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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2상 진입하는 항암제 천지산

부작용 거의 없는 항암효과 입증, 백혈병 치료제로도 개발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임상 2상 진입하는 항암제 천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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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험대상 환자 15명 중 10명, 투약기간 중 암세포 진행 늦춰져
  • 종양표지자 감소, 괴사(壞死) 발생으로 간접적 항암효과
  • 2상시험 1차 대상은 말기 자궁경부암 환자
  • 상반기 중 제약회사 인수, 다국적 제약회사와 합작계약 진행 중
  • 백혈병 권위자 의정부성모병원 김동욱 교수, 천지산 연구팀 합류
  • 개발자 배일주, “황우석 사태 교훈 새겨 연구에만 전념하겠다”
임상 2상 진입하는 항암제 천지산

2005년 12월말 식약청에 제출된 천지산 임상 2상시험 계획서.

세계 최초 무독성 비소(砒素) 항암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천지산’(약품명·테트라스)의 임상 2상시험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주)천지산은 천지산 임상 1상시험 결과가 첨부된 2상시험 계획서를 식약청에 제출했다. 식약청은 관련 규정에 따라 한 달 안에 2상시험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1상시험기관인 서울아산병원이 임상시험 성적서를 내놓은 것은 지난해 11월. 1상시험의 목적은 2상시험에서 사용할 적정 용량을 결정하고 체내반응(흡수·분포·대사·배설)을 살피는 것. 실제로 약효, 즉 항암효과가 있는지는 2상에서 판가름난다. 그런데 천지산의 경우 1상에서 암세포가 더 전이되거나 커지지 않고 종양표지자(암세포가 있음을 나타내는 물질로, 암세포가 만든 단백질을 뜻한다)가 감소하는 등 항암효과가 입증돼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1상시험 책임자인 서울아산병원 종양혈액내과 강윤구 교수는 “1상은 적정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고, 2상 승인이 곧 시판허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2상시험)계획서에 담긴 실험방법에 문제가 없는 한 천지산의 2상 진입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 교수의 말대로 식약청은 관례적으로 1상시험 결과에서 실험방법 오류 등 특별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2상시험을 승인해왔다. 따라서 규정대로라면 천지산은 늦어도 1월말엔 2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식약청이 자료 보완을 지시하거나 추가 자료를 요구할 경우, 또는 행정처리 지연 등의 변수에 따라 시일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

개발 중인 신약은 임상 3상시험까지 마쳐야 시판이 가능하다. 3상은 약의 장기적 부작용을 살피는 한편 2상에서 인정된 약효가 실제로 환자의 생명연장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다만 예외가 있다. 암이나 AIDS 등 희귀병 치료제에 대해선 2상에서 효능이 인정될 경우 ‘동정적 사용’이라고 해서 3상에 들어가기 전 조건부 시판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특례조치로, 비록 안전성과 유효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지만, 기존 치료법으로 더는 희망이 없는 환자들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천지산은 2상에서 항암효과가 인정될 경우 ‘동정적 사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천지산 시판 시기는 훨씬 앞당겨진다.

식약청에 1상시험 성적서 제출

널리 알려졌다시피, 일부 암 환자들 사이에서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던 천지산은 한때 가짜 소동에 휘말리며 사장(死藏)될 뻔했다. 하지만 천지산의 비공식 임상효과에 주목한 일부 의대 교수들의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되면서 극적으로 회생, 2003년 8월 식약청으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기에 이르렀다(천지산의 의학적 연구과정과 성과에 대해서는 ‘신동아’ 2005년 6월호 참조).

서울아산병원이 임상 1상시험을 시작한 것은 2004년 2월. 적정 용량을 구하는 시험은 그해 7월 일찌감치 종료됐다. 1상시험 성적서 제출이 늦어진 것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약물역동학 검사결과를 분석해 통계처리하는 데 예정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 탓이다. 아울러 시험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한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역동학 검사란, 일정 시간마다 환자의 피를 뽑거나 소변을 수거해 주성분(천지산의 경우 육산화비소·As4O6) 농도를 비교, 검사함으로써 약물에 대한 인체의 반응정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천지산 1상시험의 성과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기존 항암제와 달리 독성에 따른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 둘째, 종양표지자 감소. 셋째는 병합 사용, 즉 다른 항암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항암효과가 더욱 높을 것이라는 ‘추정 결과’를 얻었다는 점이다.

천지산 1상시험 성적서에 따르면, 임상시험에 쓰인 의약품명은 테트라스 캡슐. 대상 질환은 ‘기존의 1차적 항암화학요법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고 표준 치료방법이 없는 말기 고형암(固形癌)’이다. 고형암은 피에서 비롯된 혈액암(백혈병, 골수종 등)과 대조되는 것으로, 위나 폐 등 형체가 고정된 장기나 두경부(귀, 코, 목), 피부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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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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