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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 명사들의 나의 집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공간”

마광수 연세대 교수

  • 글│정재학 프리랜서 기자 zeffzeff@hanmai.net 사진│장승윤 기자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공간”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공간”

마광수 교수에게는 집보다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바깥세상이 더 절실해 보였다.

마광수(58) 교수에게 집은 그 어떤 것보다 특별한 존재다.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음란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되고 연세대와 교수직 복직을 놓고 소송을 벌이면서 점점 세상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럴수록 집과 가까워졌다.

어렵게 복직했지만 동료 교수들의 편견 때문에 심각한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수업만 마치고 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온다.

“집이라고 하지만 사실 제 생활공간은 이 방 하나예요. 여기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담배도 피우고 모든 것을 다 하죠.”

마 교수는 동부이촌동의 80평짜리 빌라에서 노모와 단둘이서 산다. 80평 빌라라는 단어에서 호화스러운 공간을 연상할 법도 하지만 식구도 없고 살림살이도 없다보니 휑한 느낌이 들 정도다. 책을 쌓아둘 공간이 넓어진 것말고는 달라진 것이 없다.

이곳에 살기 시작한 지 만 4년째. 20년 넘게 살던 바로 옆 단지 아파트가 재개발에 들어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사를 오게 됐다.

“예전 집은 한강이 내다보이는 49평짜리 아파트였는데 재개발을 한다고 3억원씩 더 내라는 거예요. 돈이 있어야죠. 그 집 판 돈에 한 푼도 더 안 보태고 이곳으로 이사를 왔어요. 빌라는 아파트보다 집값이 훨씬 싸더라고요.”

법정 구속 때문에 마 교수는 은퇴 후에도 교수 연금을 못 받는다. 그는 “어쩌면 집을 팔거나 역모기지론으로 노후를 보내야 할지 모른다”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그에겐 집이 인생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집보다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바깥세상이 더 절실해 보였다.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공간”

신동아 2009년 12월 호

글│정재학 프리랜서 기자 zeffzeff@hanmai.net 사진│장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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