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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이집트 시민혁명

알렉산드리아, 아스완, 룩소르, 에드푸 현지 르포

나일 강 줄기 타고 전국으로 번진 시위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로 이어져

  • 안기석│동아일보 기자 daum@donga.com

알렉산드리아, 아스완, 룩소르, 에드푸 현지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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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집트 전역으로 퍼지고 있던 1월27일부터 2월4일까지 마침 기자는 성지 순례차 이집트를 방문 중이었다.
  • 민주화 시위가 나일강 줄기를 타고 들불처럼 번져 결국 무바라크 하야를 성취해낸 시위 현장을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전한다.
알렉산드리아, 아스완, 룩소르, 에드푸 현지 르포

(왼쪽) 2월1일 저녁 룩소르신전 옆 광장으로 시위대가 모이고 있다. (오른쪽) 룩소르신전 앞의 위대한 파라오 ‘람세스2세 두상’, 이집트 절대권력자 무바라크에도 황혼이 찾아왔다.

성지 순례차 이집트 카이로공항에 도착한 기자는 1월27일 오전 0시10분 알렉산드리아행 심야 버스를 타고 새벽 4시경 알렉산드리아 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렸다.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 정복 후 세운 알렉산드리아는 지중해와 인접해 서구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도시다. 인구 410만명으로 카이로 다음으로 큰 도시다. 튀니지발 민주화 시위의 영향으로 카이로와 동시에 시위가 발생한 알렉산드리아는 이날 조용했다.

그러나 새벽에 도착한 알렉산드리아 앞바다의 파도가 유난히 심하고 거센 바닷바람에 비닐봉지 등 쓰레기가 휘날리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았다. 오전에 알렉산드리아 국립박물관을 방문했고 오후에는 마차를 타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로마원형경기장과 폼페이 기둥 등 유적지를 둘러봤다.

폭풍 전야에 방문한 알렉산드리아

60대로 보이는 마부는 알렉산드리아 중앙역 광장 부근에 배치된 경찰차를 가리키며 얼마 전 시위가 있었다고 말했다. 성(聖)마가콥틱교회로 가자고 했다. 신약성경의 마가복음을 쓴 마가가 세우고 묻힌 곳으로 유서 깊은 교회다. 마부는 한사코 거부했다. 처음에는 그곳을 모른다고 시치미 떼기에 약도까지 보여줬더니 “그곳은 경고 지역이라 못 간다”고 거절했다. 할 수 없이 마차에서 내려 거리의 시민들에게 물어서 찾아갔다. 성마가콥틱교회 입구에는 경찰이 서 있었다.

한국에서 온 관광객임을 밝히자 경찰은 기자를 교회 안으로 안내해 30대로 보이는 교회관리인에게 소개했다. 교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세련된 스테인드글라스와 이 교회 발전에 기여한 인사들의 명패가 벽 좌우에 붙어 있었다. 그중에는 알렉산드리아 전직 경찰서장 이름도 있었다.

“경찰이 왜 교회를 봉쇄하고 있느냐”고 묻자 교회관리인은 빙그레 웃으며 “이 교회는 보호대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월1일 알카에다와 연관된 과격 테러분자들이 이 교회 앞에서 폭발물을 터뜨린 적이 있다.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다음날인 1월28일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고 한다. 1월30일 오후 4시경 아스완역에서 만난 20대 후반의 중국 여성 관광객은 “1월28일 알렉산드리아를 방문했다가 아무것도 구경하지 못하고 시위대와 함께 최루탄을 마시며 쫓겨 다니다가 돌아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시위 끝낸 아스완

1월28일 밤 9시경 다음 행선지인 아스완공항에 도착했다. 아스완은 인구 120만명의 대도시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나일 강의 야경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중심지로 들어갔다. 나일 강변의 한 호텔에 들어가 다음날(1월29일) 새벽 3시30분에 떠나는 아부심벨 투어 예약을 했다. 아부심벨은 이집트의 위대한 파라오 람세스3세가 세운 신전인데 아스완에서 버스로 4시간 걸린다. 호텔 로비에서 대기 중인데 종업원들이 텔레비전 뉴스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20대로 보이는 남자 종업원을 불렀다. 뉴스에 나오는 시위대가 무엇을 주장하는지 물었다.

“무바라크 물러나라는 거지요. 무라바크는 개XX입니다.”

그 청년은 뉴스를 보고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격렬한 몸짓으로 발로 밟는 시늉을 하고 사라졌다. 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호텔 종업원이 아니고 이 호텔 종업원의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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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석│동아일보 기자 da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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