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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핵 전략과 북핵 판도 전망

미국의 데드라인은 내년 5월 NPT 8차 평가회의…과연 북한의 선택은?

  • 조불암│안보전문가│

오바마의 핵 전략과 북핵 판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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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행정부의 핵 전략은 부시 행정부의 그것과 정반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한계에 주목해 독자적인 방법론을 모색했던 부시 대통령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NPT체제의 복구와 러시아와의 핵감축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북핵 접근법 역시 이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이 당면한 3대 외교·안보 현안으로 이라크전쟁 종식, 아프간전쟁 해결,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꼽은 바 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제조는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당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을 결정한 이유는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해 이를 테러집단에 넘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금 오바마 행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사태도 바로 테러집단이 핵무기를 손에 쥐는 일일 것이다.

지난 2006년 11/12월호 ‘포린폴리시’에는 테러용 핵무기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공정에 관한 가상 시나리오가 실렸다. 이 논문은 테러집단이 핵무기 한 개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19명 안팎의 인력과 550만달러의 비용, 1년 조금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제작비용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무기급 핵물질의 구입비용이라는 점이다. 제조비용은 150만달러에 불과한 데 비해 핵분열물질을 구입하는 데는 300만~500만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논문은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테러집단이 핵무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규모가 크고 자금력이 풍부하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논문은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조직이 세계적으로 알 카에다 조직과 옴 진리교 두 개밖에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옴진리교는 종말론을 신봉하는 일본 신흥종교로 1995년 4월 도쿄 지하철에서 독가스테러를 자행한 바 있다.

지난 2001년 9월11일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에 항공기를 이용해 자살테러를 감행한 알 카에다는 실제로 핵무기를 제작하려 한 적이 있다. 1993년 말 수단의 전직 장관에게 150만달러 규모의 무기급 핵물질을 구매한 일이다. 그러나 나중에 이 핵물질이 무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일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또한 9·11테러가 있기 한 달 전,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 전직 관리 두 명에게 핵무기 제작 경험이 있는 파키스탄 과학자를 모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처럼 테러집단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최대 요소는 핵분열물질을 손에 넣는 것과 과학자·고급기술자를 모으는 일이다. 무기급 핵물질을 입수하는 데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테러집단은 구매 대신 훔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구(舊)소련 붕괴 직후 핵무기 개발에 종사하던 과학자, 기술자들이 실직하면서 핵물질 일부를 빼내 외국에 팔았다는 추정도 있다.

2009년 현재 상황에서 전세계에는 25만개 이상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3000t의 핵물질이 40여 국가에 흩어져 있다. 그 보관상태에 따라 테러집단들이 이를 손에 넣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실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05년 도난당한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 18건을 압류한 기록을 공개한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테러리스트들의 무기급 핵물질 획득 시도는 계속되고 있으며 공개되지 않은 도난사건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그뿐 아니다. 테러집단이라면 기껏 무기급 핵물질을 구입하거나 훔치는 방법밖에 없지만, 그 주체가 국가라면 차원이 달라진다. 국가 차원에서는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물질을 재처리나 농축기술을 통해 직접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 국가가 의도적으로 테러집단에 무기급 핵물질을 제공하거나 핵무기를 넘길 경우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9·11테러가 발생하자 당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이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려고 한다면서 ‘악의 축’ 국가라고 불렀다. 2002년 6월에는 ‘악의 축’ 국가에 대해서는 선제공격도 불사한다는 이른바 ‘부시 독트린’을 발표했다. 실제로 2003년 3월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다.

오랫동안 반미투쟁의 선봉에 서왔던 리비아의 카다피 국가 수반은 미국의 엄청난 기세에 놀라 2003년 6월 자진해서 핵개발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2007년 12월에 발표된 미 국가정보위원회(NIC)의 ‘이란의 의도와 핵능력’이라는 보고서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후인 2003년 가을 무렵 이란의 하타미 정권이 고폭실험을 포함한 핵탄두 제조노력을 중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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