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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조영주 비리와 이강철 전 수석

“허 참, 쪽 팔려서 다니지도 못하겠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KTF 조영주 비리와 이강철 전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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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검찰 측 잇따른 의혹 제기에 이강철 입장 표명
  • ● 골프회동·취업청탁·광고수주 …‘진실게임’ 양상
  • ● ‘조영주 전 사장-이강철 측 매개자’ 증언
  • ● 최영섭, “조영주 부탁으로 이강철 측 소개”
  • ● 이강철, “말도 안 되는 소리” 부인
  • ● “권력형 비리” vs “구(舊)여권 표적 사정”
KTF 조영주 비리와 이강철 전 수석

조영주 전KTF 사장이 9월22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수감되고 있다.

9월19일 아침 사무실에서 ‘조선일보’를 무심코 펴든 KT와 KTF 임직원들은 사회면에 실린 독점기사를 읽고는 시쳇말로‘뒤집어졌다’.

“검찰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은 혐의로 조영주 KTF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KT와 KTF는 IT(정보통신) 업계의 선두 기업이다. 2002년 한국통신에서 민영화한 KT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 TV 등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통신사(2005년 기준 자산총액 29조3150억원, 재계 대기업 순위 8위)이고, KT의 자회사인 KTF는 국내 이동통신 3G 시장에서 가입자 수 1위(8월 말 기준 740만7823명, 2007년 2월 말 기준 전체 가입자 1300여만명)에 오른 회사다. KT-KTF 간에는 임원 등 경영진의 인사교류가 비교적 활발하며 최근에는 두 회사의 합병이 추진되고 있었다.

KTF가 내놓은 영상통화 서비스인 ‘SHOW’는 조영주 전 사장이 ‘브랜드 이름’까지 직접 고른 그의 야심작이다. 조 전 사장은 경영인으로서 KTF의 성장에 상당부분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2006년 기준 매출 5조2200억원, 영업이익 6687억원). 다음은 KTF 한 간부의 ‘다소 장황하지만 이동통신업계에서 조 전 사장이 가졌던 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다.

“기획 단계에서 ‘SHOW’는 3순위로 보고를 올렸는데 조 전 사장은 그걸 택했다. 1순위로 올린 브랜드 이름은 ‘W’였다. 조 전 사장은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살려고 하면 죽고, 죽기를 각오하면 산다)’이라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말씀이 담긴 표어를 회사 사무실 곳곳에 붙이고 임원 전원에게서 일괄사표를 받는 ‘배수진’을 치면서 ‘SHOW’에 올인했다. 새로운 이동통신 시장을 스스로 만들지 않고서는 만년 2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전국 모든 대리점 간판에서 ‘KTF’라는 이름을 내리고 ‘SHOW’로 바꿨다.

1세대 아날로그 셀룰러폰, 2세대 디지털폰에 이어 3세대 WCDMA 동영상폰인 ‘SHOW’를 마침내 2007년 초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경쟁사인 SKT는 당시로서는 3세대 진출에 관망세. 반면 우리는 ‘SHOW를 하라!’라는 TV 광고로 물량공세를 폈다. 2007년 1~4월 3691억원이라는, 국내 기업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적 광고-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었다.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했는데도 ‘만약 소비자 사이에서 안 뜨면?’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었다. 조 전 사장의 결단의 결과 KTF는 지금은 이동통신 시장의 주역이 된 3G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입자 수에서 SKT에 13만여 명 차이까지 따라잡히는 등 시장은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USB 메모리 꽂아둔 채 나와”

조 전 사장은 서울대 박사, 기술고등고시 출신으로 업계에선 깔끔한 이미지의 전문 경영인으로 알려져있다. 명함에 CEO(최고경영자) 대신 CSO(Chief Servant Officer·고객 섬김 경영인)라고 쓰기도 했다. 이런 조 전 사장이 비리를 저질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은 이 회사 임직원들뿐 아니라 통신업계에서도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KT, KTF는 경위 파악으로 분주해졌다. 그와는 별개로 ‘침묵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갑근)는 스스로 정한 수순대로 9월19일 조 전 사장을 전격 체포하는 한편 수사관 20~30명을 보내 서울 송파구 신천동 KTF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9월3일 KTF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본사 사무실 5, 6곳을 압수수색했고, 9월18일엔 KTF에 이동통신 중계기를 납품한 (주)비씨엔이글로발의 실 소유주로 알려진 전모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져 있어 이미 KTF의 관련 부서 측은 검찰의 압수수색에는 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회사 한 관계자는 “막상 검찰 수사관들이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자, 여러분 하던 일 멈추고 그대로 일어서서 나가주세요’라고 말하자 멍하게 따르고 말았다. 압수수색에 대비해 중요자료를 별도로 저장해둔 USB 메모리를 PC에 그대로 꽂아둔 채. 그만큼 조 전 사장 비리 수사는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구속된 조 전 사장은 10월9일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그의 혐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조 전 사장은 2006년 11월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비씨엔이글로발 부근 식당에서 이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조모씨로부터 ‘KTF에 중계기를 납품할 수 있는 협력업체로 지정되고, 중계기를 지속적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K, H, K 명의의 차명통장을 건네받았다. 이후 조 전 사장은 전씨가 같은 해 11월22일부터 총 44회에 걸쳐 K, H, K 명의 차명통장에 송금한 7억3800만원을 취득했다. 이어 조 전 사장은 2006년 9월13일부터 전씨가 여러 차례에 걸쳐 조 전 사장의 누나 명의 계좌로 송금한 4128만원, 조 전 사장의 처남 명의 계좌로 송금한 4억4100만원, 조 전 사장의 또 다른 처남 명의 계좌로 송금한 1억8000만원 등 6억6228만원을 취득했다. 또한 조 전 사장은 2007년 5월14일 비씨엔이글로발 부근 식당에서 전씨로부터 500만원권 자기앞수표 200장 10억원을 건네받는 등 전씨로부터 합계 24억28만원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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