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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오만? ‘CEO형 정치인’ 연구

‘1류 재계’→‘2류 정치’ 수혈은 당연! ‘황제 스타일’은 어쩔 수가 없어!

  • 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3457@naver.com

실력? 오만? ‘CEO형 정치인’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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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손학규, 진대제, 이계안, 현명관, 정몽준, 김혁규‥. 이들은 ‘CEO 출신 정치인’이거나 ‘CEO형 정치’를 전도하는 정치인이다. 요즘 CEO형 정치인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뜨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독불장군’ ‘가진 자’ ‘분배 경시’의 이미지도 따라다닌다. CEO형 정치의 빛과 그림자, CEO형 정치가 한국 정치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
실력? 오만? ‘CEO형 정치인’ 연구

왼쪽부터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지사 예비후보.

“나는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릅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그는 이렇게도 말한다.“나는 정치판에서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그는 누구이고, 어디서 살아왔을까. 그는 자신이 CEO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차기 대권(大權) 출마 여부에 대해 물으면 그는 “이제 이 나라는 CEO형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에둘러 말한다. 서울시장의 자격에 대해선 “CEO형 시장이 확실히 좋다고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틈만 나면 ‘CEO’를 강조한다.

그의 말이 틀리진 않은 것 같다. 언제부턴가 국민은 CEO 출신 정치인에게 막연한 기대를 품었다. 이번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들도 잘나가는 CEO들이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이 그들이다. 여야 가리지 않고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으나 현재까지는 헛물을 켜고 있다.

삼성그룹 출신 CEO인 현명관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한나라당 제주지사 후보로 영입됐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지사에 출마했다. 바야흐로 CEO 정치인이 각광받는, CEO 정치가 꽃을 피우는 시대다.

“1등 보수는 삼성, 2등 보수는 한나라”

이 때문에 “대한민국의 진정한 1등 보수는 삼성이고, 한나라당은 2등 보수”라는 얘기도 나온다. “1등 진보인 열린우리당과 2등 보수인 한나라당이 대적하기 때문에 막상막하”라는 것이다. 진보진영과 한나라당에 대한 재계의 ‘우월감’이 드러나는 표현이다.

제각각의 이력을 가진 CEO 출신 정치인이지만 한목소리를 내는 부분이 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혹독한 평가에서다. CEO 출신들이 그 다음에 내세우는 논리는 ‘수혈론’이다. “국내 대기업은 세계 톱 클래스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수준이 한참 뒤처져 있다. 따라서 기업경영을 직접 해본 사람의 노하우를 정치에 전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EO형 정치가 부각된 시점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대기업의 위상이 해외에서 크게 올라가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

한나라당이 제주지사 후보로 영입한 현명관 전 전경련 부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제주지사선거를 “‘주식회사 제주’의 CEO를 뽑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의 CEO들이 정치분야 등 가장 낙후한 공공분야로 진출해 발전을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진대제 전 장관도 인터뷰에서 정치권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털어놨다.

“국회에 갈 때마다 우리 정치는 너무 웃긴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다들 답답하게 미래가 아닌 과거만 이야기한다. 물론 옳고 그른 것은 가치의 문제인 만큼 여야가 싸울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이 누가 골프를 했고, 테니스를 했고 하는 문제로 정쟁(政爭)을 할 때인가. 이런 것은 말로만 하는 ‘이빨 정치’다. 정치가 반도체처럼 국가를 지탱해주는 등뼈가 되는 게 아니라, 국민의 발목을 잡는 ‘뒷다리 정치’로 전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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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34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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