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호

‘구본홍(YTN 사장) 금품로비 연루’ MBC 특별감사보고서

“MBC 본부장 시절 장뇌삼 선물·향응 받고 ‘뉴스데스크’에 청탁기사 보도”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9-01-08 1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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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홍 본부장이 자료 주며 보도 지시”
    • “시사매거진 2580도 금품 받고 청탁 취재”
    • “구본홍 수수 선물·향응 액수는 360만원”
    • 당시 기자 3명 해고…구본홍 조사 내용은 미공개
    • MB특보 역임 후 YTN 사장 취임…노사 공방
    • 구사장측 “식사만 했다”… 여론재판 의도?
    ‘구본홍(YTN 사장)  금품로비 연루’                            MBC 특별감사보고서
    구본홍(60) YTN 사장은 2008년 7월14일 ‘24시간 뉴스전문채널’ YTN 사장에 선임됐다. 구 사장은 1974년 MBC에 기자로 입사해 보도제작국 국장, 보도본부 본부장(이사)을 역임했으며 2007년 대선 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방송총괄본부장으로 활동했다. YTN은 공기업 한전의 자회사인 한전KDN이 대주주로 되어 있다.

    구본홍, 언론계의 ‘핫이슈’

    구 사장은 지금 언론계의 ‘핫이슈’가 됐다. 사장 선임 직후부터 12월 현재까지 YTN 노사는 그의 거취를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노조 및 노조를 지지하는 사원들은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방송사의 사장으로 부적합하다”며 구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 보면 낙하산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례도 존재했지만 대통령 특보와 같이 정치적 편향성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경우는 없었다. 이것은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다”(왕선택 YTN 기자, 11월30일 사내게시판 글).

    이들은 그간 구본홍 사장 출근 저지 투쟁, 회사 측 인사발령 거부,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 피켓 시위, 단식 농성 등을 벌여왔다. 이로 인해 구 사장은 사장에 선임된 뒤에도 상당기간 회사에 출근하지 못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직원 283명이 농성에 동참했다고 한다.



    ‘구본홍(YTN 사장)  금품로비 연루’                            MBC 특별감사보고서

    MBC 특별감사보고서.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구 사장은 주주총회를 거쳐 합법적으로 사장에 선임된 만큼 문제가 없다. 전문성, 중립성을 갖췄다”면서 인사위원회를 열어 전·현직 노조위원장 등 6명을 해임조치하고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구 사장은 지난 8월, 11월 노조의 출근저지를 뚫고 사장실에 들어간 뒤 각각 3박4일, 1주일 남짓 사장실에서 칩거하며 업무를 보는 등 노조 측의 농성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국제기자연맹은 ‘한국 정부는 YTN 기자 징계를 철회하라’는 성명에서 “정부의 사장 교체를 반대하는 YTN 기자들을 해고시키는 등 YTN을 장악하려는 한국 정부의 최근 시도들을 강력 규탄한다”며 노조 측을 지지했다. 반면 법원은 12월8일 “구본홍 사장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사장실 회의실 등을 점거해선 안 된다. 업무방해 행위 시마다 노조는 1000만원, 노조원은 100만원씩 구 사장과 사측에 지급해야 한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YTN 노조의 사장 퇴진 요구는 잘못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노조위원장까지 사장추천위원회에 참석해 서류에 서명을 했는데 무슨 명분으로 다시 뒤집을 수 있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중앙일보 11월29일 보도).

    방송통신위원회는 12월11일 ‘경영정상화가 완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워 경영계획의 적정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YTN의 재승인을 보류했다. 이튿날인 12일 오전 구 사장은 전국언론노조 측의 저지로 또다시 출근하지 못했다.

    “브로커 금품 수수 책임 크다”

    이런 가운데 구본홍 사장이 언론인으로서 삶의 대부분을 보낸 MBC에서 구 사장과도 관련이 있는 내부 감사 문건이 밖으로 나와 최근 ‘신동아’에 전달됐다. MBC의 대주주는 공영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인데, 일부 의원에 따르면 MBC 측은 ‘방송의 독립성’ 등의 이유로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제출 요청에는 응하지 않아왔다. MBC의 내부 문건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MBC 감사실이 2005년 8월26일 작성한 “‘브로커 홍영칠’ 금품로비 의혹 관련 特別監査結果報告(특별감사결과보고)”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구본홍 사장이 MBC 재임 시절 홍영칠의 금품로비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조사 결과를 구체적 정황과 함께 수록했다. ‘브로커 홍영칠 금품로비 의혹’은 2005년 8월 중순 경찰 수사 및 일부 신문 보도를 통해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MBC의 전·현직 간부와 기자들은 홍영칠씨로부터 금품과 접대를 받았고, TV 시사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 보도를 통해 홍씨 경쟁회사의 네팔인력송출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홍씨의 취재 청탁에 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발생 초기 MBC는 당사자들의 해명을 근거로 금품 수수가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이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MBC 노조 2005년 8월 21일자 성명).

    그러나 MBC 측은 2005년 8월21일 최문순 사장 명의의 사과문에서 “본사 직원들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이 자체 조사에서도 상당 부분 사실로 밝혀졌으며 당시 보도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던 간부도 포함돼 더더욱 곤혹스럽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브로커와 어울려 접대를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만으로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사과문에는 “죄송하다는 말을 꺼내기조차 두렵다” “쏟아지는 비판을 달게 받겠다” “부끄럽기 한이 없으나 용기를 내어 용서를 구한다”는 표현까지 들어 있었다.

    ‘부끄럽기 한없는 사건’ 연루?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MBC 측은 금품·접대를 받은 전·현직 직원들의 인적사항 공개 문제에 대해선 ‘해고’ 처분을 받은 3명의 경우엔 강모 전 국장, 홍모 차장, 김모 기자라며 인적사항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지만 나머지 사건 연루자들에 대해선 신원을 짐작할 만한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신동아’가 입수한 A4 13장 분량의 MBC 감사보고서는 ‘감사 개요’ 부분에서 ▲ 감사 범위(브로커 홍영칠 금품로비 의혹) ▲ 감사 일시(2005년 8월18일~8월23일) ▲감사 방법(관련자 면담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 ▲감사인 구성(감사실장 외 1인)을 밝힌 뒤 ‘감사 결과’ 부분에서 ▲ 브로커 홍영칠의 MBC 인맥 형성 과정 ▲ 금품수수·향응 연루자 사실관계 확인 등을 차례로 서술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구본홍 사장은 MBC 측이 ‘부끄럽기 한이 없는 사건’이라고 규정한 이 사건의 미공개 연루자 중 한 명이다. 보고서는 “구본홍 전 보도본부장, 강OO 전 국장, 김OO 기자, 홍OO 부장, 홍OO 차장이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등의 표현을 통해 구 사장이 홍영칠 금품로비 사건에 관련되어 있음을 적시했다.

    보고서는 ‘감사 결과’ 부분에서 “홍영칠씨는 김모 기자와 홍모 차장을 통해 MBC 내 인맥을 형성했다”면서 홍씨가 김 기자-홍 차장과 친분을 맺게 되는 과정부터 상세히 기술했다. 다음은 관련 내용 중 일부다.

    “김OO 기자는 2002년 6월경 친분 있는 외부인사로부터 홍영칠씨를 식사자리에서 소개받아 알게 되었고, 이후 전화를 통해 안부를 물으면서 1년에 2~3차례 정도 식사를 하였으며, 홍영칠씨는 당시 김OO 기자가 리포팅한 ‘2580’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소감을 피력하는 등 김OO 기자와 홍영칠씨의 친분관계가 형성되었음. 김OO 기자는 2005년 8월22일 감사인에게 제출한 확인서에서 홍영칠씨와의 만남은 어떤 민원이나 보도 관련 청탁이 없는 순수한 인간적 관계이며 진술한 내용 외 다른 사항이 나타날 때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하였음.

    그러나 2005년 8월24일 이OO 기자의 진술에 따르면, 이OO 기자는 2004년 10월경 김OO 기자로부터 ‘유기농 회사를 인수한 잘 아는 사람(홍영칠)이 있는데 농림부 공무원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후 강남 소재 한식집에서 김OO 기자, 홍영칠씨, 농림부 공무원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유기농 회사의 사업 내용(생명탄)을 설명받은 것으로 확인됐음. 따라서 김OO 기자가 감사실에 제출한 확인서에서 기술한 내용과 다른, 새로이 확인된 사실을 통해 ‘홍영칠과의 관계는 어떠한 민원과도 상관없는 순수한 인간적 만남’이라는 김OO 기자의 그동안의 주장은 거짓이었음이 드러났음.

    홍OO 차장은 2002년경 홍영칠씨의 아들이 MBC가이드 택배사업 입찰에 참여하였다가 떨어졌으나 명함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종씨’라는 이유로 친분을 갖게 되었으며, 2003년 9월경 홍영칠씨가 평소 자기 아들을 잘 대해주고 아들의 IT사업 계획에 조언을 해준 데 대한 보답으로 홍OO 차장을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함. 이후, 홍OO 차장과 홍영칠씨는 항렬 상 서로 아저씨와 조카로 부르는 친밀한 관계가 이뤄짐.”

    이어 보고서는 “구본홍 당시 보도본부장은 홍OO 차장을 통해 홍영칠씨의 식사 접대 및 장뇌삼 선물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홍OO 차장은 2003년 귀국 환영회 성격으로 구본홍 본부장, 강OO 국장, 홍OO씨(구본홍 본부장의 후배), 홍OO 부장 등 5인이 참석하는 저녁모임을 계획하고 있던 중, 홍영칠씨라는 괜찮으신 분이 있는데 숟가락 하나 더 놓는 셈 치고 귀국 환영회에 참석시키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함.

    이에 홍OO 부장은 ‘우리끼리 식사자리인데 제3자가 끼어들 필요가 있나. 다른 분들에게 여쭈어보라’고 하였고 홍OO 차장은 구본홍 본부장 등 다른 분에게 말하여 동의를 득해 홍영칠씨는 2003년 10월 9일 저녁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함. 홍OO 부장은 홍영칠씨와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추정됨.

    “MBC 내부 인맥 통해 받아”

    구본홍 보도본부장과 강OO 보도국장은 이날 저녁모임에서 홍영칠씨를 알게 되었음. 홍영칠씨는 이 자리에서 구 본부장과 강 국장에게 본인을 (주)O거래소 회장으로 소개한 것으로 나타남. 홍영칠씨의 행각으로 미뤄볼 때 홍영칠씨는 MBC 보도 관련 고위층에 접근하기 위해 ‘종씨 관계’인 홍OO 차장을 이용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됨.…식사대는 홍영칠씨가 지불.

    홍OO 차장은 2004년 1월 15일 홍영칠씨가 선물로 보내온 ‘장뇌삼’을 구본홍 본부장과 강OO 국장 등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음. 강OO 국장은 홍영칠씨로부터 2003년 10월9일(구본홍 본부장 등과 동석한 위 저녁모임) 및 2003년 12월 10일 두 차례 식사 대접과 1월15일 장뇌삼 1박스(3개입) 외에는 홍영칠씨로부터 금전이나 향응을 추가로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음.

    홍영칠씨의 기록에는 김OO 기자에게는 500만원을 제공하였다고 나타나 있는데 김OO 기자는 홍영칠씨로부터 총 200만원을 수수하였다고 진술하였음.”

    구본홍 사장이 홍영칠씨로부터 받은 식사접대 및 선물의 액수와 관련, 구 사장은 2005년 경찰에서 “취재진과 함께 홍영칠씨로부터 300만~400만원 상당의 식사와 60만원 정도의 선물을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 꼭 ‘뉴스데스크’에 나가야 돼?”

    감사 내용에 따르면 구본홍 당시 보도본부장은 브로커 홍영철씨로부터 향응·선물을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홍씨의 사업인 ‘생명탄’을 홍보해주는 뉴스를 MBC의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에 보도하도록 보도국장에게 직접 보도 자료를 건네주면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되어있다. 앞서 보고서에서 언급한 대로 당시 홍씨는 자신의 사업이 뉴스데스크에 보도되도록 하기 위해 MBC의 간부뿐 아니라 기자에게도 금품과 식사자리를 제공하면서 로비를 벌이고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뉴스데스크 제작팀 책임자가 홍씨 사업을 보도해주는 것에 대해 “이것 꼭 뉴스데스크에 나가야 돼?”라며 의문을 제기했던 정황, 데스크가 상부에서 내려온 ‘민원사항’이라며 기자에게 취재를 지시한 정황도 보고서에 담겨 있다. 다음은 2004년 11월15일자 뉴스데스크의 ‘생명탄’ 기사 전문이다.

    「미생물이 좋다」

    앵커: 화학비료나 농약 대신 미생물 농산물 재배법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미생물이 병충해도 막고 토양도 친환경적으로 바꿔줍니다. 이OO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담양군의 한 메론 농가. 올해 수확한 열매는 크기도 크고 수확량도 작년보다 25% 정도 늘었습니다. 기존의 화학비료나 농약 대신 미생물을 이용한 이른바 미생물제재를 쓴 효과를 톡톡히 본 것입니다.

    인터뷰: 쓰다 보니까 쓴 거하고(게) 안 쓴 거하고(보다) 훨씬 좋고요. 안 쓰는 것은 수확을 하지 못해요.

    기자: 이 미생물제재는 항균효과와 뿌리성장 촉진기능을 가진 바실러스 서브틸러스라는 효능으로 농작물이 잘 자라도록 해줍니다. 화면 왼쪽이 미생물제재를 이용해 재배한 채소고 오른쪽은 일반 비료를 사용한 것입니다.

    인터뷰:생명탄은 농약성분이나 비료성분이 땅 속에 남아 있는 것을 일종으로 분해시켜준다고 보면 됩니다.

    기자: 최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적인 미생물제재에 대한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미생물제재는 현재 국내 전체 농약시장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2010년에는 1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미생물 농약을 우리가 사용할 때 화학농약과 비료를 우리가 감축시킬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죠.

    기자: 식물성장 촉진과 항균작용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갖고 있는 미생물제재는 친환경농업을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OO입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언론 종사자라면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을 판별할 수 있는 청탁성 기사에 대해 구본홍 보도본부장은 보도하라고 지시했다. 다음은 보고서 관련 내용이다.

    “2004년 11월 초엽, 이OO 기자는 홍OO 경제부장으로부터 강OO 보도국장의 ‘민원사항’이라며 ‘생명탄’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전달받았음. 이OO 기자는 똑같은 자료를 2004년 10월 말 김OO 기자의 주선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한 홍영칠씨로부터 식사자리 현장에서 받아보았으나 잊어버리고 있었음. 이OO 기자는 홍OO 부장으로부터 전해 받은 당시에는 기사거리가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음.

    그 후 강OO 국장이 이OO 기자에게 ‘경제부장이 뭐라고 안 하던가? ‘생명탄’ 그것 한번 다뤄보지 그래’라고 하였음. 강OO 국장은 며칠 후 뉴스데스크 큐쉬트에 잡아놓은 것을 보고 홍OO 부장을 불러 ‘생명탄’을 취재하라고 하였으며 홍OO 부장은 다시 이OO 기자에게 ‘강 국장이 하라고 한다’고 이야기하였음.

    ‘구본홍(YTN 사장)  금품로비 연루’                            MBC 특별감사보고서

    2004년 11월 구본홍 당시 MBC 보도본부장(맨오른쪽)이 타이거 우즈(오른쪽에서 두번째)와 함께 골프를 치고 있다.

    당시 보도국장의 증언

    그러나 이 무렵 이OO 기자는 ‘쌀협상’과 관련한 현안이 대두되어 국내출장이 불가능하여, 사회3부를 통해 광주MBC 카메라 기자의 협조를 구하는 등의 노력을 들여 리포트를 완성하였음. 그런데 2004년 11월15일 뉴스데스크 아이템에 관하여 당시 전OO 편집CP는 이OO 기자를 불러 ‘이것 꼭 뉴스데스크에 나가야 돼?’라고 물었으며 이에 이OO 기자는 강OO 보도국장의 지시 리포트라고 대답하였다고 함.

    브로커 홍영칠씨가 청탁한 ‘생명탄’ 관련 보도가 2004년 11월15일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경위에 대해 강OO 국장은 당시 구본홍 보도본부장이 ‘생명탄’ 보도 자료를 건네주어서 자신이 이를 홍OO 부장에게 전달했고 홍OO 부장이 이를 이OO 기자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하였음.”

    홍영칠씨는 2003년 12월10일 ‘시사매거진 2580’에 경쟁회사의 ‘네팔 인력 송출사 비리’ 의혹을 제보하고 이를 취재하는 2580팀에 네팔출장비 등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12월10일 오후 제보되어 전달된 ‘네팔 인력송출 비리’ 건에 대한 해외 취재 기안이 이틀 후인 2003년 12월12일 부장→부국장→강OO 국장→구본홍 본부장의 결재를 마치고 바로 항공권 티케팅이 이루어진 사실로 볼 때…. 홍영칠씨는 ‘2580’ 네팔취재팀에 총 97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하였다고 일기장에 기록하였는데 ‘2580’ 제작팀의 출장비를 확인한 결과 회사는 항공료를 제외한 출장자 3인의 체재비로 4315달러를 지급했으나 3인이 실제 쓴 경비는 1440달러로 충당된 것으로 확인됨. 네팔의 물가가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3명이 7박8일 동안 소비한 금액이 회사가 지급한 비용의 33%에 불과한 1440달러였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며, 이 때문에 제작비의 일부분을 홍영칠씨가 부담하였을 개연성이 있음. 당시 네팔 취재에 동행한 OOO은 호텔 숙박비와 식음대 일부를 홍영칠씨 측이 지급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하였음”(감사 보고서).

    2005년 8월 경찰이 홍영칠씨의 일기장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인 결과 홍영칠씨의 로비혐의 대상자는 MBC 측 외에도 경찰관 8명, 고검 검사 등 45명 선이었고 이 중 홍씨로부터 떡값 100만원을 받은 경찰서장 2명은 직위해제, 정직 1개월 등의 징계를 받았다.

    구본홍 죽이기?

    ‘신동아’는 YTN 측에 구본홍 사장과 관련된 이 같은 감사보고서 내용을 전달하고 구 사장의 답변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YTN 측은 “사장이 회사에 들어오기 훨씬 이전 시점이므로 뭐라고 입장을 밝힐 게 없다. 사장에게 그 내용을 보고하여 답변을 받는 것이 적절한 일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신동아’는 감사보고서 내용요지를 담아 구본홍사장 측에 재차 e메일 질의를 했다. 이에 구 사장 측은 “홍영칠씨와 함께 식사한 적은 있다. 그러나 장뇌삼 선물은 받은 바 없으며 뉴스데스크에 홍씨 사업이 보도되도록 지시한 바도 없다. 검찰 조사 결과 홍영칠씨는 MBC 관련 부분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MBC 감사보고서에는 구본홍 사장이 MBC 보도본부장 재임 시절 브로커 홍씨로부터 식사접대·선물을 받았고 홍씨가 청탁해 온 건이 뉴스데스크에 보도되도록 힘을 써준 것으로 되어 있지만 구 사장 측은 ‘신동아’에 식사 부분만 인정했다.

    만에 하나 보고서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실에 부합한다 하더라도 구 사장이 제공받은 향응이나 금품의 규모가 다소 소액인데다 당시 수사기관 조사에서 사법처리의 대상에서 빠졌으며 보도된 뉴스는 비록 제작 결정 과정에 문제 소지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내용에서는 공익을 침해하거나 법률이나 상식에 반하는 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구 사장의 행위에 대해 언론윤리를 앞세운 여론재판식 비판이 가해지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구 사장이 현재 맡고 있는 지위의 중대성, 공공성에 비추었을 때 이번 감사보고서 내용은 보도할 만한 필요가 있는 일로 판단되고 ‘신동아’가 아니어도 다른 식으로 공개되었을 개연성도 높은 사안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사안을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조망하기 위해서는 구 사장의 사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특정 방송사 내부 문제 차원을 넘어 여러 사회세력 간 정치적 대결 국면으로 비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보고서가 이례적으로 언론에까지 전달된 정황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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