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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알람시계’에서 ‘代父’까지, 연예인 매니저의 세계

“‘분칠한 사람’에겐 정 주지마라, 뒤통수 맞는다”

  •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알람시계’에서 ‘代父’까지, 연예인 매니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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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니저에게 외제차 선물한 배용준의 신의
  • ●톱스타·소속사 수익배분율 8 대 2
  • ●소속사가 CF 따오자 계약 해지, 광고주와 직접 계약한 얌체 연예인
  • ●톱스타는 사세 과시용, 수익에는 큰 도움 안 돼
  • ●배신 막으려 성관계 맺어 연예인 약점 잡기도
  • ●월 30만원 박봉에 시달리는 로드매니저
‘알람시계’에서 ‘代父’까지, 연예인 매니저의 세계
“배용준씨요!”“정말, 배용준씨만한 사람 없죠.”

취재중에 만난 매니저들(연예 매니지먼트사의 실장, 팀장, 로드매니저 포함)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스타가 누구냐”고 묻자 한결같이 배용준을 꼽았다. “요즘 잘나가는 한류 스타인데다 ‘큰돈’을 벌어들이기 때문이냐”고 되묻자 약속이나 한 듯 죄다 고개를 내저었다.

“배용준씨가 오랫동안 함께 일한 두 매니저와 코디네이터에게 외제차와 고급승용차를 선물하고 강남에 집을 얻어줬다고 한다. 매니저에게 고가의 선물을 건넸다고 해서 그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건 아니다. 스타 연예인 중에 배용준씨만큼 매니저를 귀하게 여기고 대접하는 사람이 없다. 그와 일하고 싶은 첫째 이유는 매니저를 인격적으로 대하기 때문이다.”

매니저 생활 7년차에 접어든 대형 매니지먼트사 황모씨의 말이다.

연예 매니지먼트 산업은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외형적으로는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매니저들은 “배용준의 매니저가 부럽다”면서 “우리는 스타의 ‘일회용 종이컵’에 불과하다”고 털어놓았다.

매니지먼트 산업의 주요 업무는 매니저가 스타의 활동을 돕고 관리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산업은 스타와 매니저의 관계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한국의 매니지먼트 산업은 연기자(영화·TV)와 가수에 치중돼 있다. 이번 취재는 연기자 매니지먼트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전설 같은 ‘배용준의 선물’

매니저의 사전적 의미는 ‘지배인, 경영자, 관리인’ 등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훈련하고 지배하고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이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매니지먼트 산업에 종사하는 매니저는 연예인의 활동을 전반적으로 기획, 관리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막상 ‘현실’은 이런 ‘이론’과 동떨어져 있다. 이어지는 황씨의 이야기.

“이 바닥에서 처음 일을 배울 때 선배들이 ‘분칠한 사람(매니저 업계에서 연예인을 일컫는 은어)’에게 정 주지 말라, 뒤통수 맞는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오랫동안 여러 연예인을 겪으면서 자연히 그 뜻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연예인은 매니저의 노력이 자신의 인기관리와 수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잘하는 척’하는 것일 뿐,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나타나거나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냉정하게 돌아선다.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신인의 경우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도 계약을 파기할 만한 구실을 찾아 소속사를 박차고 나가는 것도 여러 차례 봤다. 나도 그런 경우를 여러 번 당했다.”

지난해 4월 배용준이 소속사 한신코퍼레이션과 전속계약을 해지하자 많은 매니지먼트사가 영입경쟁에 나섰다. 이들은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하면서 요구조건을 100% 받아들이겠다는 단서까지 붙였지만 하나같이 거절당했다. 배용준은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4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자신의 매니저로 일해온 배성웅·양근환씨의 (주)BOF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주)BOF는 배씨와 양씨가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한 신생기획사.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영화, 방송과 마케팅을 전공한 이동훈씨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배용준이 별도의 계약금을 받지 않고 전속계약서에 사인했다는 사실이다. 배용준은 양근환씨를 비롯한 4명의 이사가 회사 지분을 균등 분할하는 데도 합의했다.

양씨는 “국내외 팬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금처럼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유지해달라는 것이 형(그는 배용준을 형이라 불렀다)이 요구한 유일한 조건이었다”고 밝혔다. 매니지먼트 업계에 널리 알려진 ‘배용준의 선물’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형은 자신이 쇠고기 먹을 때 우리가 돼지고기 먹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함께 일하는 매니저를 소중한 존재로 여겼고, 자신이 활동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늘 추켜세웠다. 2년 전쯤 배성웅씨는 외제차를, 나와 코디네이터는 개인적으로 외제차를 선호하지 않아 국산 고급승용차를 선물로 받았다. 그리고 가족(소속사 식구들을 지칭)이 집을 얻거나 금전적으로 필요한 일이 생기면 말없이 도움을 줬다. 형은 ‘너희가 먹고 사는 데 궁핍하면 나와 일할 때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자주 했다. 지금도 말단 직원부터 챙기고 그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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