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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으로 끝난 전력산업 구조개편 재추진 논란

지식경제부와 KDI가 죽은 자식 불알 만진 까닭은?

  • 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

해프닝으로 끝난 전력산업 구조개편 재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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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의 지식경제부 용역보고서가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소동만 일으켰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정책이 될 수 있다”고
  • 지경부 관계자는 말했다. 그렇다면 뭣하러 KDI에 연구를 발주한 걸까. 정부는 KDI에 연구비를 주면서 국민 혈세를 썼다.
해프닝으로 끝난 전력산업 구조개편 재추진 논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 한전은 전남 나주시로 본사를 옮긴다.

7월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바람직한 전력산업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식경제부와 KDI(한국개발연구원)가 개최한 이 토론회는 파행(跛行)을 거듭하다 1시간도 못 돼 끝났다.

경주시민 300여 명이 토론회에 참석하고자 관광버스를 대절해 서울로 올라왔다. 이들은 “정부가 사기극을 벌인다”면서 토론회장 단상을 점거했다. 김일환 경주시의회 의장이 성명서를 읽었다.

“경주시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통합을 논의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이해집단 간에 몸싸움도 벌어졌다. 고성이 오갔으며, 소화기 분말이 발사됐다. 경주시민과 발전노조 조합원이 충돌한 것.

경주시는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유치하면서 한수원 본사 이전을 약속받았다. 한전 경영진과 노조는 발전사 재통합을 주장해왔다.

지경부가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관련해 KDI에 용역을 맡겼고, KDI는 이날 토론회에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대내외 여건변화에 부응한 전력산업구조 정책방향’이란 제목이 붙은 이 보고서의 요지는 이렇다.

① 한전 한수원 통합은 원전 수출 역량 강화 측면에선 바람직하지만 한수원 경주 이전 문제가 걸린 만큼 정치적 판단이 필요하다.

② 한전과 5개 발전회사(남부발전, 동서발전, 남동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재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존의 경쟁체제가 득이 많다.

③ 발전회사 독립성을 강화하고, 판매경쟁을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화력 3사로 재편하거나 현행 5개사를 유지한다.

“발전 경쟁을 유지하고, 판매 경쟁을 도입하라”고 제안한 KDI 보고서가 공개되자 한전 본사를 유치한 전남도가 발끈했다. 한전 본사는 나주시에 조성 중인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2012년 이전한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성명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한전 판매부문의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한 정부의 전력산업구조 개편안을 수용할 수 없으며 당초 계획대로 한전을 온전하게 이전하라. 정부의 전력산업구조 개편안은 반쪽짜리 한전을 이전시키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발전노조도 “정부가 한전 분할 및 민영화를 강행하면 전면적인 파업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해를 공유한 각 집단이 서로 다른 이유로 반발하자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7월16일 정부의 의견을 밝혔다.

최 장관은 “한전과 한수원은 현 체제가 바람직하다”면서 경주시민의 손을 들어줬다. 판매부문 경쟁체제 도입에 대해서도 “중장기적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당장 판매 경쟁을 도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거다.

KDI의 제안 중 한수원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의 독립성 강화만 살아남았는데, 지경부는 발전회사를 한전으로부터 독립시키거나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도대체 그간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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