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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베이징올림픽, 그 후 中國

중국은 슈퍼파워로 거듭날 수 있나

실질 군사비 4500억달러의 위력, ‘상후하박’ 기형적 인구구조의 덫

  • 하태원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 triplets@donga.com

중국은 슈퍼파워로 거듭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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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올림픽에 즈음해 ‘굴기(푞起)하는 중국’의 이미지가 온 천하에 퍼져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유일 슈퍼파워 미국의 깊은 내부에서는 우려와 낙관이 날카롭게 교차한다. 중국은 과연 슈퍼파워가 될 수 있는가, 혹은 이미 슈퍼파워인가. 중국의 군사비와 인구구조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를 견제할 미국의 카드는 무엇인가. 주요 싱크탱크와 부시 행정부, 차기 유력 대선후보의 핵심참모에 이르기까지 워싱턴 인사이더들의 심중을 들여다보았다.
중국은 슈퍼파워로 거듭날 수 있나

최근 미국 위싱턴에 들어선 연면적 1만㎡가 넘는 중국대사관의 건설공사 당시 모습. 해외 중국대사관 중 최대 규모인 이 건물은 ‘중국이 슈퍼파워로 부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워싱턴의 염려를 자극하는 아이콘이다.

‘중국이 슈퍼파워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라는 화두(話頭)는 미국 워싱턴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 중 하나다. 특히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올림픽이 치러지는 2008년에는 워싱턴의 200여 개가 넘는 싱크탱크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중국의 부상과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향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장이 격월간지 ‘포린어페어스’ 5·6월호에 기고한 ‘미국은 쇠퇴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도 그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그가 현재의 세계질서를 ‘무극(無極)시대’라고 표현하면서 ‘새로운 세계질서의 탄생’을 내다보았는데 이는 바로 중국의 부상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렇듯 미국은, 냉전종식 이후 구가해온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서서히 종언(終焉)을 고할 기미가 보이자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의 부상을 은근히 신경 쓰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무한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발도상국에 머물러 있는 중국에 대해 10여 년 전부터 견제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일종의 현대판 ‘황화론(黃禍論)’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1842년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뒤 ‘아시아의 병자(sick man)’라는 조롱을 받아왔던 중국이 새로운 강자로 다시 태어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고조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풀리지 않는 숙제

우선 부정적인 견해부터 살펴보자.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앨리스 밀러 교수는 중국이 이른 시일 내에 슈퍼파워가 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경제력, 군사력, 정치력 및 소프트파워를 종합해 볼 때 현재 슈퍼파워가 아닌 것은 물론이고 조만간 슈퍼파워로 떠오를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는 것. 밀러 교수는 슈퍼파워에 대한 정의를 “지구상 어느 곳에서나 그 존재를 인정받고 때때로 한 지역 이상에서 동시에 압도적인 힘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전세계 패권국(hegemon)의 지위에 도달한 국가”라고 규정하며 대영제국이나 구(舊)소련, 미국을 예로 들었다. 이러한 정의에 비추어 볼 때, 중국은 “전세계적 이슈의 영역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역내(regional) 파워’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중국은 슈퍼파워로 거듭날 수 있나

“중국 역시 (미국 중심의) 기존 질서에 대한 협력이 국익에 더 부합함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우드로윌슨스쿨 석좌교수.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수전 셔크 교수도 중국의 현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한마디로, 겉으로는 화려하고 강력해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매우 취약한 구조”이며 “관건은 중국이 경제 기적을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셔크 교수는 “중국 정부가 산아제한 정책을 써온 탓에 2065년에는 인구의 54%가 60세 이상이 될 것이고, 22%만이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라며 “이 같은 인구구조는 경제분야의 슈퍼파워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한편 중국이 조만간 슈퍼파워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우선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존 태식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10년 안에 적어도 군사분야에서만큼은 미국에 필적할 만한 유일한 슈퍼파워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매력지수(PPP·Purchasing Power Parity)로 비교해볼 경우 중국의 실제적인 군사비 지출은 미국의 지출에 맞먹는 4500억달러 수준”이라는 것이다.

‘뉴스위크’의 국제뉴스 담당 편집인 파리드 자카리아의 견해는 아예 중국의 슈퍼파워 등극을 기정사실화하는 등 더욱 적극적이다. “중국의 ‘전세계적 파워(global power)’ 등극은 이미 예측의 영역이 아닌 현실”이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물론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 이란 핵 위기 등 국제분쟁에서 중국은 서서히 책임 있는 이해당사자(stake holder)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

이렇듯 워싱턴 내부에서는 중국의 슈퍼파워 부상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분명한 것은, 미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 슈퍼파워 미국의 지위에 도전할 수 있는 가장 큰 잠재력을 갖춘 나라가 중국이라고 평가하는 데 있어 큰 이의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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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원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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