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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연구|일본 우익의 선봉 산케이신문

산케이(産經)의 돌격 vs 아사히(朝日)의 정론

  • 심규선 <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 ksshim@donga.com

산케이(産經)의 돌격 vs 아사히(朝日)의 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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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교과서 문제, 북한 문제, 재일동포의 지방 참정권 문제, 國旗·國歌 문제, 자위대의 군대화 문제, 헌법개정 문제,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 등 일본 내의 가장 뜨거운 주제에 대해 산케이와 아사히는 항상 정반대의 논조를 내놓고 있다. 보통국가 지향이 일본의 국론이 되어 가는 지금, 아사히는 이러한 움직임에 우려의 시각을 유지하고 있으나, 산케이는 당연하다는 논조다. 아사히를 맹공격함으로써 자신의 논조를 극명화하는 산케이. 그 내막을 살펴본다.
한국 정부가 5월8일 일본측에 역사교과서의 재수정을 요구하자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9일자 신문에 일제히 사설을 게재했다. 그러나 각 신문사의 시각을 대변하는 사설은 완전히 양분됐다. 아사히(朝日)신문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지만, 산케이(産經)신문의 ‘주장’(사설에 해당)은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썼다.

“…(한국 정부의) 지적은 ‘명백한 잘못’ ‘해석이 왜곡돼 있다’는 등을 그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추상적인 비판이 아니라 일본에서도 검토가 가능한 구체적인 지적이다. 이웃이 전문가를 모아 확실한 검토를 바탕으로 요청한 의견이다. 겸허하고 냉정하게 귀기울이고 싶다.…후소샤(扶桑社·‘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집필한 교과서를 출판한 출판사)를 비롯해 각 교과서 발행사도 이번 지적을 확실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아사히신문, ‘더 나은 교과서에 일조가 되도록’)

“한국정부가 검정이 끝난 교과서에 대해 수정을 요구한 문제에 대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비롯해 각 각료들은 검정 후의 재수정은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다시 한 번 표시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의 방침을 이어받아 우선은 냉정하게 대응한 것을 평가하고 싶다.…이번 한국의 요구는 모두 역사 인식을 둘러싼 주장이다. 비록 자세히 조사를 하더라도 그에 따른 정정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문부과학성에 일층 의연한 자세를 촉구하고 싶다.”(산케이신문, ‘의연하게 거부하는 자세를 관철하라’)

아사히를 공격하는 산케이

두 사설은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이 같은 사안에 대해 얼마나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사설은 교과서 문제와 관련한 두 신문의 상반된 사설과 기사 중에서도 일부분에 불과하다. 올 들어 교과서 문제가 한일 간의 최대 현안으로 등장하면서 아사히신문이 먼저 의견을 제시하면 산케이신문이 곧바로 반박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산케이신문은 5월6일 ‘역사를 배운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부제는 ‘일본인으로서의 긍지를-요구되는 국가의식의 함양’이었다.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모임) 측이 집필하고 산케이신문의 계열사인 후소샤가 펴낸 중학교 역사 교과서가 3월 말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것을 계기로 쓴 사설이었다.

“근년, 국제화의 진전에 따라 일본의 전통이나 문화를 너무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풍조가 일부에서 강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5월1일자 사설 ‘역사를 배운다’에서 ‘이미 국가가 전부가 아니다. 국가의 틀을 넘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나라를 위하여라는 생각이 당연시되던 반세기 전과 비교해볼 때 ‘인간으로서’의 부분이 확대되고 있다’고 쓰고 있다. 확실히 지구온난화 등 국경을 넘어 인류가 서로 지혜를 짜내지 않으면 안 될 문제가 많다.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국가의식의 희박화나 지구시민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제화가 진행되는 시대야말로 건전한 국가의식은 더욱더 필요한 것이다.”

이 사설은 명백히 아사히신문의 사설을 반박하기 위해 쓴 것이다. 아사히신문의 사설이 5월1일자였고, 산케이신문의 사설은 6일자였다. 아사히의 사설 제목이 ‘역사를 배운다’였는데 산케이의 사설도 ‘역사를 배운다’로 똑같았다. 사설은 보통 하루에 두 건을 싣는데 아사히 사설은 한 건으로 매우 긴 것이었고 산케이의 것도 마찬가지였다.

203만 對 839만

이뿐만 아니다. 아사히신문이 2월22일 ‘검정의 행방을 주시한다’는 사설에서 모임 측이 집필한 교과서가 문부성 검정을 통과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자 산케이신문은 이튿날인 23일 즉각 ‘아사히 사설-검정에 압력을 가하려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3월6일에는 1면에 ‘아사히신문의 교과서보도’라는 장문의 기사로 아사히신문의 교과서 관련 보도 전체를 조목조목 비판하기도 했다.

다른 신문의 사설이나 기사를 정면으로 문제 삼는 이런 식의 공방은 일본 언론계에서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다.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아사히와 산케이가 정면대립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교과서 문제뿐만 아니다. 여러 가지 쟁점에서 두 신문은 상반된 의견을 제시할 때가 많다. 이 글에서는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이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러나 이 글은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사설과 기사라는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두 신문의 주장을 비교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대일본 제국’의 피해자인 한국으로서는 산케이신문의 보수적인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 국내에 산케이신문의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또 한 가지. 아사히신문은 산케이신문과 대립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아사히신문의 역사는 120년을 넘어섰다. 산케이신문은 1933년 창간된 ‘일본공업신문’이 모태다. 1월 현재 아사히의 공식 판매부수(ABC부수)는 839만 부로 203만 부인 산케이신문의 네 배가 넘는다. 역사와 부수가 전부는 아니지만, 아사히신문으로서는 산케이신문과 비교당하는 것 자체가 탐탁치 않은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산케이신문이 자신의 기사나 사설을 반박하더라도 이에 직접적인 재반론은 하지 않는다. 자체 판단에 따라 ‘마이 웨이’를 갈 뿐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두 신문이 대립하고 있는 사안을 살펴보자. 한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또 하나의 현안인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부여문제를 둘러싸고도 두 신문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영주외국인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재일동포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 문제는 한국 관련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한국민단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 전 총리 등도 일본을 방문하거나 일본 정치인들을 만날 때마다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일본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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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선 <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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