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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돌출 변수, 북한 마카오 금융계좌의 비밀

김정일 비자금 세탁계좌…제재 해제 요구는 ‘통치자금 고갈’ 신호

  • 손광주 The DailyNK 편집인, 북한전문가 sohnkj21@hanmail.net

6자회담 돌출 변수, 북한 마카오 금융계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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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차 6자회담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북한이 마카오 금융계좌 제재 문제를 갑작스레 제기하고 나선 것. 북한은 9·19 공동성명에 따라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융제재를 주도한 미국은 6자회담 협상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 등 나머지 국가들은 북한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다. 마카오 계좌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북한은11월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6자회담에서 마카오 은행에 대한 대북 금융거래 금지조치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과 마약밀매 대금을 비롯한 불법자금 세탁과 관련, 지난 9월 마카오의 중국계 ‘방코델타 아시아’ 은행을 ‘우선적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마카오 의회는 10월28일 ‘돈세탁 방지법안’을 통과시켰다.

북한의 요구는 마카오 의회와 정부가 결정한 돈세탁 방지법안을 해제하라는 이야기다. 사실 북핵 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왜 북한은 갑자기 이런 요구를 하고 나선 것일까.

이를 따지고 들어가면 가깝게는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과 마약밀매 문제, 멀게는 김정일의 비자금, 즉 통치자금과 맞닥뜨리게 된다. 마카오 은행이 ‘시냇물’이라면 김정일의 통치자금은 ‘저수지’다. 대북 금융제재로 시냇물이 막혔으니 통치자금은 당연히 마를 수밖에 없다. 즉, 북한의 요구는 김정일의 통치자금 압박을 풀어달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잘 알려진 대로 국가 차원에서 마약을 제조 밀매하고, 위조지폐를 만드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북한이 유일하다. 동남아, 남미의 마약제조는 불법단체에서 하지만, 북한은 당·군·내각에서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조직적으로 자행한다. 각 기관에서 마약을 제조 판매해, 대금의 일부는 김정일에게 통치자금으로 바치고 일부는 기관에서 쓴다.

당 비서 등 고위직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고위 엘리트들도 무기밀매, 위폐유통, 마약밀매에 손을 댄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북한의 경제는 형식상 ‘인민 경제(제1경제)’, ‘군수 경제(제2경제)’, ‘당 경제(제3경제)’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인민 경제가 바로 국가 경제다. 과거 사회주의 계획경제 형태를 유지하던 북한의 인민 경제는 구(舊)공산권이 몰락해 역내 무역이 붕괴된 1980년대 말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여기에 1970년대 김정일이 후계자가 된 이후 유일사상체계 확립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 누적된 사회주의 경제의 내부 모순과 맞물려 1990년대 초부터 인민 경제는 완전히 추락하고 만다.

‘식량-에너지-달러’의 3난(難)이 겹치면서 악순환이 계속돼온 결과다. 먹을 수 없으니 일할 수 없고, 일을 못하니 석탄 등 에너지를 확보할 수 없고, 에너지가 없으니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달러가 없으니 자재구입과 대외결제를 하지 못했다. 생산력 자체가 붕괴된 것이다. 1990년대 이후 북한의 공장가동률(20%선)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변함이 없다.

군수 경제는 군수산업을 비롯해 무역, 농수산업 등 군 내부 자체 경제를 포괄한다. 그중 미사일, 핵무기 기술 밀매 등으로 버는 돈이 알짜다. 미 국방부 정보기관(DIA)에 따르면 북한은 1980년대 이후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국가에 미사일을 수출, 연간 5억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기밀매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중앙당 군수공업부(담당비서 전병호)가 주관한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미국 주도의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가 가동되면서 무기밀매는 적잖이 타격을 받았다.

당 경제는 사실상 김정일 개인경제다. 원래 북한의 경제는 제1경제와 제2경제뿐이었으나 김정일이 후계자가 되면서 당 경제를 분리 독립시키고 1, 2경제 중 주요 기업을 여기에 포함시켰다. 김정일의 통치자금도 당 경제의 명목으로 모아진다.

‘38호실’ ‘39호실’이 통치자금 관리

북한 경제가 추락하면서 김정일을 가장 압박한 것은 점점 줄어드는 외화, 즉 달러다. 달러는 김정일의 통치자금과 직결된다. 외화벌이는 이전부터 해왔지만 경제난 이후 김정일은 통치자금 확보를 위해 외화벌이 총동원령을 내렸다. 결국 외화벌이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마약, 위폐(僞幣)에까지 손을 댄 것이다.

노동당에는 ‘38호실’과 ‘39호실’이 있다. 당 재정을 담당하는 공식부서인 재정경리부와는 별도로 김정일 개인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곳이다. 최근에는 ‘309호실’이 새로 생겼다는 정보가 있다. 309호실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당) 편제에 나타나지 않는다. 38호실은 림상종, 39호실은 김동운이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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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광주 The DailyNK 편집인, 북한전문가 sohnkj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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