었다. 이후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은 허위’ ‘2004년 사이언스 논문 허위, 원천기술도 없음’을 잇따라 발표했다. ‘최후의 심판의 날’에 ‘스너피’만 살아남았다.

황우석 박사와 노성일 이사장은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에서 ‘난자를 제공한 공로’ ‘특허 지분 요구’ ‘판교 땅’ ‘줄기세포 바꿔치기’ ‘김선종 연구원 매수’ 공방을 벌이며 서로 상대를 검찰 수사 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마치 ‘베이징의 나비 날갯짓이 뉴욕의 폭풍을 일으킨 격’으로 경찰 수사는 황우석 사태를 격발시켰다. 그래서 ‘원천 원인 제공자’인 경찰 수사로 돌아가봤다. 경찰이 미즈메디병원에서 황우석 박사팀으로 간 난자의 성격, 제공 경위 등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는 사실 규명의 필요성이 큰 사안이다. 경찰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와 관련된 경찰측 미공개 수사 결과와 베일에 가려져 있던 수사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미즈메디병원과 황 박사팀 사이에 오간 난자에 대해선 현재 검찰,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재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경찰의 수사결과는 현재 검찰에 송치되어 있다. 공개되지 않은 경찰 수사에 대한 이번 취재 결과는 난자 유통의 생명윤리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 크다.

경찰은 인터넷상의 난자 매매 실태자료를 근거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 자료를 근거로, 브로커를 통한 난자 매매 및 불임시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자.

불임(임신이 잘 안 되거나 불가능한 상태)의 유형은 남성측 생식기능에 문제가 있는 불임과 여성측 생식기능에 문제가 있는 불임 두 가지다. 전자의 경우 남성의 정자를 여성의 몸에 인공적으로 주입하는 인공수정 시술이 동원된다. 후자에서는 여성의 난자를 몸 밖으로 빼내 시험관에서 남편의 정자와 수정케 한(배아단계) 다음 이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시험관 아기 시술이 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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