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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통역 27년, 김동현씨가 본 ‘굴곡의 한미동맹’

“대북 공격 의도 서로 의심하다 양국 갈등 키웠다”

  • 김동현 전 미국 국무부 한국어 수석통역 tong.kim@prodigy.net

한미정상회담 통역 27년, 김동현씨가 본 ‘굴곡의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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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통역 27년, 김동현씨가 본 ‘굴곡의 한미동맹’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50주년을 하루 앞둔 2003년 9월30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나이트필드에서 열린 기념식. 한미 양국 병사들이 기수단을 앞세워 행진하고 있다.

1978년부터 27년간 미 국무부에서 통역으로 일하다 지난 7월 은퇴한 김동현(미국명 Tong Kim)씨가 최근 한미관계의 주요 쟁점, 한미동맹의 시대별 변화와 전망 등을 담은 글을 ‘신동아’에 보내왔다. 오랜 기간 미국 관료들과 함께하며 생각을 공유해온 그의 글은 미국 정부, 특히 국무부의 한반도 관련 당국자들이 동맹문제에 대한 한국의 태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특히 한국 정부가 북한의 남침 위협에 대한 평가를 미국과 달리하고 있다는 비평이나, 이라크 파병에 대한 한국의 태도가 주한미군 감축협상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평가, 한국 젊은이들의 ‘자주권 의식 강화’가북한의 ‘자주적인 태도’와 관련이 있다는 인식에서는워싱턴 외교가에서 2000년대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와 함께 푸에블로호 납치사건과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1990년대 1차 핵 위기나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회고담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둘러싼 양국간 긴장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최근에한미동맹의 현안으로 등장한 이슈들은 한국 언론에서 상세히 보도한 것처럼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의 자주국방 정책 ▲한국의 균형자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비상계획(Contingency Plan) 5029 ▲용산기지 및 미 2사단 재배치 문제 ▲방위비 분담 문제 ▲SOFA(한미행정협정) 수정 문제 등. 이 중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이미 합의단계를 넘어 실천단계에 들어갔으나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주한미군 병력감축은 미국측이 실천자인 만큼 일단 합의된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또 하나, 어느 면에서 이런 현안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오는 12월 국회에서 다룰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결의안의 통과 여부다.

이러한 현안 가운데는 미국측이 먼저 제기한 것도 있고 한국측에서 먼저 제기한 것도 있다. 그중 일부는 상대방의 조치 또는 상황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듯한데, 모두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컨대 자주국방론, 균형자론, 전략적 유연성, 한미연합사의 지휘체계, 비상계획 5029 등은 미국의 세계군사전략 변화 및 개혁과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이는 한국의 자주권 의식 강화와 연결할 수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의 균형자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역 안정을 위해 미국이 균형자 구실을 해야 한다고 인정한 것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한편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에는 여중생 두 명의 불행한 사망사고에 항의하는 촛불시위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그런 상황이 없었다면 그때까지 진행되던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의 범위를 뛰어넘어 모든 주한미군을 한강 이남으로 이동한다는 현재의 계획은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양국이 처한 상황이나 상호작용이 주요 현안에 영향을 끼치기는 이미 실천의 중반단계에 접어든 주한미군 감축 문제도 마찬가지다. 만약 한국측이 이라크에 1개 사단 규모의 전투부대를 파병해주길 바랐던 미국측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수용했다면 전세계 미군 재배치 검토(GPR·Global Force Posture Review)와 군 변혁(Force Transformation) 계획에 따른 주한미군의 병력 조정은 상당히 신축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규모가 미국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파병 시기가 지연되는 동안 두 나라는 주한미군 감축 협상을 벌였다. 결국 한국은 미군 감축계획을 2008년까지 늦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병력 숫자보다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전투력이 중요하다는 새로운 군사력 개념에 익숙지 않은 보수층과 일반 국민의 심리적 충격을 무마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평가

현 시점에서 미국의 관심은 용산기지 이전과 미 2사단 기지의 1차적인 통합, 이를 통한 주한미군 한강 이남 재배치 일정이 이미 합의한 대로 지켜지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2년간의 방위비 분담 건은 이미 지난해 협상을 통해 결정이 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사령부는 한미연합사의 전투력과 직결된 C4I(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및 정보) 체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과 한국인 종업원들의 인건비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북한의 정권붕괴, 인민군에 의한 쿠데타, 난민 집단탈출, 내란 또는 천재(天災) 상황에 대비한다는 비상계획 5029는 계획의 명칭을 정하는 데서부터 한미간에 이견이 노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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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전 미국 국무부 한국어 수석통역 tong.kim@prodig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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