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심층 취재

코스닥 기업인 삼키는 사채업자들

“연 수익률 50%·주가 4배 보장하라, 안 되면 부도낸다!”

  • 글: 김익태 머니투데이 기자(사채시장 담당) epping@moneytoday.co.kr

코스닥 기업인 삼키는 사채업자들

2/6
코스닥 시장이 3년 만에 부활하면서 경기침체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던 벤처기업들에도 햇살이 비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코스닥 시장의 랠리는 올 연초부터 3개월간 지속되며 시중 부동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였다. 현재 환율 쇼크와 치솟는 유가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시장의 체질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시장 주변의 평가다.

코스닥 시장의 부활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벤처 활성화 대책에 힘입은 바 크다. 정부는 2005년을 ‘제2의 벤처 붐’의 해로 만든다는 방침을 정하고 지난해 12월 말 ‘벤처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벤처기업을 위한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 조성을 비롯해 세제 및 금융 지원, 코스닥 시장의 벤처기업 전문화 등 성장 단계별로 지원내용을 담았다.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벤처기업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시장 상승세와 공모주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무엇보다 코스닥 상장에 대한 벤처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잘 알려진 에이블씨엔씨로 시작된 공모 열기는 수조원의 공모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였다. 몇몇 우량한 새내기 종목은 ‘공모가 대비 100% 이상의 시초가 형성 상한가 행진’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올해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 수는 100개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지난 2년간 코스닥 상장 기업 수는 연 50여 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상장 예비심사에서 보류 판정을 받거나, 새로 공모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이 활기를 되찾자 코스닥 상장법인이 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도 급증했다.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코스닥 상장법인이 유상증자 및 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1조17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6% 증가했다. 이 기간 중 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747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79.3% 증가했고,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액은 4287억원으로 16.9% 늘어났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부실 은폐?



총 109건의 유상증자가 이뤄졌고 이 중 89건이 제3자 배정 또는 일반 공모 방식이었다. 특히 일반 공모 방식을 통한 유상증자가 지난해 9건에서 올해 40건으로 대폭 증가했고, 조달금액은 269.6% 증가한 1069억원이었다. 코스닥 상장법인이 발행한 총 51건의 사채 중 전환사채는 25건(1051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는 17건(676억원)으로 집계돼 주식연계사채의 발행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코스닥 시장은 이처럼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지만 모든 기업이 장밋빛 전망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적 저조와 수익모델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런 얘기를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라고 말한다.

지난 4월말 자본잠식률이 50%가 넘어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은 모두 14개. 이 기업들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올해 6월말까지 자본잠식률을 50% 미만으로 낮춰야 퇴출을 면할 수 있다. 이들 외에도 상장 유지가 한계에 도달한 기업은 부지기수다.

이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일단 자본 확충을 위해 증자를 하는 것이다. 올해 유상증자가 늘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상당수가 이들 한계 기업의 증시 퇴출 모면용이었다. 올해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40개 기업 중 11개 기업이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유상증자에는 제3자 배정뿐 아니라 기존 주주에게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주주 배정과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으는 일반 공모가 있다. 그러나 코스닥 기업들은 증자 과정에서 경영권을 쉽게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제3자에게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를 잘 들여다보면 새로운 사실을 찾아낼 수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제3자 배정을 통해 신주를 배정받은 당사자가 기업인 경우 대부분 M&A(인수합병)와 관련됐다고 본다. 증권선물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제3자 배정을 기업의 부실 은폐수단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증자 과정에서 인위적인 기업가치 조작이 발생할 여지가 남아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런 부실 가능성을 샅샅이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6
글: 김익태 머니투데이 기자(사채시장 담당) epping@moneytoday.co.kr
목록 닫기

코스닥 기업인 삼키는 사채업자들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