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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다보스 포럼 참관기

가라앉은 다보스, 오래된 자본주의의 미래를 묻다

  • 문정인│연세대 교수·정치학 cimoon@yonsei.ac.kr│

2009년 다보스 포럼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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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패러다임의 전환 : 새로운 자본주의 등장하나
  • ● “중국이 자본주의를 구한다”
  • ● 검약하는 미국과 이 세계는 공존할 수 있는가?
매년 1월 말이면 내로라하는 정치지도자, 기업가, 금융계 최고경영자(CEO), 언론인, 학계 인사가 스위스의 겨울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지난 한 해 동안의 세계경제를 평가하고 새해 경제를 전망하는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 포럼)이 열린다. 다보스 포럼은 힘 있고, 돈 있는 자본주의 명망가들이 벌이는 ‘사치스러운 세계화 축제’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신년 벽두에 세계경제의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는 행사로 인식돼왔다.

독일계 스위스인 클라우스 슈밥 교수의 주도로 1971년 시작된 다보스 포럼이 1월28일부터 2월1일까지 2600명의 세계지도자가 모인 가운데 ‘위기 후의 세계질서 만들기(Shaping the Post-crisis World)’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올해 다보스 포럼에는 여섯 개의 주요 의제를 중심으로 221개의 세션이 마련됐다.

첫째 의제는 세계 금융 시스템의 안정화 및 세계경제 회복.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확산된 세계 금융위기의 원인 파악과 그 해법의 모색,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의 구축, 그리고 경기 침체 극복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강조된 부분은 경기 진작을 위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의 재정, 통화정책의 확대였다.

위기 후 세계질서

둘째 의제는 거버넌스 문제였다. 다보스 포럼 참가자 대부분은 금융위기의 가장 큰 원인을 국가, 지역, 세계 수준에 있어서‘거버넌스’시스템의 실패에서 찾았다. 따라서 국가 수준, 지역 수준, 세계 수준의 금융규제와 협력에 대한 새로운 대안 모색이 주요 관심사로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다보스 포럼은 4월 런던에서 열리는 G-20의 예비회의적 성격이 강했다. 주최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가 국내 사정이 어려운데도 4일 동안 다보스에 체류하면서 주요국 대표들과 광범위한 협의를 가진 것도 그래서다.

새로운 국제 금융 거버넌스 체제와 관련해 네 가지 가능성이 모색됐다. 미국과 영국은 기존 금융질서를 부분적으로 손질한 서구 중심적(re-engineered western centric) 거버넌스를 선호했으나, 중국 러시아 등은 본질적으로 재조정된 다자주의(rebalanced multilateralism)를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 대부분은 국제금융체제가 분절화한 금융보호주의(fragmented protectionism)나 배타적인 금융지역주의(financial regionalism)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4월 G-20회의가 실패했을 때 분절화된 금융보호주의나 배타적 금융 지역주의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셋째 의제는 지속가능성과 개발 문제. 다보스 포럼은 전통적으로 세계화, 경제성장, 시장 우선주의에 역점을 두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후진국의 개발(development) 문제가 새로운 의제로 채택되기 시작했다. 지난해와 같은 맥락에서 올해에도 기후 변화, 식량 안보, 빈곤 퇴치, 수자원 확보, 전염병, 그리고 이주민 문제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아프리카의 저개발, 빈곤, 안보 문제들을 주요 쟁점으로 부각해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케냐 출신인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였다.

넷째 의제는 가치와 리더십에 관한 것이었다. 금융위기가 금융자본가의 탐욕에서 비롯했다는 세간의 인식 때문인지 기존 자본주의 가치 정향의 적실성, 최고경영자의 정직성과 리더십, 금융기관 CEO에 대한 과도한 보수, 그리고 이들의 적절하지 못한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뉴욕 월가 CEO들의 2008년 보너스 총액이 184억달러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들에 대한 비판은 최고조에 달했다. 자신들 회사는 물론 세계 금융계를 파탄으로 몰아넣고도 어떻게 그렇게 많은 보너스를 받았느냐는 힐난이 터져 나온 것이다. 158년 역사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를 파산시킨 장본인 리처드 펄드가 1400만달러에 달하는 플로리다의 대저택을 자신의 부인에게 단돈 100달러에 넘긴 사실, 그리고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기사회생한 월가 금융사 CEO들의 사치스러운 행태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이들 CEO들이 얼굴조차 들고 다니기 힘든 분위기가 이번 다보스 포럼의 정서였다.

다섯째 의제는 차세대 과학기술(next wave). 기술혁명이 어떻게 경제위기 극복에 공헌할 수 있는지가 논의의 핵심이었다. 나노기술(NT),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에서의 기술 혁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이러한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과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기술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지원 등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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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연세대 교수·정치학 cimoo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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