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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vs 기무사 ‘40년 정보전쟁’ 秘話

“도와가며 일하라는데 왜 자꾸 말썽이야, 아주 보내버리겠어!”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국정원 vs 기무사 ‘40년 정보전쟁’ 秘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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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10일 아침, 기무사가 날린 ‘김정일 중국 방문’ 첫 보고
  • 내곡동 자극한 ‘익명의 군 관계자’發 확인 기사
  • “中情 간부가 위장 수출 관여”…남산 포위한 방첩부대 요원들
  • 허위보고 문제 삼아 보안사 정보처 해체한 김기춘 중정 국장
  • 1979년 10월27일 아침 중정, “탱크가 와 있는 줄 알았다”
  • 보안사 문서 소각한 중정, 중정 문서 압수한 보안사
  • “안기부가 왜 군 인사에 개입하나”…이양호, 권영해 그리고 김현철
  • 청와대로 날아든 투서 ‘이라크에 있는 자이툰 기무부대가…’
국정원 vs 기무사 ‘40년 정보전쟁’ 秘話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국가정보원 청사(왼쪽)와 종로구 소격동의 국군기무사령부 본부.

내곡동(국정원) 주변에 “기무사가 심상치 않다”는 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말이었다. 소재는 새해 벽두부터 국가정보원을 당혹케 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訪中). 김 위원장이 국경을 넘은 1월10일의 상황이 여러모로 미심쩍다는 이야기였다.

잠시 당시 상황을 복기해보자. 1월10일 새벽 외신들이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 같다”는 소식을 타전하자, 누가 이 ‘설(說)’을 ‘사실’로 확인하느냐를 두고 정부 관련부처에는 온통 비상이 걸렸다. 국정원과 외교통상부 등은 ‘모든 채널을 열고’ 사실확인에 나섰다. 속도가 생명인 정보의 특성상 1분이 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10일 아침 일과시간 직전에 청와대에 전달된 최초 확인보고는 뜻밖의 부서에서 나왔다. 국군기무사령부였다. “특별열차가 중국 단둥(丹東)에 도착했다”는 내용이었다.

2위는 이날 오후 중국측 소스를 인용해 확인보고를 날린 주중(駐中) 한국대사관. 4년 넘게 베이징을 지키고 있는 김하중 대사의 ‘내공’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반면 국정원의 공식확인은 이날 저녁에야 나왔다. 외교부 기자실에서는 “국정원이 외교부보다도 늦단 말이냐”는 수군거림이 흘러나왔다.

특히 국정원측을 자극한 것은 이날 아침 연합뉴스가 내보낸 최초의 ‘당국자 확인보도’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군 정보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이 기사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기정 사실화하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온 시점은 기무사의 청와대 보고 직후였다. 군 정보당국자가 특정 언론에만, 그것도 거의 실시간으로 정보사항을 확인해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첫 보고에 늦어 체면을 구긴 국정원에서는 “기무사가 자신들이 ‘한 건’ 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더욱이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북한을 방문했으므로, 당분간 김 위원장이 중국에 갈 이유는 없다’고 분석하던 상황이었다. 첫 보고에 늦은 것은 중국 등 국외정보를 담당하는 1차장 산하 해외파트의 책임이지만, 사전예측에 실패했다는 점에서는 북한파트도 할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듯 국정원 관계자들은 곤경에 처해 있는데 ‘군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광고를 하고 나선 셈이니, 분위기가 묘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내곡동 주변에서는 “도청사건과 황우석 파동 등으로 국정원이 의기소침한 틈을 타서 소격동(기무사)이 분위기를 주도해보겠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군내 방첩활동에 주력해야 할 기무사가 김정일 방중(訪中) 같은 정치정보에 관심을 갖고 보고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논리였다. 1970년대 정보기관 사이의 갈등을 거론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보기관 사이에는 긴장관계가 상존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국익을 위해 서로 긴밀히 협조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지만, 열심히 뛰다 보면 업무영역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일도 생기게 마련이다. 제도적으로는 ‘종합정보기관’인 국정원이 ‘부문정보기관’인 기무사에 대해 압도적인 우위를 갖는다. 기관장의 직급만 봐도 국정원장은 장관이지만 기무사령관은 중장일 뿐이다(상자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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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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