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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음란채팅·성폭력·원조교제… 위태위태 초등학생의 性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smiley@donga.com

음란채팅·성폭력·원조교제… 위태위태 초등학생의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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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에는 초등학교 여학생의 성기 부위를 찍은 사진과 또 다른 여학생이 알몸으로 의자에 앉아 자위를 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도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 사진과 동영상은 얼굴이 드러나 있지는 않다.

“성기를 드러낸 사진에서는 아이가 마치 포르노 배우와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자위하는 동영상도 스스로의 만족보다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처럼 보입니다. 모두 음란물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www.computerlife.org)의 어기준 소장의 이야기다.

음란성 스팸메일이나 게시물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기 때문에 인터넷에 접속해 있는 한 원하지 않더라도 음란물을 접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이군과 강양의 성관계 흉내 사건은 아이들이 교실 컴퓨터에서 음란물을 접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학교에서는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이나 방화벽을 설치했다고 하지만, 갈수록 지능화되는 음란 메일과 게시물들이 이런 장애물들을 뛰어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런 음란물들은 성기 중심의 성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의 성의식을 왜곡시킨다. 또 반복적으로 보다 보면 자신의 몸이나 성행위 장면 등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별다른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돈받고 옷 벗는 아이들



인터넷에서 자신의 몸을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여자들은 일명 ‘쇼걸’이라고 불린다. 어소장은 “음란물의 영향으로 최근 들어 쇼걸들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고 이번 ‘초딩 캠사(PC카메라로 찍은 사진)’처럼 초등학교 여학생까지 쇼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인터넷 화상 채팅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심야에는 주로 채팅방에서 음란한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채팅 상대가 ‘옷을 벗어라’ ‘자위행위를 해라’고 끈질기게 요구하면 여자들은 처음에 거부하다가 어느 순간 넘어가는 경향이 있어요. 나이가 어리면 더욱 쉽게 넘어가죠. 이렇게 여러 번 옷을 벗다 보면 아이들이 돈을 요구하기도 해요. 인터넷 뱅킹으로 돈이 입금된 것을 확인한 후 옷을 벗는 거죠.”

처음에는 성인이나 중고등학생들과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컴섹(컴퓨터 섹스)을 하지만 나중엔 초등학생들끼리 방을 만들어 컴섹을 하곤 한다. 어소장은 인터넷 채팅에서 음란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초등학교 4∼6학년생들이라고 주장했다. 중학생만 되면 수치심을 알기 때문에 대놓고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초등학생들은 성에 대한 직접적인 단어를 써가며 음란 대화를 나눈다는 것.

요즘 10대들에게 최고 인기인 버디버디 메신저(www.buddybuddy.co.kr, 이하 버디). 버디는 다른 메신저와는 달리 접속을 하고 있으면 자신의 메신저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들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채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2년 4월 여성을 위한 공익 사이트 위민넷(www. women-net.net)의 ‘사이버지킴이’가 서울의 M초등학교 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반 채팅보다 메신저 채팅을 하는 아이들이 4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초등학생들의 채팅 문화가 채팅 전문 사이트에서 메신저 채팅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버디에서 초등학생들이 중심이 된 초보자 채널에 들어가면 ‘다 보여줄 분’ ‘변태방’ ‘00 보고 싶어’ ‘딸딸이하실 분’ ‘성폭행 놀이 하실 분’ 등 채팅방 이름의 적나라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이버지킴이’가 지난 2월1일 밤 10시30분부터 버디의 초등학생 채널을 중심으로 모니터링한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개설된 총 129개 채팅방 중 23.3%(30개)에서 음란채팅이 이뤄졌다. 음란채팅방 중 53.3%(16개)는 PC카메라를 이용해 서로의 알몸이나 성기, 자위행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음란화상채팅이었다. 2월25일 낮 3시에도 모니터링을 했는데, 결과는 오히려 더 심각하게 나왔다. 총 191개 채팅방 가운데 41.9%(80개)에서 음란채팅이 이뤄졌고, 이 중 38.8%(31개)가 음란화상채팅이었다.

이런 음란화상채팅은 상대방에 의해 정지화면과 동영상으로 캡처돼 웹상에 유포될 수도 있다. 앞에 언급한 초등학생들의 사진과 동영상도 이렇게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버디에서는 사이버지킴이의 모니터링 이후 지난 3월 자체적으로 초등학생 채널을 없애버렸다. 하지만 대다수 초등학생들은 버디의 초보자 채널로 자리를 옮겨 활동하고 있다. 채널 이름만 바뀌었을 뿐 초등학생들의 음란 채팅을 막지는 못하고 있는 것.

기자는 지난 7월초 밤 10시경 초보자 채널 중 한 화상채팅방에 들어가 보았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상대방 남학생은 바로 ‘옷 벗기 놀이’를 하자고 재촉했다. “PC카메라가 없다”고 대답했더니 그 학생은 “방을 나가라”고 요구했다. 기자의 신분을 밝히며 취재를 시도하자 “아유, 재수 없어” 하더니 황급히 방을 빠져나갔다.

또 채팅방에 접속해 있는 동안 남자들로부터 수많은 쪽지가 도착했다. 대다수가 ‘번섹 하실래요?’ ‘몸을 보고 싶네요’ ‘조건15(또는 알바15, 한번 성관계를 가지는 데 15만원을 주겠다는 뜻) OK?’라는 내용이었다. 기자가 “초등학교 6학년이다”고 하자 반수 이상이 “상관없다” “나도 미성년자”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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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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