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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음란채팅·성폭력·원조교제… 위태위태 초등학생의 性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smiley@donga.com

음란채팅·성폭력·원조교제… 위태위태 초등학생의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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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음란물이 초등학생들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 초등학교 4학년만 되도 인터넷 음란물을 즐겨 보고 음란채팅을 주도하며 자위행위를 한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생의 5%가 성경험을 했다는 설문조사까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위험수위를 넘어선 초등학생 성문화의 실태와 해결책을 알아본다.
음란채팅·성폭력·원조교제… 위태위태 초등학생의  性
“벗어, 벗어.”“맞아, 그렇게 하는 거야. 더 가까이 붙어봐. 하하하.”

지난 6월 중순, 충북의 한 초등학교 으슥한 창고 뒤편. 6학년 남녀 아이들 10여 명이 둥그렇게 원을 그린 채 서 있었다. 아이들 가운데에는 이민규(12·가명)군과 강지민(12·가명)양이 홀딱 벗은 채 엉겨붙어 있었다.

강양과 강양의 친구 김모양은 그 날 교실 컴퓨터로 성인 사이트에 들어가 음란물을 감상했다. 강양은 몇 달 전 학교 야영시간에 장기자랑을 준비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김양이 알려준 성인 사이트를 처음 보게 됐다. 그 후로 두 아이는 종종 음란물을 보곤 했다.

이군은 며칠 전 친구들과 함께 ‘진실게임’을 하면서 서로 좋아하는 여학생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 내용을 자신이 유출했다는 누명을 쓰게 됐다. 친구들은 이군에게 10만원이 넘는 거액의 벌금을 요구했고, 이군은 집에 이야기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평소 친하게 지내던 강양과 이군의 친구들이 초등학교 창고 뒤편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4학년 때부터 성인 사이트 등에 들어가 음란물을 자주 접했던 이군의 친구들은 ‘벌금’을 빌미로 이군에게 음란물에서 본 대로 성행위 모습을 흉내내보라고 시켰다. 김양 역시 강양에게 “재미있을 것 같다”며 이군과 함께 흉내내보라고 권유했다. 그렇게 해서 두 아이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옷을 벗고 성행위 흉내를 낸 것. 두 아이를 둘러싸고 있었던 아이들은 낄낄거리며 이들의 ‘실연’ 장면을 충분히 즐겼다.

그후 두 아이와 친구들은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학교를 다녔다. 사건 직후 강양의 부모가 강양이 아이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은 학교에 알려졌지만, 일방적 성추행이 아니었음이 밝혀진 데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유야무야돼버렸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아이들이 교실 컴퓨터에서 음란물을 봤을 정도로 인터넷 음란물이 무분별하게 유포됐다는 점, 그 영향을 받은 초등학생들이 별다른 수치심이나 죄의식 없이 학교 내에서 성행위를 흉내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보통 초등학생 하면 어린이를 생각한다. 하지만 신체 성장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사춘기가 일찍 오는 데다가 영화, 인터넷, 방송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요즘 초등학생들의 생각과 감성은 어린이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이는 초등학생들의 성(性)이 성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발달했음을 의미한다.

인터넷에 알몸사진 올라도 태연

지난 7월7일 서울가정법원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는 ‘청소년 성문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초등학생의 4.24%가 이미 성관계를 경험했고, 성관계 경험이 있는 17.3%의 청소년 중 10.3%가 초등학교 때 첫 성관계를 가졌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등학생 2370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의 신규태 상임이사는 “학교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솔직하게 대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실제로는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S초등학교의 김미선(26)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이성친구를 사귈 정도로 조숙하다. 아직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성관계를 맺어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으나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 속도로 보면 (성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우성센터의 구성애 소장은 “자위행위를 상담해오는 초등학생들이 무척 늘었고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진 후 임신을 걱정하는 여학생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음란채팅, 과도한 자위행위, 무분별한 성관계, 원조교제 및 성폭행. 이는 만13세 미만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도대체 초등학생들의 성경험 실태는 어느 정도 수위에 까지 이른 것일까.

올해 초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씨는 자신에게 온 음란성 스팸메일을 열어보다가 깜짝 놀랐다. 메일에 실린 ‘초딩 컴섹’이라는 사진에 딸아이의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기 때문. 부랴부랴 딸 임모(11)양을 부른 김씨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임양은 처음에는 놀라는 듯싶더니 “나와 채팅하던 오빠가 찍어서 올렸나보다”고 태연히 말했다. 인터넷 채팅방에서 화상 채팅을 했는데, 상대방이 끈질기게 몸을 보여달라고 요구해 가슴을 보여줬다는 것. 김씨는 “단순히 인터넷상에서 몸을 보여준 것뿐인데 무엇이 나쁘냐”고 말하는 딸의 태도에 더욱 기가 막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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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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