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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연구|일본 우익의 선봉 산케이신문

산케이 한국보도 親韓인가 反韓인가

일본 우익의 선봉 산케이신문

  • 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oon@donga.com

산케이 한국보도 親韓인가 反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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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산케이신문은 한국 여러 기관과 마찰을 빚었다. 뿐만 아니라 산케이는 일본 역사 교과서 개정을 주도하는가 하면, 평화헌법 개정,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자위대(自衛隊)의 군대화 등 일본을 보수화하는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다테마에(建前: 치면치레로 하는 말)를 버리고 과감히 혼네(本音)를 외치는 산케이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들은 왜 보수의 길로 일로매진하는가. 공산주의와 싸우기 위해 ‘도망가지 않는 신문’ ‘확실히 할 말은 하는 신문’이라는 모토를 내건 산케이 본사를 찾아가 취재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언론으로 꼽히는 산케이(産經)신문이 화제다. 산케이신문은 최근 한국 내 주요 기관과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4월20일자 산케이는 ‘정부계 또는 친정부계로 분류되는 KBS·MBC·한겨레신문·대한매일 등이 정부의 언론개혁 지지로 돌아, 이에 비판적인 조선·동아·중앙일보 등에 대해 프로그램과 지면에서 심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또 ‘(한국) 정부는 정부가 인사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MBC 사장에 한겨레 사장 출신이며 진보파인 김중배씨를 기용했다. 김사장은 김대중 대통령과 동향인 전라도 출신으로, 김대중 정권이 정권 말기 대응책으로 언론 장악에 힘을 쓰고 있다’고 적고 있었다. 이에 대해 MBC측은 정정 보도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항의했으나, 산케이는 MBC측의 입장만 보도했을 뿐 정정 보도는 아직 내지 않았다.

산케이는 합동참모본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 3월26일자에서 산케이는 ‘북한의 반잠수정이 한국 남서해안에 침범해 한국 해군 함정이 출동했으나 적극 대처하지는 않았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4월16일 합참은, 산케이에 정정 보도 요구 서한을 보내고 주일 한국무관과 청와대의 국방비서관 그리고 국정홍보처까지 동원해 도쿄에 있는 산케이 본사에 압박을 가했다. 이런 식으로 압력이 강화되자 산케이는 4월25일자에서 ‘북 반잠수정 침입보도, 새로 확인된 정보 없어’라는 제목으로, ‘현 단계에서는 당초의 본지 보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어 기사를 정정하겠다. 결과적으로 한국 군 당국에 폐를 끼친 점을 사과한다’는 정정 기사를 게재했다.

“산케이 서울지국을 폐쇄하라”

산케이와 일부 한국 기관 사이의 마찰은 대개 산케이 서울지국장 겸 특파원인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弘勝·59)씨의 기사로 인해 촉발된다. 때문에 구로다 특파원에 대한 반발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4월10일 민주당의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국회 질문에서 “산케이 서울지국을 폐쇄하라”고 주장했다.

구로다 특파원은 올해 초부터 부산의 국제신문에 시론을 써왔다. 4월26일 부산언론운동시민연합은 ‘국제신문은 구로다씨를 시론 필진에서 제외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산케이를 화제의 중심으로 잡아끈 것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사건일 것이다. 산케이는 오래 전부터 일본의 역사교과서를 개정하라는 시리즈를 게재해왔다. 문제가 된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교과서를 출판한 것도 산케이 신문이 포함된 ‘후지-산케이 그룹’ 산하의 후소샤(扶桑社)였다.

그렇다고 해서 산케이가 한국에서 배척만 당하는 신문은 아닌 것 같다.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은 기자는 구로다씨에게 두 번 ‘물을 먹은[落種]’ 적이 있다. 기자는 모 인사가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북한 자료를 빼내기 위해 상당기간 노력해 왔는데, 구로다 특파원이 먼저 입수해 버린 것(그중 하나가 지난해 11월 산케이가 처음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던 황장엽씨 논문이다). 구로다 특파원이 한국 기자보다 먼저 한국의 핵심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은, 그와 한국 취재원 사이에 아주 단단한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리라.

산케이를 싫어하고 좋아하고는 독자 개개인이 선택할 문제다. 문제는 싫어하고 좋아하고가 아니라, 산케이가 어떤 신문인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에 앉아서 한국에 관련된 기사만 보고 산케이를 판단하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김경재 의원처럼 산케이가 반한(反韓)적이라고 판단해 서울지국을 폐쇄한다면, 한국은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산케이 지국을 폐쇄한다고 한들 일본 언론인 산케이가 한국을 무서워할 이유도 없다.

산케이는 도대체 어떤 언론인가. 기자는 구로다 특파원을 통해 도쿄(東京)의 산케이 본사에 취재하고 싶다는 뜻을 보냈는데, 뜻밖에도 “산케이의 모습을 정확히 전달해준다면 응할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자는 즉각 도쿄로 날아갔다.

산케이(産經)는 ‘산업경제’를 줄인 말이다. 과거에는 경제지인 ‘산업경제신문’이어서 산케이로 약칭됐는데, 종합지로 전환하면서 아예 산케이로 이름을 바꾸었다. 신문 이름은 바뀌었지만, 회사 이름은 여전히 ‘산업경제신문사’다.

203만 부를 발행하는 산케이는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부수가 많다. 일본의 신문 발행 부수 서열은 요미우리(讀賣·약 1000만부) 아사히(朝日·839만부)-마이니치(每日·약 400만부)-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약 250만부)-산케이 순이다.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가 서열 4위인 것이 이채롭다.

산케이가 보수 우익지라는 사실은 이 신문이 광고 카피로 선택한 ‘무레나이 신분(群れない 新聞)’과 ‘니게나이 신분(逃げない 新聞)’ 그리고 ‘모노오 이우 신분(モノを いう 新聞)’이란 문구에서 강렬히 드러난다. 우리말로는 ‘무리를 짓지 않는 신문’ ‘도망가지 않는 신문’ ‘할 말을 하는 신문’이 되는 이 카피에는, 보수 우익 노선을 걷겠다는 산케이의 의지가 절절히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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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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