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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베이징올림픽, 그 후 中國

중국 민주화의 향배

GDP 3000달러의 함정? 대응카드는 ‘제한적 개혁조치’

  • 하종대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중국 민주화의 향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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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이후 중국은 어떻게 변화할까. 이는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는 물론 온 세계가 주목하는 관심사다. 특히 최근 중국 지도부가 올림픽 이후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중국의 정치 변화, 나아가 민주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륙의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그 향배를 두고 격렬한 토론이 전개되지만, 정작 중국 공산당은 한국 등 아시아 민주국가들이 1인당 국민소득 3000~5000달러 시기에 겪은 정치적 혼돈이 중국에서 재현될까 두려워하는데….
중국 민주화의 향배

3월 티베트 라싸의 독립시위 현장에서 중국 공안요원들이 방패로 벽을 만들어 투석에 맞서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장기간 이어진 독립시위는 중국의 정치적 안정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계기였다.

중국의 향후 전망을 살피기 위해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것은 중국 경제의 개방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다. 올해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 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은 1978년 12월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열린 중국 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역사적인 개혁개방을 선언했다.

이후 중국은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개혁을, ‘죽의 장막’에서 ‘특구 설치’로의 개방을 선택했다. 이 역사적인 선택의 결과는 경이로울 정도로 성공적이다. 1978년 3645억2000만위안(약 2165억달러)이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24조9530억위안(약 3조2800억달러)으로 늘어나, 독일(3조2972억달러)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연평균 9.8%의 엄청난 성장 속도다. 1978년 224.3달러였던 1인당 GDP는 지난해 2487.3달러로 29년 만에 11.1배 늘었다.

덩치만 커진 게 아니다. 1978년 12월 개혁개방을 선언한 데 이어 1992년 10월 중국 공산당 제14차 전국대표대회에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공식화했다. 또 2001년 12월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세계경제의 틀 안으로 들어왔고, 지난해 3월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사유재산과 국유재산을 동등하게 보호하는 물권법을 통과시킴으로써 사실상 자본주의적인 시장경제의 법적 토대를 확실히 마련했다. 경제 부문은 개방과 함께 법적 제도적 개혁이 동시에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계속되는 ‘죽의 장막’

정치 부문 역시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국 공산당의 지도이념이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될 때마다 바뀌고 있다. 1세대 핵심지도자인 마오쩌둥(毛澤東)의 혁명사상, 2세대 핵심지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론, 3세대 핵심지도자인 장쩌민(江澤民)의 3개 대표론, 4세대 지도부의 당 총서기인 후진타오(胡錦濤)의 과학발전관이 그것이다.

중국 민주화의 향배
덩은 마오의 계급투쟁론에서 처음으로 탈피했다.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통해 생산력 발전이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2002년 11월 당 규약에 삽입된 장 전 주석의 ‘3개 대표론’이란 공산당이 선진사회의 생산력(사영기업가)과 선진문화 발전(지식인), 광대한 인민(노동자와 농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3개 대표론의 이념에 따라 자본가에게도 공산당의 문이 활짝 열렸다.

또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던 덩샤오핑의 ‘1개 중심’과 ‘2개 기본점’ 이론도 무너졌다. 1개 중심이란 경제발전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고, 2개 기본점이란 개혁개방과 4항 원칙을 말한다. 4항 원칙이란 △마르크스 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견지 △사회주의 노선 견지 △인민민주독재 견지 △공산당 영도 견지를 말한다. 하지만 자본가에게도 공산당 입당이 허용됨으로써 장기적으로 인민민주 독재가 불가능하게 된 셈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장에 오른 후 주석의 과학발전관은 기존의 성장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사회적 안정을 위해 균등한 분배에도 힘써야 한다는 이론이다.

점증하는 모순, 격화되는 항거

그러나 정치사회적 필요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졌을 뿐, 중국 공산당의 기본이념이 바뀐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국 공산당은 공산당 영도 원칙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공산당의 영구 집권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서구식 다당제’는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중국은 8개의 중국민주동맹, 구삼(九三)학사 등 8개의 민주당파가 있지만 공산당과 집권 경쟁을 벌이는 정당이 아니다. 이들은 공산당의 보조부대로 공산당의 집권에 참여한다는 의미의 ‘참정 정당’일 뿐이다.

둘째, 자유선거를 통한 지도자 선출 역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촌장과 촌서기는 직접 선거로 뽑고 있다. 하지만 향·진(鄕·鎭)부터는 일부 실험지역에서만 공산당 서기에 한해 직접 선거가 이뤄지고 있다. 향·진의 정부 수장은 여전히 간접 선출 방식으로 정한다. 결국 민주화의 기본척도라 할 수 있는 국민의 직접 참여에 따른 지도자 선출, 다당제에 따른 정권의 수평 이동 등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는 셈이다.

이렇듯 정치적 민주화가 지연되면서 권력에서의 소외, 사회 불평등 심화 같은 문제점도 점증하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폭동이나 테러, 집단항거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6월28일 구이저우(貴州)의 웡안(瓮安) 현에서는 주민 1만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 공안국 간부의 아들이 포함된 여중생 강간범 일당을 경찰이 멋대로 풀어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시위대는 공안국 청사에 불을 질렀고, 이 과정에서 진압경찰의 발포로 주민 1명이 숨지고 15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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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대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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