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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시아 | 싱가포르

한계 부닥친 고저축·저소비의 잉여경제

  • 박번순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한계 부닥친 고저축·저소비의 잉여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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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는 경제문제보다 정치·사회적 낙후가 더 큰 문제다. 아직도 인민행동당은 국회 전체의석을 차지하고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실질적인 야당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치러진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인민행동당은 거의 전 의석을 석권했다.
싱가포르인들은 2002년 벽두를 우울하게 맞이했다. 정부는 1월초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2%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2000년의 성장률이 9.9%였던 점에서, 그리고 싱가포르가 자타가 인정하는 강력한 경쟁력을 자랑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마이너스 성장은 싱가포르 경제에 무엇인가 문제가 발생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고촉통(吳作棟) 총리는 신년사에서 싱가포르 경제의 실적부진을 세계경제의 침체, 즉 미국 테러사태와 미국 및 일본경기의 부진 탓으로 돌리기는 했지만, 2001년이 싱가포르에 분수령이 되는 해였다고 정의하고 경제를 구조조정하고 새로운 생존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는 투자와 효율주도의 경제에 혁신 엔진을 장착해서, 기업가정신이 살아 있는 지식경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신세계와 운영환경을 변화시켜 싱가포르와 해외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기회를 창출해야 합니다.”

지난해의 경제실적을 보면 싱가포르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2001년 4·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7%였는데, 2·4분기 -0.5%, 3·4분기 -5.6%에 이어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다. 1997∼98년 동남아를 휩쓸었던 외환위기 속에서도 싱가포르는 다른 동남아 국가와는 달리 무너지지 않았다. 비록 1998년 성장률이 0.1%에 그쳤지만 인도네시아의 -13%, 말레이시아의 -7.4%에 비하면 아주 양호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는 다른 국가들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싱가포르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외환시장에서 싱가포르 달러 가치는 급격히 하락해 싱가포르달러(싱달러)/달러 환율이 12월말에는 1.85까지 치솟아 외환위기가 가장 고조됐던 1998년 8월의 1.78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

2001년의 우울한 경제성적 경제침체로 주식시장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1997년 초 스트레이트타임스지수(STI)는 2000을 상회했으나 1998년 중반에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급락해 1000 이하로 떨어졌다. 동아시아 경제가 1999년부터 급속히 회복되면서 STI는 2000년 1월에 2500선까지 회복했지만 지난해에는 경기하락과 함께 지속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해 연말에 1600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국이나 다른 국가들의 주가가 미 테러 사태의 여파를 털고 연말에 대폭 반등했지만 싱가포르 시장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경기침체의 주범은 재화 부문 그것도 제조업 부문이다. 싱가포르 GDP의 26%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은 2000년 4·4분기에 18.8%나 성장했으나 2001년 3·4분기에는 -19.1%로 부진했다. 싱가포르의 주요 제조업은 전자산업, 석유화학산업 등이며, 특히 반도체 하드디스크 등 컴퓨터 주변기기산업이 핵심인 전자산업의 경우 수출주도 산업일 뿐만 아니라 비중도 커서 싱가포르 경기를 좌우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생산은 급속도로 감소했는데 10월의 생산은 2000년 10월에 비해 34.8%, 11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29.8%가 감소했다.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을 생산하는 다국적기업(MNC)들이 생산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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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번순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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