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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복무기간 13년에서 5년으로 축소

북한 50만 감군설의 진상

  • 글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평균 복무기간 13년에서 5년으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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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 이미 1차 감군조치 실행
  • ●군대 기피현상 심해지자 지원제에서 의무제로 전환
  • ●감축인력은 해외 보내 외화획득
  • 120만 대군으로 추정되는 북한 인민군에 대한 감군조치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 북한이 인민군을 감축하는 속셈은 과연 무엇일까.
평균 복무기간 13년에서 5년으로 축소
지난해 10월16일자 국내 중앙 일간지들은 일제히 “북한이 인민군을 획기적으로 감축한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지난해 9월 이탈리아 코모에서 열린 북한 에너지체계 개선과 관련한 학술회의에 참석한 북한의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관계자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한국인 학자에게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10월7일 일본 교토(共同)통신은 모스크바발(發)로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에 집중시켰던 군사력의 전투태세를 완화하고 2만∼5만명의 병력 감축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핵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당시만 해도 신의주 개발, 북일 수교 등 북한의 개방무드가 가속화하고 있었다. 이런 정황에 맞물려 국내에서는 ‘한반도 군축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어린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에 대해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은 “북한군 근무연한이나 편제에 큰 변화가 있다는 정보는 없으며, 대규모 병력감축설도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이후 “이탈리아 에너지회의에 참석한 북한 관리는 대부분 실무급 하위관리여서 북한의 군사문제를 얘기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정부 관계자의 분석이 이어지면서 일련의 보도는 ‘해프닝’으로 여겨졌다. 더욱이 이튿날 “제임스 켈리 미 국무성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0월초 방북했을 때 북한이 비밀 핵개발 계획을 시인했다”는 한·미 양국의 메가톤급 발표가 이어지면서 북한군 감군(減軍)에 대한 논란은 세인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

감군안은 대미 협상카드

단 이틀 동안 유효했던 감군 관련 보도는 정말 근거 없는 해프닝이었을까. ‘신동아’는 올해 초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소식통으로부터 ‘북한군 감군설’이 상당한 근거를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10월의 보도는 대부분 사실에 가깝다고 밝혔다. 단지 전달과정에서 출처가 잘못 알려져 보도의 신뢰성에 흠집이 가게 되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의 고위관계자가 이 소식통에게 전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감군안이 검토된 것은 2001년부터였다. 지난해 1월1일 공식채택된 감군안의 핵심은 인민군 사병 복무기간의 변화에 있다. 10대 후반 입대해 31세까지 평균 13년 가량 복무하던 사병들의 근무기간을 3~5년으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120만 가량인 인민군 규모는 3분의 1로 줄어들게 되지만, 복무기간 변화와 더불어 현재의 지원병제도 의무병제를 전환하기로 했기 때문에 실제로 줄어드는 인원은 50만명 가량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70만명까지 인민군을 줄이겠다는 것은 남한의 군병력과 주한미군의 숫자를 합한 것과 균형을 맞추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해서 줄어든 병력 중 상당수는 노동인력으로 전환해 러시아, 중동 등 외국에 송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당국들과 협의를 거쳤고, 일부 송출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8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에서 이 노동인력을 시베리아 개발, 벌목, 건설토목 사업 등에 활용하는 방안이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심도 깊게 논의됐다. 교토통신이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2만~5만명 감군계획’은 그 논의과정에서 일부가 와전돼 흘러나간 것이다.”

이와 함께 이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보도는 출처가 잘못된 것이었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에너지체계 관련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이 감군 관련 계획을 언급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던 것은 사실이고, 실제로도 그런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북한 당국에서 해당 인사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고, 일부 문책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책임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 소식통은 북한의 감군 방안이 미국에 대한 협상카드의 일환으로 검토됐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해 여름 북한은 여러 경로를 통해 미 국무부에 감군계획을 전달했고 긍정적인 사인도 받았다는 것. 지난해 10월 켈리 특사의 방북 때도 감군계획을 포함한 군축방안을 제의했다는 설명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핵개발 계획에 대한 켈리의 강공 드라이브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고 이후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져나가면서 협상 자체가 유야무야됐다는 해설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감군계획 자체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미 인민군은 100만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감군계획 자체가 대미 협상카드로서뿐 아니라 북한 내부 사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조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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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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